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규제 강화 우려로 촉발된 대규모 투매세가 코스피 급락을 이끌었다. 사진은 6일 서울중구 하나은행 딜링룸./뉴스1


미국 중간선거 이후 인공지능(AI) 규제 강화 우려로 촉발된 기술주 급락이 대규모 투매로 번졌다. 코스피가 장중 5000선 아래로 무너졌고 서킷브레이커와 매도 사이드카가 잇따라 발동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일 오후 2시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71.85포인트(5.05%) 내린 522.95를 기록했다. 같은 시각 코스닥은 23.20포인트(3.42%) 떨어진 655.20을 나타냈다.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매도세가 증시 급락을 부추겼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7172억원을 팔았다. 반면 개인은 2801억원, 기관은 1조673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은 1411억원을 팔았다. 개인도 729억원을 던졌다. 반면 기관은 홀로 2101억원을 사들였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최저 4911.28까지 떨어졌다. 급락세에 한국거래소는 오전 9시3분 코스피 시장에 1단계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다. 이어 오전 9시34분 매도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코스닥도 장중 최저 629.17까지 하락했다. 코스닥에서 이날 오전 9시6분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급락세는 최근 미국 증시가 AI 관련 기술주를 중심으로 하락한 영향이다. 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나스닥지수는 5.52% 하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각각 3.44%, 4.36% 하락했다.

특히 AI 반도체 관련 종목의 낙폭이 컸다. 반도체 종목들의 모임인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는 12.25% 급락한 9011.17을 기록했다.

급락세 배경은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한 이후 확산한 AI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 우려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진보 진영 정치인들의 발언이 데이터센터 건설 중단 공포를 만들고 있다. 규제 정도를 알 수 없다는 불안이 기술주의 급락을 키웠다"고 말했다.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도 매도세를 자극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일부 신규 네오클라우드 계약 위험성을 재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데이터센터 투자 위축 전망이 확산됐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중간선거 이후 데이터센터 규제 이슈 속 마이크로소프트의 네오클라우드 계약 위험성 재검토 보도가 나오며 우려가 커져 투매성 매도세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에서도 주요 반도체 종목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5.61%, SK하이닉스는 8.62% 내림세다. 반도체로 촉발된 매도세는 금융과 산업재 등 대부분 업종으로 번졌다. 실제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은 모두 하락세다.

코스닥에서도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와 2차전지, 바이오 등 대형주가 동반 하락했다. 시가총액 1위인 알테오젠은 3.55%, 에코프로(2.67%)와 에코프로비엠(3.46%)도 하락세다.

정희찬 삼성선물 연구원은 "중간선거 블루웨이브 여파로 기술주에서 자금 이탈이 나타나며 시장 전반으로 투매가 퍼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