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새만금과 영남권, 인도에 걸친 대규모 투자를 잇달아 주도하고 있다./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완성차 중심의 사업 구조를 인공지능(AI)·로봇·수소 등 미래 사업으로 넓히는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외 생산 기반을 고도화하며 투자 영역을 키우는 전략이다. 그 전면에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있다. 올해 9조원 규모 새만금 사업의 금융지원 협약부터 영남권 42조원 투자 계획 발표, 인도 155억달러 투자의 세부 구상 공개까지 직접 챙겼다.

장 부회장은 그룹이 지난해 발표한 125조2000억원 규모 국내 투자를 이끌고 있다.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 등 국내 첨단 생산 거점 확대와 전동화·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경쟁력 강화가 핵심이다. 그는 4월 정책금융기관들과 새만금 프로젝트 금융지원 협약을 맺으며 9조원 규모 투자를 2027년부터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룹은 이달 새만금 AI 데이터센터 전담 특수목적법인(SPC) 2곳을 세우고, 2027년 3월 착공해 2030년 초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지난 7월에는 영남권에 10년간 42조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직접 발표했다. 울산공장을 자율주행 레벨4 이상 AI 기반 차량의 제조 허브로 바꾸고, 수소연료전지공장을 청정에너지 생산 거점으로 키우며 울산·대구·창원에 부품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것이 골자다. 미래 항공·우주와 소형모듈원전(SMR) 등 에너지 인프라 투자도 담겼다. 장 부회장은 그룹의 모태인 영남권을 미래 첨단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인도에서는 투자의 밑그림을 구체화했다. 그는 지난달 14일(현지시간) 인도 푸네 신공장 준공식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룹이 7년간 인도에 투입하는 155억달러(약 20조7000억원) 가운데 20%가량을 AI와 스타트업 등 신사업에 쓰겠다고 밝혔다. 푸네공장의 생산능력을 연간 17만대에서 2030년 32만대로 늘리는 한편, 단순한 생산 확대를 넘어 현지 신사업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수소 사업에서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수소위원회 공동 의장을 맡고 있는 장 부회장은 지난 4일 '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 2026'에서 이바나 제멜코바 수소위원회 최고경영자(CEO)와 만났다. 그룹은 이 행사에서 연간 약 700t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5MW급 수전해 모듈 구성 방식을 처음 공개했다. 새만금 AI 밸리를 중심으로 재생에너지와 수소, AI 데이터센터를 잇는 미래 산업도시 모델도 선보였다.

국내 투자를 주도한 공로는 대외적으로도 인정받았다. 장 부회장은 앞서 5월12일 '제23회 자동차의 날'에 대규모 국내 투자와 핵심 기술 확보로 미래 모빌리티 전환을 이끈 공로로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그는 당시 "전동화, AI, 로보틱스 등이 동시에 재편되는 전례 없는 산업 전환 과정에서 현대차그룹이 변화를 주도하며 대한민국 자동차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