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영국 등 해외에서는 흩어진 사이버 방어 기능을 통합해 대응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은 여러 기관이 제각각 나뉘어 대응하는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해킹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기관 간 협업과 신속한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정부와 보안업계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국가·공공기관이 해킹을 당하면 국가정보원이 조사하고 민간 기업의 침해사고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맡는다. 국방 분야는 국방부와 사이버작전사령부 등이 담당하고 금융권 해킹에는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금융보안원이 관여한다.
이들 기관을 조율하는 컨트롤타워는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이다. 하지만 국가 차원의 사이버 위협 대응을 전담해 조율하기에는 역량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이버안보비서관이 속한 안보실 3차장 조직이 경제안보 업무까지 함께 맡고 있어 사이버안보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미국은 2018년 국토안보부 산하에 사이버보안·인프라보안국(CISA)을 세웠다. CISA는 2021년 국방부와 연방수사국(FBI), 국가안보국(NSA) 등 정부기관과 구글·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 등 민간기업이 함께하는 합동사이버방어협력체(JCDC)를 꾸렸다. 연방 민간기관에는 '구속력 있는 운영지침'으로 취약점 조치 기한을 정해 준다. 올해 6월에는 가장 위험한 취약점의 패치 시한을 최단 3일로 줄였다.
영국은 여러 기관에 나뉘어 있던 사이버보안 기술 조직을 국가사이버보안센터(NCSC)로 통합했다. 2016년 10월 정부통신본부(GCHQ) 산하에 NCSC를 세우면서 정보보호 기술조직(CESG)과 사이버평가센터(CCA), 침해사고대응팀(CERT-UK), 국가기반시설보호센터(CPNI)의 사이버 부문을 합쳤다. 2023년에는 정부사이버조정센터(GC3)를 만들어 여러 부처가 동시에 노출되는 위협과 취약점 대응을 조율하게 했다.
흩어진 방어 기능을 하나로 연결할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KISA 원장을 역임한 이원태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보안특별위원장은 동행미디어 시대에 "민관이 협력해 통합된 사이버보안 대응 체계를 준비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는 효율적인 대응 체계를 만들어 나가고 당장은 위협을 탐지하고 패치하는 속도를 지금보다 훨씬 높이는 것이 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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