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식 LG 유플러스 대표이사가 지난 9월28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개인정보보위원장-통신 3사 CEO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가 23일 해킹 은폐 의혹으로 국정감사장에 선다. 서버 처리 경위를 둘러싼 의문이 풀리지 않은 가운데 위약금 면제 압박도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홍 대표는 2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국감 증인석에 서는 것이다. 핵심 쟁점은 해킹 은폐 의혹과 관련한 정황을 홍 대표가 인지하고 있었는지다. 정부가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위약금 면제를 요청하겠다고 밝힌 만큼 홍 대표의 답변에 관심이 쏠린다.



과방위는 지난 15일 홍 대표와 홍관희 정보보안센터장(CISO·전무)을 종합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지난해 7월19일 LG유플러스에 사이버 침해 정황을 통보하고 8월11일 자체 조사 결과 제출을 요구했다.

그 사이 LG유플러스는 7월31일 관련 서버 1대를 폐기했고, 8월12일에는 통합계정관리(APPM) 서버의 운영체제(OS)를 재설치했다. LG유플러스는 KISA가 해킹을 의심한 서버가 아닌 다른 서버를 제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KISA는 조사 과정에서 추가 서버의 존재를 뒤늦게 확인했지만 원인 분석에 필요한 자료를 확보하지 못한 채 조사를 마무리했다. LG유플러스는 서버 폐기가 사전에 계획된 장비 정리였고, OS 변경 전후의 서버 이미지를 보존해 제출했다는 입장이다.



지난 6일 국감에 출석한 홍 센터장의 해명으로는 의문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 센터장은 당시 원본 보존 여부를 묻는 질의에 "KISA에 서버 포렌식 이미지를 제출했다"고 답했다. 침해 가능성을 통보받은 서버라면 OS를 재설치하기 전에 원본 상태를 보존하는 것이 기본이라는 지적에 홍 센터장은 "원본상태 보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조치를 취했다고 생각한다"며 "일부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고 답했다.

이번 종합감사에서는 홍 대표가 이 같은 정황을 언제 파악했고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에 질문이 집중될 전망이다. 과방위 의원들은 1년 넘게 진상 규명이 지지부진한 해킹 은폐 의혹을 두고 집중 추궁을 예고했다.

위약금 면제 여부도 쟁점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 6일 국감에서 "고의로 증거인멸, 여러 가지 조사 방해 이런 것들이 밝혀지면 당연히 위약금 면제를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센터장은 같은 질의에 "저희가 최대한 조치할 수 있는 부분들은 사내에서 검토해서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확답을 피했다.

다른 통신사의 선례도 LG유플러스에 부담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유심 정보 유출 사고 이후 정부 요구를 받아들여 그해 7월 위약금 면제를 발표했다. 과기정통부는 KT의 무단 소액결제 사태와 관련해서도 지난해 12월 전체 이용자가 위약금 면제 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통신 3사 가운데 위약금 면제를 시행하지 않은 곳은 LG유플러스뿐이다.

위약금 면제 여부를 가를 핵심 변수는 경찰 수사 결과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12월 서버 폐기·OS 재설치 건을 수사 의뢰했고 서울경찰청은 올해 3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LG유플러스 마곡 사옥 등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LG유플러스 관계자 3명을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위약금 면제 여부를 판단하려면 수사 결과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수사와 별개로 홍 대표가 종합감사에서 서버 처리 경위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설명하느냐는 LG유플러스의 신뢰 회복 의지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