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우주기업 스페이스X에 특정 국가·지역에서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 통제를 수차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스페이스X 로고./로이터=뉴스1


미국 정부가 우주기업 스페이스X에 특정 국가·지역에서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 접속을 허용하거나 차단해 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한 것이 밝혀졌다.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복수의 고위 당국자는 "미국 정부가 스타링크를 외교·안보 정책 수단으로 활용했다"고 밝혔다. 당국자들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예멘의 후티 반군과 레바논의 헤즈볼라 등 친이란 무장세력이 스타링크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서비스를 차단할 것을 스페이스X에 요청했다.



미 정보당국은 2023년 10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교전 당시 헤즈볼라 관련 인물들이 스타링크 단말기를 확보했을 가능성을 백악관에 보고했다. 2024년 미군의 후티 공습 과정에서도 유사 사례가 있었다.

이에 미 정부는 당시 무장세력에게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단말기 관련 정보를 스페이스X에 제공하고 해당 단말기를 식별해 접속을 차단하도록 요청했다. 전직 당국자들은 이 과정에서 일부 단말기가 실제로 비활성화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 정부가 우방이나 반정부 세력을 지원하기 위해 스타링크 서비스를 확대하도록 요구한 일도 있었다. 바이든 행정부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개시 직후 우크라이나군 스타링크 이용을 확대하도록 스페이스X에 요청했다. 또 같은해 9월 이란에서 마흐사 아미니 사망 사건을 계기로 반정부 시위가 확산했을 땐 이란 내 스타링크 서비스를 활성화하고 단말기를 반입하는 과정에도 관여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6월과 올해 2월 미·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후 현지 반정부 시위대의 통신을 지원하기 위해 스타링크 단말기 반입과 서비스 활성화 문제를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 스페이스X와 논의했다.

로이터통신은 해당 사건에 대해 "미 정부의 국가안보·외교정책을 실행하는 데 민간 통신 인프라 의존도가 얼마나 높아졌는지를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미 정부·일론 머스크, 우크라 스타링크 속도 제한 논란에 책임 떠넘겨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 24일 1주일 넘게 이어진 미국 스페이스X 위성통신 서비스 '스타링크'와 군사용 '스타실드' 단말기 이동 속도 제한이 정상화됐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예우헤니 흐마라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국방부 감시 시스템에서 스타링크와 스타실드 속도가 정상으로 돌아온 것이 확인됐다"며 "(단말기 이동 속도) 시속 400㎞ 이상에서도 연결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우크라이나군은 두 시스템이 작동할 수 있는 최대 이동 속도는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 14일 우크라이나군의 스타링크·스타실드 단말기에 대한 이동 속도 제한 조치가 이뤄진 사실이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군은 당시 스타링크·스타실드 단말기의 통신 가능 이동 속도가 시속 약 160㎞ 이하로 제한돼 러시아의 공격용 드론을 요격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해당 일에 대해 머스크 CEO와 미 정부는 우크라이나 내 스타링크·스타실드 속도 제한 조치에 대한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겼다. 머스크 CEO는 자신의 SNS를 통해 "스타실드는 미 정부가 소유·통제하며 속도와 사용 제한은 미군과 궁극적으로 미 대통령이 결정한다"며 해당 문제는 미 정부 책임이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우크라이나의 스타링크 접속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면 바로잡겠다. 아직 머스크와는 이를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