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나타난 무태상어 '부캉이'. /사진=뉴스1


추석 연휴 동안 32만 명의 인파를 끌어모으며 '국민 상어'가 된 부캉이가 부산 북항 인공수로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부캉이의 방류를 두고 엇갈린 반응이 쏟아지는 가운데 전문가는 북항의 반폐쇄형 수로 지형과 풍부한 먹이가 부캉이의 발을 묶은 핵심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부산시설공단에 따르면 추석 연휴 사흘째인 26일 8만3000명이 북항 친수공원을 찾았다. 앞서 24일에는 10만1000명, 25일에는 13만6000명이 이곳을 방문했다. 연휴 사흘간 누적 방문객은 약 32만명에 이른다. 평소 휴일 하루 방문객이 2000명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50배 넘는 인파가 몰린 셈이다.



직장인 서정원씨(28)도 명절을 맞아 본가에 간 김에 부캉이를 보고 왔다. 서씨는 "사람들이 상어에 진심이길래 나도 보고 왔다"며 "4분에 한번씩 출몰하더라. 생각보다 부캉이를 쉽게 볼 수 있어서 구경하는 인파 회전율이 빠른 편"이라고 했다.

부산시와 관계 당국은 연휴 이후에도 부캉이가 나가지 않고 수로에 머무른다면 바다로 돌려보낼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에 관람객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가고 싶을 때 가겠지, 왜 억지로 가게 하냐" "방류 과정에서 더 스트레스 받지는 않을지 걱정"이라며 자연스럽게 떠날 때까지 두자는 의견이 있는 반면, "평생 북항에 살 수는 없지 않나" "사람들은 즐겁지만 상어는 길을 못 찾아 스트레스 받았을 것"이라며 방류 작업에 힘을 싣는 이들도 있었다.



부캉이는 왜 북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까. ▲북항의 반폐쇄성 수로 ▲좁고 긴 굴절형 수로의 복잡한 물 흐름 ▲수로 안 풍부한 먹이가 부캉이를 오래 머물게 하는 요인이라고 전문가는 설명했다.

김태호 전남대 해양생산관리학과 교수는 "수산·해양공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먹이를 따라 들어온 상어가 북항 인공수로의 지형과 수류 특성 때문에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는 것 같다"며 "숭어 등 수로 안의 먹이 조건도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했다.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야생동물을 향한 관심과 애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봄, 대전 동물원을 탈출한 '늑구'가 도심을 누볐을 때에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러한 배경에는 동물에 대한 인식 변화와 희소성, 동조 심리가 작용했다는 것이 전문가의 시각이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동물을 가족처럼 대하는 인식이 야생동물에게까지 옮겨가 공포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상어에게도 친근감을 느끼는 것"이라며 "수족관의 상어와 달리 바다에서 들어와 곧 떠날 야생 상어라는 점이 '진짜 상어'라는 생동감과 '지금 아니면 못 본다'는 희소성의 가치를 더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많이 가니 나도 가봐야겠다는 동조 심리도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