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콘텐츠가 세계로 뻗어나가면서 불법 유통 시장이 형성된 데 이어 K팝 스타를 향한 자극적인 이슈를 무차별적으로 퍼뜨리는 '사이버 렉카' 역시 '검은 시장'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K-콘텐츠 플랫폼 기업들이 검은 시장에 맞서 싸우는 과정은 지난하다. 크게 세 가지 장벽에 막혀서다.
콘텐츠 불법 유통과 허위 폭로에 대응하려면 '당장 지워야 할 것'과 '수사를 위해 남겨야 할 것'을 동시에 다뤄야 한다. 불법 유통 콘텐츠나 허위 내용을 담은 영상은 신속히 내려야 하지만, 운영자를 찾을 수 있는 계정과 접속 기록은 보전해야 한다. 이를 위해 ①운영자 신원 확인 ②배후 조직과 자금 흐름 추적 ③해외 인터넷 사업자의 협조 확보 등 '세 개의 문'을 통과해야 '검은 시장'의 뿌리를 뽑을 수 있다.
신원 확인·추적·차단의 한계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장벽은 피의자 신원 확인이다. 정경석 법무법인 리우 변호사는 지난 9월29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 발전의 저해 요소와 극복방안' 정책 세미나에서 유튜브 채널 '탈덕수용소' 사건의 피의자 추적 과정을 상세히 소개했다.
아이브 장원영 등을 악의적으로 비방한 익명 유튜버(탈덕수용소)에게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해 장원영 소속사는 미국 연방법원의 증거개시 절차를 밟아야 했다. 국내에서 소송을 하더라도 상대가 누구인지 확인하려면 결국 유튜브의 협조가 필요했다. 유튜브 역시 법원의 명령이 있어야 회원의 신상을 제공할 수 있다. 미국 법원에서 관련 절차를 밟지 않고는 유튜버의 신상조차 알아내기 힘든 것이다.
정 변호사는 "해외 플랫폼의 국내 법인은 '우리가 서비스 운영 주체가 아니어서 계정 정보에 접근할 권한이 없다'고 답한다. 국내 법원의 사실 조회나 문서 제출 명령만으로 사이버 렉카의 실체를 알아내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수사기관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회원 정보를 요구할 경우 해외 플랫폼의 국내 법인도 이에 응하도록 하는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불법 콘텐츠 유통 사이트나 허위 폭로 채널의 운영자를 특정했다고 해서 사건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사이버범죄 수사 경험이 풍부한 경찰 출신 장준원 법무법인 화우 전문위원은 같은 세미나에서 법리 검토부터 게시물 증거 수집, 인터넷 추적, 해외 사업자 대응까지 한 명의 수사관이 도맡는 현행 수사 구조의 한계를 지적했다.
정 변호사는 "해외 플랫폼의 국내 법인은 '우리가 서비스 운영 주체가 아니어서 계정 정보에 접근할 권한이 없다'고 답한다. 국내 법원의 사실 조회나 문서 제출 명령만으로 사이버 렉카의 실체를 알아내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수사기관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회원 정보를 요구할 경우 해외 플랫폼의 국내 법인도 이에 응하도록 하는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불법 콘텐츠 유통 사이트나 허위 폭로 채널의 운영자를 특정했다고 해서 사건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사이버범죄 수사 경험이 풍부한 경찰 출신 장준원 법무법인 화우 전문위원은 같은 세미나에서 법리 검토부터 게시물 증거 수집, 인터넷 추적, 해외 사업자 대응까지 한 명의 수사관이 도맡는 현행 수사 구조의 한계를 지적했다.
장 전문위원은 수사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도 손봐야 한다고 말했다. 허위 사실을 광범위하게 유포하는 조직의 실체를 밝혀내든, 게시글 작성자 한 명을 특정하든 수사 성과는 똑같이 '1건'으로 집계된다는 것이다. 장 전문위원은 "처리 건수 중심의 업무 평가가 복잡한 사건을 깊이 수사할 유인을 약화시킨다"고 말했다.
불법 사이트 운영자들은 주소를 수시로 바꾸거나 원본 서버의 위치를 숨기는 방식으로 추적을 피한다.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는 원래 웹사이트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연결하는 서비스다. CDN의 중계 기능을 이용하면 이용자에게 원본 서버의 IP주소 대신 중계 서버의 IP주소가 노출된다. 불법 사이트 운영자들이 이를 악용하면 외부에 노출된 주소만으로는 실제 서버의 위치를 파악하기 어렵다. 운영자가 도메인의 숫자 일부만 바꿔 같은 서버에 연결하면 기존 주소를 차단하더라도 접속을 막기 어렵다.
