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주요 배터리 기업들이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앞세워 실적 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3분기 호실적을 거둔 가운데 삼성SDI도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전반에서 현지 생산 기반과 수주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는 만큼 ESS를 중심으로 실적 개선세가 계속될 거란 관측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 8일 공시한 잠정실적에 따르면 3분기 매출은 9조6434억원, 영업이익은 7560억원이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액(AMPC) 예상액은 4169억원으로 이를 제외한 영업이익도 3391억원에 달했다. AMPC를 제외하고도 견조한 영업이익을 기록한 데다 매출 역시 9조원을 돌파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같은 기간 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SDI도 고무적인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성SDI 3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4조373억원, 영업이익 1654억원이다. 전 분기 흑자 전환에 이어 이번 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며 실적 회복에 한층 더 탄력이 붙을 거란 분석이다.
양사 호조세는 4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 9조4730억원, 영업이익 6075억원을 기록하고 삼성SDI도 매출 4조5044억원, 영업이익 2370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연초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등의 여파로 나란히 적자를 기록하며 고전했으나 2분기부터 수익성을 점차 회복하면서 실적 안정화에도 한 걸음 다가섰다는 평가다.
실적 개선 배경으로 북미 ESS 시장의 성장세가 꼽힌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은 3분기 북미 ESS 생산 능력 확대에 따른 출하량 증가로 수익성을 끌어올렸으며 4분기 역시 공급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 역시 전기차 배터리 사업 회복세가 비교적 더딘 상황에서도 국내와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ESS 출하량이 증가하면서 실적이 개선될 거란 예상이다.
현재 북미 ESS 시장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설과 맞물려 빠르게 성장 중이다. 현지 빅테크 기업들이 AI 인프라 증설에 속도를 내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뒷받침할 ESS도 함께 확충하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북미 ESS 수요가 2030년까지 연 20% 안팎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양사 모두 북미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성장세는 더 본격화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ESS 시장 공략을 위해 5대 생산 거점을 확보했다. 올해 말까지 북미 ESS 생산 능력을 50GWh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수주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국내 배터리 기업 중 유일하게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팩토리 자격 프로그램인 DSX 레디에 BESS 기업으로 합류했다. 앞서 DTE에너지 등 현지 기업과 대규모 ESS 배터리 공급계약도 체결했다.
삼성SDI는 미국 인디애나주 스타플러스에너지 1공장을 중심으로 ESS 생산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ESS용 NCA 배터리 생산에 나섰으며 이번 4분기에는 LFP 배터리 양산에도 나설 예정이다. 기존 NCA 제품에 LFP 제품까지 생산하면서 ESS 대응력을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에너지 인프라 개발·운영 업체와 2조원대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대규모 수주 물량도 확보했다. 회사는 현재 수주 물량을 바탕으로 2029년까지 생산 능력의 상당 부분이 채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는 전력망 개선과 데이터센터 건설이 늘고 있는 시장"이라며 "앞으로 ESS 분야에서 더 많은 기회가 생길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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