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켓몬 카드게임 30주년 기념 확장팩이 출시되자 어린 시절 피카츄와 함께 자란 세대가 이제는 자신의 지갑을 열어 포켓몬카드를 사들이고 있다.
지난 21일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에 따르면 이달들어 17일까지 포켓몬 카드 매물 등록 건수와 검색 이용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72%, 337% 증가했다. 30·40대가 전체 거래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8.7%로 절반을 넘어섰다. 거래 가격대도 다양하다. 최근 30일간 등록된 포켓몬 카드 가운데 5000원 미만 매물은 36.6%, 1만~3만원대는 16.8%다. 15만원 이상 고가 매물도 11.1%를 차지했다.
포켓몬 카드게임은 1996년 처음 출시됐다. 30주년 기념 확장팩 '30th CELEBRATION'은 지난 16일 출시됐다. 한 팩당 카드 6장이 무작위로 들어있다. 피카츄 등 포켓몬 캐릭터와 30년 역사를 담은 카드가 포함됐다.
어린 시절 포켓몬 게임과 애니메이션을 즐긴 30·40세대가 구매력을 갖춘 직장인으로 성장하면서 다시 카드 수집에 뛰어들고 있다. 인기의 중심에는 도파민이 솟는 '뽑는 재미'가 있다. 포켓몬 카드는 팩을 열기 전까지 어떤 카드가 들어 있는지 알 수 없다. 좋아하는 캐릭터를 만나는 기쁨과 희귀 카드가 나올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담겨있다.
심지어 지난 20일 경기 구리시에는 포켓몬코리아가 공식 카드샵으로 등록한 '포켓몬 카드샵 TCG(트레이닝 카드게임) 라인 구리'에서는 30주년 기념팩 판매를 앞두고 소음 민원을 우려해 사전에 줄을 서면 판매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등장했다. 그러자 구매자들이 새벽부터 몰리면서 매장 주변이 혼잡해졌고 리셀러들이 줄을 만들었다. 현장에서는 사람들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져 경찰이 출동했고, 예정됐던 기념팩 판매는 무산됐다.
30주년 기념 확장팩이 전 세계에 동시 발매된 이후 거래 규모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일부 판매점은 SNS를 통해 1인당 1박스로 구매 수량을 제한하거나 품절 사실을 알리기도 했다.
포켓몬컴퍼니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누적 생산량이 850억장을 넘어섰다. 현재 16개 언어로 제작돼 세계 90개 이상의 국가와 지역에서 판매되고 있다. 일부 수집가만의 취미를 넘어 세계 곳곳에 거래 상대가 존재하는 거대한 수집 생태계가 형성된 것이다.
포켓몬 카드는 주식과 달리 배당이나 현금흐름이 없다. 하지만 카드 가격을 가르는 기준은 희소성으로 인해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카드 가격은 ▲눈에 잘 띄지 않는 흠집 ▲모서리 손상 ▲인쇄 위치 ▲표면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같은 카드라도 최고 등급을 받으면 낮은 등급 카드보다 몇 배 비싸게 거래되기도 한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 WSJ)은 "모서리가 접히거나 표면에 작은 흠집 하나만 있어도 가격이 곤두박질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만 희소성이 높은 일부 카드를 중심으로 높은 가격이 형성돼 있어 이를 노린 거래 피해 우려도 뒤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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