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판' 박지수도, 박지현도 없었다. 12명을 채워야 할 엔트리는 11명뿐이었다. 그런데도 한국 여자농구는 아시아의 강호 중국과 일본을 차례로 넘어 다시 한번 아시아 정상에 우뚝 섰다.
박수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이 26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개최국 일본을 75-70으로 꺾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이자 통산 5번째(1978, 1990,1994, 2014, 2026) 금메달이다. 앞서 금메달을 목에 건 남자 농구와 함께 12년 만에 동반 우승했다.
핵심 선수들의 부재로 전력에 큰 공백이 생겼다. 골밑의 기둥 박지수는 부상 재활로, 에이스 박지현은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소속팀 일정으로 빠졌고 대체 선수도 뽑지 않았다.
그런데도 한국은 준결승에서 국제농구연맹(FIBA) 랭킹 7위 중국을 85-80으로 꺾고 7년 만에 중국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결승에서는 월드컵 일정으로 대표팀을 이원화한 일본을 상대로 7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정상 전력이 아니었던 한국은 빠른 공수 전환과 외곽슛, 조직력으로 대결했다. 한때 세계 2위까지 올랐던 한국 여자농구가 세계의 장신들과 싸워온 오래된 공식이다.
2000 시드니올림픽 4강의 주역이자 2021 도쿄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지낸 전주원 아산 우리은행 감독은 27일 동행미디어 '시대'와의 통화에서 "그때도 신체적인 조건은 어려웠지만 빠르고 외곽슛이 굉장히 정확한 농구로 세계대회와 국제대회를 치렀다"며 "이번 대회에서도 선수들이 그런 것을 굉장히 잘해줬다"고 말했다.
세계 2위의 비결...빠르고 정확하게
한국 여자농구는 한때 아시아를 넘어 세계 정상권에 있었다. 1967 체코슬로바키아 세계선수권에서 소련에 이어 준우승했고, 박신자는 대회 MVP에 올랐다. 1979 서울 세계선수권에서도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고, 1984 LA올림픽에서는 박찬숙 등의 활약으로 은메달의 감격을 누렸다.
아시아에서는 최강이었다. 1965년 시작된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현 FIBA 여자 아시아컵)에서 12차례 우승해 중국과 함께 최다 우승국이 됐다. 1965년부터 1984년까지 열린 초창기 10개 대회에서 8번 정상을 차지했다. 아시안게임에서도 이번 대회까지 금 5개, 은 6개, 동 2개를 따냈고 1974년 정식 종목 채택 이후 2006 도하 대회를 제외하고 매번 시상대에 올랐다.
1984 LA올림픽에 소련 등 동유럽이 불참하는 등 지금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빠르게 뛰고 정확하게 던지는 농구로 체격의 열세를 이겨냈다.
아시아에서는 최강이었다. 1965년 시작된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현 FIBA 여자 아시아컵)에서 12차례 우승해 중국과 함께 최다 우승국이 됐다. 1965년부터 1984년까지 열린 초창기 10개 대회에서 8번 정상을 차지했다. 아시안게임에서도 이번 대회까지 금 5개, 은 6개, 동 2개를 따냈고 1974년 정식 종목 채택 이후 2006 도하 대회를 제외하고 매번 시상대에 올랐다.
1984 LA올림픽에 소련 등 동유럽이 불참하는 등 지금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빠르게 뛰고 정확하게 던지는 농구로 체격의 열세를 이겨냈다.

선수는 커졌는데, 선수층은 얇아졌다
1998년 여자프로농구(WKBL)가 출범하면서 환경이 달라졌다. 정은순· 정선민· 전주원 등이 활약한 대표팀은 2000 시드니올림픽 4강에 올랐고 이후 프로리그가 자리 잡으면서 선수들의 훈련 환경과 전문성도 높아졌다. 국제무대에서 '높이' 경쟁이 가능한 190㎝대 박지수 같은 장신 센터도 나왔다.
그러나 국제 대회 성적은 반대로 움직였다. 2008 베이징올림픽 8강 이후 2012 런던과 2016 리우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고,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2024 파리올림픽 본선에도 나서지 못했다. FIBA 세계 랭킹은 현재 14위다.
선수 개개인의 체격과 기량, 훈련 환경은 좋아졌는데 왜 국제경쟁력은 오히려 떨어졌을까.
전주원 감독은 먼저 '선수 풀'을 꼽았다. 자신이 선수였을 때보다 운동하는 인원 자체가 줄었다는 것이었다. "저출산이다 보니 농구뿐 아니라 모든 종목에서 운동선수 수가 줄었다. 적은 풀에서는 나올 수 있는 선수도 적을 수밖에 없다."
학교 스포츠 환경도 달라졌다. 전주원 감독은 과거 엘리트스포츠 중심에서 현재 '공부하는 운동선수'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바뀐 점을 들며 "여러 복합적인 사회적인 문제로 예전보다 어려워진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25년 전국 학교 운동부에 등록된 19세 이하 여자농구 선수는 595명으로 10년 전 688명보다 93명 줄었다. 일부 고교 농구부는 경기에 필요한 최소 인원을 걱정할 정도다. 결승에서 만난 일본이 여자고교 농구부만 3600여팀으로 저변이 탄탄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선수 한 명 한 명의 조건은 좋아졌지만, 선수층은 오히려 얇아졌다.
