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지툰'이란 사이트는 2021년부터 3년 넘게 웹툰 약 75만 회차와 웹소설 약 250만 회차를 불법으로 유통해왔다. 정식 플랫폼에 비용을 지불하고 읽어야 할 작품들이 불법 사이트에 무료로 쌓였다. 남의 작품으로 수많은 네티즌을 끌어모은 뒤 불법 도박 광고를 붙여 1억원대 이익을 얻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자사 웹툰과 웹소설이 불법 유통된 회차와 기간을 일일이 확인해 사이트 운영자를 고소했다. 카카오엔터의 피해 추정액은 수천억원대. 2024년 8월 문화체육관광부와 대전지검의 공조 수사로 운영자가 검거됐다. 같은 해 12월 운영자는 징역 2년의 실형이 선고됐고, 지난해 4월 항소심에서도 형량은 유지됐다. 카카오엔터를 비롯한 플랫폼 7개사는 웹툰 불법 유통 대응 협의체를 통해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냈다.
민사 책임도 물었다. 카카오엔터와 네이버웹툰은 공동 원고로 소송을 제기해 지난 3월 운영자에게서 각각 10억원씩 총 20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끌어냈다. 법원은 손해배상금과 지연이자 지급, 가집행도 명령했다. 형사처벌에 이어 금전적 배상 책임까지 지운 의미 있는 성과였다.
재판 이기고 남는 게 없는 '빈손 승소'
승소 판결을 받은 지 7개월, 카카오엔터는 또 다른 벽 앞에 서 있다. 배상금을 받아낼 운영자의 재산을 찾지 못한 것이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동행미디어 시대에 "운영자 검거 당시 확인된 범죄수익은 형사절차를 통해 국고로 환수됐다. 현재까지 손해배상금을 회수할 수 있는 별도의 재산이 확인되지 않아 실질적인 배상금 회수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재판에서 이기고도 남는 게 없는 '빈손 승소'는 이번만이 아니다. 카카오페이지는 불법 사이트 '어른아이닷컴' 운영자들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2020년 12월 10억원 배상 판결을 받았다. 당시 문제가 된 것은 카카오페이지·다음 웹툰 작품 413편, 2만6618회차 무단 게재였다. 이때도 운영자의 재산을 확보하지 못해 실질적인 손해배상금을 한푼도 쥐지 못했다. 대기업마저도 배상금을 받아내려면 엄청난 장벽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처벌과 배상 사이의 구조적 간극이 그 원인으로 꼽힌다. 법원이 명령한 배상금을 받으려면 범죄자에게 집행할 재산이 있어야 한다. 재산 추적은 만만치 않다. 카카오엔터 측은 "불법 사이트 운영자가 차명 계좌나 암호화폐 등으로 수익을 숨기는 경우 재산 추적과 회수가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피해를 인정받는 데 성공하더라도 재산을 찾고 확보하려면 피해자들이 엄청난 비용 부담을 다시 감수해야 한다.
재판에서 이기고도 남는 게 없는 '빈손 승소'는 이번만이 아니다. 카카오페이지는 불법 사이트 '어른아이닷컴' 운영자들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2020년 12월 10억원 배상 판결을 받았다. 당시 문제가 된 것은 카카오페이지·다음 웹툰 작품 413편, 2만6618회차 무단 게재였다. 이때도 운영자의 재산을 확보하지 못해 실질적인 손해배상금을 한푼도 쥐지 못했다. 대기업마저도 배상금을 받아내려면 엄청난 장벽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처벌과 배상 사이의 구조적 간극이 그 원인으로 꼽힌다. 법원이 명령한 배상금을 받으려면 범죄자에게 집행할 재산이 있어야 한다. 재산 추적은 만만치 않다. 카카오엔터 측은 "불법 사이트 운영자가 차명 계좌나 암호화폐 등으로 수익을 숨기는 경우 재산 추적과 회수가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피해를 인정받는 데 성공하더라도 재산을 찾고 확보하려면 피해자들이 엄청난 비용 부담을 다시 감수해야 한다.
국가가 범죄로 번 돈을 환수했다고 해서 피해자에게 자동으로 그 돈이 돌아오는 것도 아니다. 형사절차의 몰수·추징은 범죄수익을 빼앗는 절차이고, 민사 손해배상은 피해자의 손실을 메우는 절차다. 두 절차가 별개로 움직이는 사이 국가가 확보한 범죄수익은 국고로 들어가고, 피해자는 별도로 돈을 받아낼 길을 찾아야 한다.

