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버 공격이 정교해지면서 자동차가 수집한 영상과 위치정보의 유출 가능성이 안보 문제로 떠올랐다. 주일미군은 26일부터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에 중국 BYD 자동차의 출입을 전면 금지한다.
같은 위험을 안은 주한미군과 한국군의 대응에도 관심이 쏠린다. 미군은 '해소하기 어려운 보안 위험'을 이유로 들었다. 자동차의 위성항법장치(GPS)는 기지 안에서 이동한 경로와 머문 위치를 기록할 수 있다. 카메라에는 출입로와 군용 장비, 인력의 움직임이 담긴다. 커넥티드카는 통신망으로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와 주행정보 전송도 가능하다. 영상과 위치정보가 결합하면 군사시설 내부 활동을 파악할 단서가 된다.
최영석 한라대학교 객원교수는 "자동차를 움직이는 정보 수집 장치로 봐야 한다. 자동차를 해킹해 오작동시키는 것보다 정상 운행 중 수집한 정보를 외부로 빼가는 것이 더 심각한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제조사의 원격 정보 확보가 기술적으로 가능하며 백도어가 존재할 가능성도 있다는 견해다. 어떤 정보가 어디로 전송되고 누가 접근하는지 독립적으로 검증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제기했다. 제조사가 국내 서버에 데이터를 보관한다고 설명하더라도 실제 수집 범위와 원격 접근 권한을 확인하는 것은 별개다.
BYD의 정보 처리 방식도 논란이다. 지난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회사 개인정보 처리방침에 이름·차대번호 등 일부 정보를 중국 선전 본사로 이전한다고 명시된 사실이 지적됐다. 국회 제출 자료와 홈페이지에 기재된 클라우드 사업자가 다르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조인철 BYD코리아 승용부문 대표는 중국 본사의 원격 명령 가능성에 대해 구체적인 기술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중국 자율주행택시 도입 과정에서도 데이터 통제가 쟁점이 됐다. 포니링크 계열사 퓨처링크는 지난 8월 중국 포니AI 로보택시 200대의 국내 도입 계획을 발표하며 주행정보를 해외로 이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사고 등 특이상황의 전후 5초 데이터를 포니AI에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방부는 2018년에도 장병들의 위치 추적 등 보안 우려를 이유로 군기지 매점에서 화웨이·ZTE 휴대전화 판매를 금지했다. 중국도 2021년 카메라를 통한 정보 수집을 우려해 테슬라의 일부 군사·정부시설 출입을 제한했다. 테슬라는 중국 내 데이터센터를 구축했고, 2024년 보안 검사 후 일부 제한이 완화됐다. 미국은 지난해 중국·러시아 관련 커넥티드카의 소프트웨어와 통신장치를 제한하는 규정을 확정했다.
주한미군은 지난 23일 중국산 자동차의 출입 정책에 대해 '기지 출입 및 보안 조치를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우리 정부는 대응에 나섰다.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국방부와 각 군 시설에 BYD 등 중국산 커넥티드카 최소 190여 대가 출입 등록돼 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21일 국가보안시설에 카메라 탑재 기기와 커넥티드카 보안조치를 강화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국방부도 제조국과 관계없이 군사시설의 보안 수준과 자동차 기능에 따라 출입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최 교수는 "검증되지 않은 자동차는 군사시설 출입을 제한하고 국가 보안 인증을 통과한 자동차만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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