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수익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에 따라 제품 가격이 오르는 '칩플레이션' 탓에 스마트폰 제조사의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패널 가격과 수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다.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보다 부진한 3분기 성적표를 받아 든 가운데 중소형 OLED 비중이 높은 삼성디스플레이도 전년 수준의 실적을 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26일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6조2770억원, 영업이익은 250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0%, 42% 감소했다. 2분기 1077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지만, 올해는 수요 위축과 원가 부담이 맞물려 성수기 효과가 약해졌다. 애플 신제품 출시 등 업계의 계절적 성수기에도 전년 실적에 미치지 못했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신형 스마트폰 출시가 집중되는 하반기에 실적이 개선되는 경향이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칩플레이션과 환율 하락을 수익성 개선 제약 요인으로 꼽았다. 김규동 LG디스플레이 금융·리스크관리담당 상무는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원/달러 평균 환율이 전 분기보다 약 6% 하락했고 칩플레이션 영향으로 판가 관리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일부 세트 제품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하이엔드 제품군 수요도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수출 비중이 높은 디스플레이 업체는 달러로 받은 매출을 원화로 환산할 때 환율 하락의 영향을 받는다. 지난 6~7월 1500원대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은 이번 달 1330원 안팎까지 떨어지며 2년여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은 완제품 제조사의 원가를 높여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 협상에도 부담을 준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세계 스마트폰 제조사의 메모리 비용이 약 350% 급등했으며,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2억553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감소했다. LG디스플레이는 중형 LCD 출하량 감소도 매출 감소 요인으로 설명했다. 수요가 줄면 패널 공급사의 협상력도 약해진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이 같은 구조 영향권에 있다. 오는 29일 3분기 성적표 공개를 앞두고 증권가에서는 영업이익을 지난해 같은 기간(1조2000억원)에 못 미치는 1조원 안팎으로 추정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중심의 사업 구조 탓에 칩플레이션 충격에 더 취약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 매출의 80~90%는 스마트폰용을 중심으로 한 중소형 OLED에서 나오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 7월 한국디스플레이산업전시회에서 "반도체 가격 급등으로 고객사들도 힘들어해 물량 자체가 많이 줄어들고 있다"며 "상반기는 업황이 나쁘지 않았지만 올 하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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