작품 뺏긴 창작자에겐 더 가혹한 현실
창작자들의 피해는 더욱 심각하다. 이번 카카오엔터의 10억원 청구는 회사가 확보한 '배타적 발행권' 침해에 따른 것이다. 작품을 독점적으로 발행하거나 복제·전송할 수 있는 권리다. 회사는 개별 창작자의 피해액을 따로 산정해 청구한 소송이 아니라고 밝혔다.
김동훈 한국디지털콘텐츠 창작자협회장은 지난 9월29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 발전의 저해 요소와 극복방안' 세미나에서 자신이 참여한 불법 사이트 '밤토끼' 손해배상 소송 결과를 소개했다. 당시 법원이 인정한 배상액은 작품당 300만원뿐이었다. 글과 그림을 각각 창작한 작품은 1인당 배상액이 150만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그마저도 '밤토끼' 운영자의 재산 추적이 어려워 한 푼도 받아내지 못했다고 했다.
카카오엔터는 K-콘텐츠 불법 유통 사이트에 대한 법적 대응에 앞서 기술적 차단을 먼저 시행하고 있다. 어차피 제대로 된 손해배상을 받아낼 수 없는 현실에서 무단 업로드한 작품을 빠르게 삭제하는 게 피해를 최소화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카카오엔터는 불법 유통 대응 전담팀 'P.CoK'와 자체 개발 시스템 '다크체이서'로 불법 유통을 탐지하고 신고한다. 이들이 2021년 11월부터 지금까지 삭제한 불법 유통 콘텐츠는 10억건이 넘는다.
김동훈 한국디지털콘텐츠 창작자협회장은 지난 9월29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 발전의 저해 요소와 극복방안' 세미나에서 자신이 참여한 불법 사이트 '밤토끼' 손해배상 소송 결과를 소개했다. 당시 법원이 인정한 배상액은 작품당 300만원뿐이었다. 글과 그림을 각각 창작한 작품은 1인당 배상액이 150만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그마저도 '밤토끼' 운영자의 재산 추적이 어려워 한 푼도 받아내지 못했다고 했다.
카카오엔터는 K-콘텐츠 불법 유통 사이트에 대한 법적 대응에 앞서 기술적 차단을 먼저 시행하고 있다. 어차피 제대로 된 손해배상을 받아낼 수 없는 현실에서 무단 업로드한 작품을 빠르게 삭제하는 게 피해를 최소화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카카오엔터는 불법 유통 대응 전담팀 'P.CoK'와 자체 개발 시스템 '다크체이서'로 불법 유통을 탐지하고 신고한다. 이들이 2021년 11월부터 지금까지 삭제한 불법 유통 콘텐츠는 10억건이 넘는다.
"불법 사이트 운영자의 책임 끝까지"
카카오엔터는 배상금 회수의 어려움에도 불법 사이트 운영자의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는 입장이다. 유사한 침해에 대응할 근거를 쌓고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서다. 그 경고가 실제 범죄 억제력으로 이어지려면 판결문에 적힌 배상 책임을 실제로 이행할 수 있는 시스템이 뒤따라야 한다.
K-콘텐츠 업계와 전문가들은 범죄수익 환수와 피해자 배상을 연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영재 네이버웹툰 법무실장은 지난 9월 국회 세미나에서 "형사법원이 배상명령으로 손해액을 확정하면 국가가 몰수한 재산에서 피해 배상금을 먼저 지급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가 소송과 재산 추적에 나서는 부담을 줄이자는 취지다.
카카오엔터와 네이버웹툰이 각각 받아든 10억원 배상 판결은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까. 불법 유통의 수익 구조를 끊고, 국가가 확보한 범죄 수익을 작가와 플랫폼의 피해 회복으로 이어갈 해법을 찾는 게 K-콘텐츠 경쟁력을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K-콘텐츠 업계와 전문가들은 범죄수익 환수와 피해자 배상을 연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영재 네이버웹툰 법무실장은 지난 9월 국회 세미나에서 "형사법원이 배상명령으로 손해액을 확정하면 국가가 몰수한 재산에서 피해 배상금을 먼저 지급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가 소송과 재산 추적에 나서는 부담을 줄이자는 취지다.
카카오엔터와 네이버웹툰이 각각 받아든 10억원 배상 판결은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까. 불법 유통의 수익 구조를 끊고, 국가가 확보한 범죄 수익을 작가와 플랫폼의 피해 회복으로 이어갈 해법을 찾는 게 K-콘텐츠 경쟁력을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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