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웹사이트의 약 70%를 구동하는 프로그래밍 언어 'PHP'에서 치명적인 보안 취약점이 발견되면서 각국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22일 보안업계에 따르면 프로그래밍 언어 'PHP'에서 해커가 로그인 없이도 외부에서 웹사이트 운영 서버에 악성 명령을 실행할 수 있는 보안 취약점 2건이 확인됐다.
PHP는 인터넷 쇼핑몰의 주문 처리나 홈페이지 로그인 등에 쓰이는 언어다. 오스트리아 웹 기술 분석업체 '더블유스리테크스'(W3Techs)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서버 프로그래밍 언어를 확인할 수 있는 웹사이트의 약 70%가 PHP를 사용한다. 취약점을 악용하면 서버에 저장된 개인정보가 유출되거나 홈페이지가 조작될 수 있다.
PHP의 취약점이 알려지자마자 공격 시도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21일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아마존과 인터넷 보안업체 클라우드플레어는 최근 PHP 취약점을 악용하려는 공격 움직임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각국 정부와 기관들은 해킹 피해 우려에 아예 웹사이트 운영을 중단하는 등 선제 조치에 나섰다. 유럽 최대 항만인 네덜란드 로테르담항 홈페이지와 독일, 프랑스의 정부·공공기관은 예방 차원에서 웹사이트 운영을 중단했다. 세계 최대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를 운영하는 위키미디어재단도 일부 시스템을 일시 중단했다. 미 국가안보국(NSA)과 연방수사국(FBI)은 취약점이 해결될 때까지 시스템을 오프라인으로 전환하라고 경고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유럽연합(EU) 사이버보안 당국의 경계령에 따라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만과 정부 포털사이트, 핀란드 공공네트워크 서비스, 벨기에 외무부 웹사이트 등이 문을 닫았다. 일본도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매우 시급하다"며 수정 패치를 신속하게 적용하기 어렵다면 웹사이트를 일시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촉구했다.
국내에도 PHP 버전을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서버가 약 11만2000개에 이르는 데다 옛 버전이 많이 쓰이고 있어 취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오래된 쇼핑몰이나 영세 웹사이트는 구형 PHP를 사용하거나 보안 인력이 부족해 위험에 더 오래 노출될 수 있다.
이날 오후 민·관·군 대책회의를 주재한 국가안보실 송기호 3차장은 "얼마나 빨리 조치하느냐가 피해 규모를 좌우한다"며 "민·관·군이 원팀으로 신속하게 조치를 완료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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