
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임금 인상안에 합의해 파업은 면했지만 통상임금 산정 기준을 둘러싼 법적 분쟁은 끝나지 않았다. 통상임금 소송 결과가 서울시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서울시가 직접 당사자로 참여하도록 임금교섭 구조를 개편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시내버스 노사는 지난 16일 오전 1시50분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안을 수락하고 2026년 임금을 3.2%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통상임금 산정 기준은 합의에서 빠졌다.
노사는 12월로 예정된 통상임금 소송의 첫 판결을 지켜본 뒤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할 방침이다. 서울 시내버스 64개사 소속 근로자 1만7000여명은 수도권 7개 법원에서 통상임금 증가분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진행 중이다.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청구액·지연손해금을 합산한 사측 부담액은 최대 1조216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쟁점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할 때 시간당 임금을 계산하는 기준이 되는 월 근로시간이다. 노조는 단체협약상 기본급 산정 기준인 176시간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사측과 서울시는 주휴시간 등을 포함한 230시간을 적용해야 한다고 맞선다. 적용 시간이 줄면 시간당 통상임금이 높아져 연장·야간·휴일수당 등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서울 시내버스는 운송비용과 운송수입의 차액을 서울시가 지원하는 준공영제로 운영된다. 서울시는 연간 버스 운송 적자가 5000억원 수준인 상황에서 소송 결과에 따른 추가 재정 부담을 우려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준공영제 관련 재정을 감당하기도 굉장히 힘든 상황인데 통상임금까지 포함해 지원을 계속할 수 있을지 고민"이라며 "소송 결과를 지켜보면서 재정 대책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임금교섭 주체와 재정 부담 주체가 분리된 현행 구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간 회사가 사용자로서 노조와 임금협상을 하지만 운송 적자는 서울시가 재정지원금으로 보전한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공학과 명예교수는 [시대]와의 통화에서 "비용과 이윤을 서울시가 부담하기 때문에 협상 주체인 버스회사의 역할이 형식적일 수밖에 없다"며 "실질적인 권한은 서울시에 있는 만큼 차라리 시가 교섭에 적극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완전 공영제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드는 문제가 있다"며 "단기적으로 자율주행 버스를 과감하게 확대하고 민간 회사들의 비용 절감과 경영 합리화를 끌어낼 수 있는 서울시의 행정 조치도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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