그러나 국제 대회 성적은 반대로 움직였다. 2008 베이징올림픽 8강 이후 2012 런던과 2016 리우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고,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2024 파리올림픽 본선에도 나서지 못했다. FIBA 세계 랭킹은 현재 14위다.
선수 개개인의 체격과 기량, 훈련 환경은 좋아졌는데 왜 국제경쟁력은 오히려 떨어졌을까.
전주원 감독은 먼저 '선수 풀'을 꼽았다. 자신이 선수였을 때보다 운동하는 인원 자체가 줄었다는 것이었다. "저출산이다 보니 농구뿐 아니라 모든 종목에서 운동선수 수가 줄었다. 적은 풀에서는 나올 수 있는 선수도 적을 수밖에 없다."
학교 스포츠 환경도 달라졌다. 전주원 감독은 과거 엘리트스포츠 중심에서 현재 '공부하는 운동선수'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바뀐 점을 들며 "여러 복합적인 사회적인 문제로 예전보다 어려워진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25년 전국 학교 운동부에 등록된 19세 이하 여자농구 선수는 595명으로 10년 전 688명보다 93명 줄었다. 일부 고교 농구부는 경기에 필요한 최소 인원을 걱정할 정도다. 결승에서 만난 일본이 여자고교 농구부만 3600여팀으로 저변이 탄탄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선수 한 명 한 명의 조건은 좋아졌지만, 선수층은 오히려 얇아졌다.
에이스 빠지자 오랜 강점이 다시 통했다
이번 대회에서 박지수와 박지현이라는 핵심 전력이 빠진 한국은 스피드와 외곽슛, 조직력으로 승부를 펼쳤다.
특히 중국과 준결승에서 223㎝의 장신 센터 장쯔위가 골 밑에서 버틴 중국에 리바운드 30-52로 크게 밀렸다. 하지만 높이로 맞서지 않고 빠르게 움직이며 중국의 수비가 자리 잡기 전에 공격했고 적극적인 수비로 실책을 유도했다.
한국은 3점슛 41개를 던져 12개를 성공시킨 반면 중국은 13개를 모두 놓쳤다. 이소희가 23점, 이해란은 22점을 올렸다.
일본과의 결승에서도 수비에서 흐름이 갈렸다. 한국은 압박수비로 2쿼터 초반 3분 넘게 일본의 득점을 묶으며 전반을 42-23으로 마쳤다. 이해란이 24점 9리바운드, 강이슬이 21점 7리바운드, 이소희가 16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공격을 나눠서 맡았다. 한국은 일본의 거센 추격에 4쿼터 막판 2점 차까지 쫓겼지만 집중력을 발휘해 승리를 지켰다.
전주원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중국에 비해 신장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이번 대회에서도 외곽슛과 조직력이 살아났기 때문에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중국과 준결승에서 223㎝의 장신 센터 장쯔위가 골 밑에서 버틴 중국에 리바운드 30-52로 크게 밀렸다. 하지만 높이로 맞서지 않고 빠르게 움직이며 중국의 수비가 자리 잡기 전에 공격했고 적극적인 수비로 실책을 유도했다.
한국은 3점슛 41개를 던져 12개를 성공시킨 반면 중국은 13개를 모두 놓쳤다. 이소희가 23점, 이해란은 22점을 올렸다.
일본과의 결승에서도 수비에서 흐름이 갈렸다. 한국은 압박수비로 2쿼터 초반 3분 넘게 일본의 득점을 묶으며 전반을 42-23으로 마쳤다. 이해란이 24점 9리바운드, 강이슬이 21점 7리바운드, 이소희가 16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공격을 나눠서 맡았다. 한국은 일본의 거센 추격에 4쿼터 막판 2점 차까지 쫓겼지만 집중력을 발휘해 승리를 지켰다.
전주원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중국에 비해 신장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이번 대회에서도 외곽슛과 조직력이 살아났기 때문에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금메달 이후 남겨진 과제는
그렇다고 이번 아시안게임 우승을 한국 여자농구의 '부활'로 보기는 이르다. 박수호 감독 역시 우승 후 이번 대표팀을 '황금세대'로 부르는 데 선을 그었다. 한국 여자농구의 저변이 아직 충분하지 않은 현실 때문이다.
전주원 감독은 한국 여자농구의 전통적인 강점을 유지하면서 장신 선수 발굴과 유소녀 저변 확대를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처럼 기본적인 스피드와 외곽슛이 장착된다면 국제무대에서도 충분히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며 "농구와 배구는 큰 선수가 유리한 종목인 만큼 장신 선수 발굴 프로그램 등을 활성화하면 선수 수급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세계 2위까지 올랐던 시절의 '빠르고 정확한 농구'는 2026년 나고야에서도 통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의 금메달은 한국 여자농구에, 빠르고 정확한 농구를 해낼 선수를 더 많이 길러내야 한다는 숙제를 남겼다.
전주원 감독은 한국 여자농구의 전통적인 강점을 유지하면서 장신 선수 발굴과 유소녀 저변 확대를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처럼 기본적인 스피드와 외곽슛이 장착된다면 국제무대에서도 충분히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며 "농구와 배구는 큰 선수가 유리한 종목인 만큼 장신 선수 발굴 프로그램 등을 활성화하면 선수 수급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세계 2위까지 올랐던 시절의 '빠르고 정확한 농구'는 2026년 나고야에서도 통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의 금메달은 한국 여자농구에, 빠르고 정확한 농구를 해낼 선수를 더 많이 길러내야 한다는 숙제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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