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4일 당일치기로 중국 랴오닝성 단둥을 방문했다. 북중 혈맹관계를 대내외에 드러내는 동시에 북미대화를 염두에 둔 방중이란 해석이 나온다.
25일 북한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전날 중국의 6·25 전쟁 참전 76주년을 맞아 단둥 항미원조기념관 기념탑에 헌화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측에서는 권력 서열 4위인 왕후닝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이 영접했고, 시진핑 국가주석의 '특별 지시'에 따라 환영 연회가 마련됐다. 김 위원장은 "피로써 맺어진 불패의 조중친선"을 강조한 뒤 현지 버스공장을 둘러봤다. 김 위원장 방중에는 조용원 노동당 비서, 최선희 외무상, 김여정 당 총무부장 등이 동행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방중에서 처음으로 차량을 이용해 신압록강대교를 건넜다. 신압록강대교는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을 잇는 길이 3026m에 왕복 4차로 규모 교량이다. 공사는 2014년 마쳤지만, 12년간 개통이 미뤄지다 이달 15일 공식 개통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 참석을 포함해 지금까지 5차례 중국에 방문할 때는 철도나 전용기를 이용했다. 6번째 방중에서 처음으로 차량을 이용해 신압록강대교를 건넘으로써 앞으로 이 다리가 북중 경제협력의 상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예고한 셈이다.
김 위원장이 집권 후 처음으로 시 주석을 만나지 않고 귀국한 것도 이례적이다. 시 주석은 오는 26일부터 열리는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5중전회)를 앞두고 베이징을 비우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김 위원장도 단둥에서 베이징으로 이동하는 대신 왕후닝 주석만 만나고 북한으로 돌아갔다.
당일치기 방중을 두고 미중 정상회담에 앞서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시 주석은 지난달 미국 워싱턴을 국빈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다음 달 18~19일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만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APEC 참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할 때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18, 2019년 북미 정상회담 앞두고 김 위원장은 어김없이 중국을 먼저 방문해 중국 측과 북미회담 조율에 나선 전례가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 위원장이 직접 신압록강대교를 현지 시찰하려는 의지가 강했다. 북중 관계를 포함해 대외적으로 본인의 건재함을 부각하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며 "북미대화의 군불을 지피려는 목적도 없지 않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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