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근로청소년복지관의 작지만 의미있는 사회공헌
365일 36.5C 온기로 핀
사랑과 나눔의 꽃
완소캠프, 희망만들기, 잡(Job)체(체험) 맛보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
국내 내로라하는 기업들의 사회공헌이 우리 사회를 따뜻한 온기와 사랑으로 덮고 있다고 각종 매스컴에서 앞다퉈 보도하던 지난해 연말, 결코 요란하지 않으면서도 잔잔하게 그늘진 곳에 사는 이웃을 돌보는 작은 손들이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 주었다.
찬바람이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한 지난해 11월28일. 경기도 광명시 서울시립근로청소년복지관에는 고사리손을 갓 벗어난 작은 손으로 봄부터 정성들여 기른 무와 배추로 김장을 담그던 청소년들이 있었다.
그날 아이들은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지하 강당은 서른명의 아이들과 어른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무채를 썰고 양념을 버무리며 배추 속을 넣는 등 김장을 담그는 열정으로 가득했다. 토요일 이른 아침부터 일어났다는 피곤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얼굴에 고춧가루 양념을 바르고(?) 서툰 손놀림이지만 열심히 무와 배추를 갈무리하는 이창희(미성중 2) 군은 "김장을 처음 하는 것인데 너무 재미있다"며 맑은 표정을 짓던 모습이 두달 여가 지난 지금도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서른명의 학생들이 3월부터 흘린 땀의 결실
청소년들의 김장담그기는 지난해 3월부터 진행된 서울시립근로청소년복지관의 프로그램 중 하나다. 복지관은 중학생 30명을 선발해 독거노인을 위해 김장을 담그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365일 36.5C의 온도로 독거노인에게 사랑을 베풀자는 취지의 사랑과 나눔 프로젝트였다.
행사를 이끌었던 노승림 팀장은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사회적으로 소외된 노인들의 독거사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홀로 지내는 노인들은 잠시만 시야와 관심에서 벗어나도 위험한 처지에 빠질 수 있는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다.
특히 겨울철이 되면 추위와 함께 식생활의 절대적인 취약함에 노출돼 안타까운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며 "이에 따라 복지관에서는 우리 주변의 독거노인과 어려운 이웃에게 작지만 따뜻한 사랑을 베풀어 '함께 있음'을 느끼게 해주자는 취지에서 '365일 36.5C'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노 팀장은 또 "훌륭하게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해준 학생들과 자원봉사자들에게 무엇보다도 고마움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365일 36.5C' 프로젝트는 봄부터 김장용 무와 배추를 심고 2주에 한번씩 '놀토'에 만나서 교육을 받으며 농작물을 재배하는 등의 활동을 했으며, 11월에는 무와 배추를 수확하는 작업도 거쳤다. 추운 날씨에 무와 배추를 수확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자신들이 직접 씨를 뿌리고 가꾸어서 거둔다는 보람에 아이들 모두 힘든 줄 모르고 즐거운 마음으로 일했다고 한다.
봉사단의 일원이 되어 일년 내내 땀을 흘렸던 이성원(가림중 1) 군은 "무 배추를 재배하면서 덥고 춥고 힘들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모두 잊지못할 소중한 추억이 되었다"고 소감을 전하며 올해도 봉사활동을 이어갈 것을 다짐하기도 했다.
어르신께 사랑 전하고, 새로운 친구들도 만나
사실 김장을 담그는 자원봉사 프로그램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특별한 이유는 청소년들이 직접 기르고 수확해서 김치를 담그는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이다.
학생들과 함께 일년동안 프로그램을 진행해 온 복지사업팀 장미랑 씨는 "기존에 성인 자원봉사자들로 이루어진 봉사활동과는 달리 '365일 36.5C' 프로젝트는 아이들에게 나눔의 실천과 보람을 깨우치게 하는 교육적인 효과까지 있었다"고 설명하며, "아이들에게 어르신에 대한 공경을 배워줌과 동시에 새로운 친구들까지 얻는 기회"였음을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독거 노인과 함께 소풍을 다녀왔던 김현주(신현중 1) 양은 "봉사활동에 참가해 어르신들과 함께 덕수궁 돌담길도 걸으면서 너무 재미있었다"며 당시의 기쁨을 전했다. 학생들 대부분이 조부모님과 함께 산 경험이 없어서 더 뜻 깊었다는 것이다. 또 이성원 군은 "어르신들과 함께 대화할 수 있어서 좋았다"면서, "새로운 친구들을 사귈 수 있던 것도 즐거운 일이었다. 그때 사귄 친구들과 지금도 우정을 쌓아가고 있다"고 했다.
학생들 모두가 이웃에 대한 사랑, 어르신에 대한 공경 그리고 친구와의 우정까지 많은 것들을 얻어 행복하다는 표정이었다. 노승림 팀장은 "요새 아이들은 이기적이라는 평을 들을 때도 있다"면서,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정신적으로도 성장할 수 있어서 더 보람되고 좋다"며 올해도 이웃 사랑과 나눔을 위한 봉사를 계속 이어갈 것을 약속했다.
올해도 365일 36.5도의 따뜻한 사랑이 계속되길
서울시립근로청소년복지관은 2010년에도 36.5도의 따뜻한 마음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하며 건전한 청소년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지역의 독거노인을 위한 '의료·진료 서비스' '영정사진 촬영' 등 다양하고 꾸준한 봉사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사회 그늘진 곳에 온기를 전하는 소중한 매개체로, 복지관이 노력과 정성을 쏟고 있는 프로그램들이다.
이외에도 3월부터 청소년들에게 효과적으로 시간을 활용하고 폭넓고 깊이있는 문화적 소양을 갖추기 위한 기초학습을 습득할 수 있게 해주는 '완소캠프', 4월에는 보건복지부 인증 프로그램으로 친구들과의 올바른 대화기법과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고 다스리는 방법 등 사회성을 키워주는 '희망만들기', 그리고 7월에는 다양한 직업을 테마별로 구분해 체험을 통해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잡(Job)체(체험) 맛보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 9월에는 날로 심각해지는 청소년들의 인터넷중독을 예방하고 치유하는 '인터넷중독 예방캠프'를 열어 청소년 스스로가 인터넷중독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올바른 정보 이용을 통해 정서적 능력과 학습능력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을 줄 예정이다.
이영의 서울시립근로청소년복지관 관장은 "2008년 여성 근로자들에게 아파트를 저렴한 가격에 임대하는 등 근로자와 청소년의 복지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며. "복지관에서는 청소년 뿐 아니라 일반인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어려운 이웃에게 용기를 심어주고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독거노인을 돕고 그들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데 작지만 의미있는 도움을 주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0년에도 서울시립근로청소년복지관이 전하는 365일 36.5도의 따뜻한 사랑이 우리 이웃에 널리 퍼지고 사회 전체를 온기로 덥혀주기를 기대한다.
전해인 대학생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