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드에너지 함부르크 2026에 방문한 관람객이 LS전선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LS전선


유럽 해상풍력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국내 전력업계에도 새로운 사업 기회가 열리고 있다.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하기 위해선 해저케이블·변압기를 비롯한 다양한 전력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AI 데이터센터 증설로 현지 전력 수요가 지속해서 늘어나는 만큼 국내 기업의 유럽 진출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 해상풍력 시장은 에너지 안보·탄소 중립 기조를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리적 특성상 풍력 자원이 풍부한 만큼 수입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고 탄소 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해상풍력을 최적의 에너지원으로 판단하고 있다. 유럽은 북해를 중심으로 풍속이 빠르고 얕은 수심의 해역이 넓어 대규모 해상풍력 발전에 유리하다.



실제 유럽풍력협회가 발표한 통계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유럽에서 새롭게 계통 연결된 해상풍력은 2.3GW로 전년 동기보다 3배가량 증가했다. 현재도 총 20.1GW 규모의 해상풍력단지 21곳이 건설 중이며 3.7GW 프로젝트 역시 2년 내 착공할 예정이다.

유럽 현지 시장이 확대되면서 국내 전력기업 역시 신성장 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해상에서 생산한 전력을 육상 계통까지 안정적으로 보내기 위해선 해저케이블·변압기 등 전력 인프라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유럽 풍력업계 역시 해상풍력의 핵심 요소로 전력망 인프라를 꼽으며 관련 투자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국내 기업도 시장 상황에 발맞춰 현지 공략에 나서고 있다. LS전선은 자회사 LS마린솔루션과 함께 해저케이블 생산·시공·유지보수까지 아우르는 통합 설루션을 구축하고 유럽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달 독일에서 열린 유럽 풍력 전시회에서 초고압직류송전(HVDC) 해저케이블 등 주력 제품을 선보였으며 북해 해상풍력단지와 연계된 현지 HVDC 사업 테넷 프로젝트에도 참여하면서 존재감을 키우는 중이다.



대한전선도 유럽 기반을 넓히고 있다. 최근 벨기에 얀데눌·네덜란드 보스칼리스 등 유럽 주요 해양 인프라 기업과 HVDC 해저케이블 사업 협력에 나섰다. 여기에 충남 당진에 HVDC 해저케이블 2공장을 건설하는 한편 1만톤급 케이블 포설선(CLV) 스칸디 커넥터호를 추가 확보하며 생산·시공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275㎸급 변압기와 분로리액터를 해상풍력단지 '발티가 2 프로젝트'에 공급했다. 두 제품은 대형 해상변전소(OSS)에 탑재된 상태로 해상풍력단지를 향하고 있다. 변압기는 풍력발전 전력을 고전압으로 승압해 장거리 송전을 가능하게 하고 분로리액터는 불필요한 전압 변동을 줄인다. 두 제품 모두 해상풍력의 핵심 설비인 만큼 이번 납품을 통해 제품 신뢰성을 높이고 향후 유럽 시장에서 추가 사업 기회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유럽 AI 데이터센터 증설로 전력 수요가 늘면서 해상풍력 시장과 국내 전력업계의 성장 기회도 함께 확대될 전망이다. AI 데이터센터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선 대규모 전력 확보가 필수 조건으로 꼽힌다. 영국 에너지 연구기관 엠버는 유럽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2024년 96TWh에서 2035년 236TWh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대규모 전력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는 해상풍력이 주목받고 있다"며 "유럽은 이미 해상풍력 관련 인허가 및 사업 기반이 잘 갖춰져 있어 향후 핵심 전원으로 유의미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