정승미 한국저작권보호원 보호심의부장은 "대규모 해외 CDN 사업자에게 국내 대리인을 두는 방안을 검토하자"고 제안했다. 차단 명령을 전달하고 기술적 조치 방안을 협의하며 그 결과를 회신받을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불법 사이트 운영자들은 주소를 수시로 바꾸거나 원본 서버의 위치를 숨기는 방식으로 추적을 피한다.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는 원래 웹사이트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연결하는 서비스다. CDN의 중계 기능을 이용하면 이용자에게 원본 서버의 IP주소 대신 중계 서버의 IP주소가 노출된다. 불법 사이트 운영자들이 이를 악용하면 외부에 노출된 주소만으로는 실제 서버의 위치를 파악하기 어렵다. 운영자가 도메인의 숫자 일부만 바꿔 같은 서버에 연결하면 기존 주소를 차단하더라도 접속을 막기 어렵다.
정승미 한국저작권보호원 보호심의부장은 "대규모 해외 CDN 사업자에게 국내 대리인을 두는 방안을 검토하자"고 제안했다. 차단 명령을 전달하고 기술적 조치 방안을 협의하며 그 결과를 회신받을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공동 방어 체계 구축해야"
전문가들은 불법 유통과 허위 폭로의 '검은 시장'을 뿌리 뽑으려면 운영자 신원 확인과 배후 조직·자금 추적, 사이트 차단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K-콘텐츠 업계의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강형구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동행미디어 시대와 만나 사이버 렉카의 폐해를 '쓰러지는 도미노'에 비유했다. 업계 전체가 공동 방어선을 구축하지 않으면 결국 모두가 피해를 보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사이버 렉카가 자극적인 허위 영상으로 조회수를 늘려 광고·후원 수익을 올리면 첫 번째 도미노가 무너진다. 표적이 된 아티스트는 이미지가 훼손되고 광고 계약이나 활동에도 차질을 빚는다. 두 번째 도미노가 넘어간 것이다. 세 번째 도미노는 K-콘텐츠 업계의 다른 아티스트에 대한 평판 하락이다.
강 교수는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사태가 다른 독일 자동차 브랜드 신뢰에 영향을 미친 사례를 들어 K팝 스타 한 명에 대한 허위 폭로는 다른 K팝 스타에도 고스란히 악영향을 준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사이버 렉카가 K팝 스타를 상대로 허위 폭로를 통해 거둔 수익은 수억원대다. 반면 타깃이 된 아티스트와 소속사가 입은 직접 매출 피해는 1749억원이다. 여기에 글로벌 팬들 사이에 형성된 부정적 이미지로 K팝 산업 전체가 입은 손실은 3233억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강 교수는 "과거 MP3가 나오면서 음원 불법 다운로드 시장이 활성화되자 글로벌 음반 제작 업체들이 조직적으로 대응함으로써 현재 음악 시장이 더욱 커졌다. K-콘텐츠 불법 유통 및 허위 폭로 문제도 개별 소속사가 각자 대응할 게 아니라 법률과 AI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민간 공동 전담 대응체를 만들어 함께 대응할 때 완전히 뿌리 뽑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강형구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동행미디어 시대와 만나 사이버 렉카의 폐해를 '쓰러지는 도미노'에 비유했다. 업계 전체가 공동 방어선을 구축하지 않으면 결국 모두가 피해를 보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사이버 렉카가 자극적인 허위 영상으로 조회수를 늘려 광고·후원 수익을 올리면 첫 번째 도미노가 무너진다. 표적이 된 아티스트는 이미지가 훼손되고 광고 계약이나 활동에도 차질을 빚는다. 두 번째 도미노가 넘어간 것이다. 세 번째 도미노는 K-콘텐츠 업계의 다른 아티스트에 대한 평판 하락이다.
강 교수는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사태가 다른 독일 자동차 브랜드 신뢰에 영향을 미친 사례를 들어 K팝 스타 한 명에 대한 허위 폭로는 다른 K팝 스타에도 고스란히 악영향을 준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사이버 렉카가 K팝 스타를 상대로 허위 폭로를 통해 거둔 수익은 수억원대다. 반면 타깃이 된 아티스트와 소속사가 입은 직접 매출 피해는 1749억원이다. 여기에 글로벌 팬들 사이에 형성된 부정적 이미지로 K팝 산업 전체가 입은 손실은 3233억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강 교수는 "과거 MP3가 나오면서 음원 불법 다운로드 시장이 활성화되자 글로벌 음반 제작 업체들이 조직적으로 대응함으로써 현재 음악 시장이 더욱 커졌다. K-콘텐츠 불법 유통 및 허위 폭로 문제도 개별 소속사가 각자 대응할 게 아니라 법률과 AI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민간 공동 전담 대응체를 만들어 함께 대응할 때 완전히 뿌리 뽑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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