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면적은 3억6100만㎢에 달하고 수심은 수천미터가 넘는 깊은 곳까지 뻗어있으므로 광대한 바다에 묻힌 자원과 바다를 활용해 얻어낼 수 있는 가치는 무한합니다. 문명의 발달로 자원의 소비가 급증해서 육지에서 얻어지는 각종 자원이 줄어들고 있고 에너지 가격이 올라갈수록 바다를 통해 대안을 찾으려는 노력이 더욱 많아질 것입니다. 또한 바다가 지구 표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1%나 되기 때문에 지구에서 환경문제가 심각해질수록 바다의 역할은 더더욱 중요해집니다.
무공해 신재생에너지 발전에서는 풍력발전을 비롯해 태양광발전, 조류발전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안산시에는 밀물과 썰물이 바뀌면서 최대 초속 12m로 드나드는 바닷물에 의해 돌아가는 발전기 수차가 건설 마무리 단계에 있습니다. 올 연말 완공 예정인 시화 조력발전소는 전력 생산량이 연간 55만3000Mw에 달해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인 프랑스 랭스 조력발전소보다도 큰 규모입니다. 연간 석유 86만배럴을 절약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 31만톤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으며, 한강에 1년간 흐르는 양에 해당하는 바닷물이 시화호에 드나들면서 수질 개선 효과까지 얻어집니다.
진도 울돌목에는 물살이 빠른 곳에 수차발전기를 설치해 전기를 생산하는 조류발전소가 국내 최초로 세워져서 작년 5월부터 시험발전에 들어갔습니다. 기술력 측면에서 국내 기술진의 노력에 의해 순수 국산화됐습니다. 이 조류발전소의 설비 효과가 검증된다면 2015년까지 울돌목(48MW), 장죽수도(150MW), 맹골수도(250MW)의 발전소가 건설돼 연간 1100GWh의 무공해 에너지가 생산되고 연간 63만톤의 이산화탄소가 저감될 것입니다. 서해안에는 시화조력발전소(552GW) 외에 가로림만조력발전소(520MW), 시화조력발전소(254MW), 강화조력발전소(840MW) 등도 세워질 예정으로서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해양에너지 선진국가로 발돋움하리라고 기대됩니다.
바다를 활용하는 또 다른 수단으로 온도차, 수압 등을 이용하는 청정에너지 자원, 소각시설, 핵폐기물 장치 등 환경에 연관되는 분야도 있습니다. 바닷물을 담수로 만드는 담수화장치도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입니다. 또한 해상 공항, 해상 주차장 등을 비롯해 해상에 설치할 수 있는 각종 사회 기반시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해양에서 이루어지는 산업 중 원유, 가스 등 화석연료와 기타 자원에 관련된 해양플랜트산업은 지구 자원 문제를 해결하는데 크게 기여합니다. 원유만 보더라도 개발하기 수월하고 비용이 적게 들어가는 육상의 유전은 상당 부분 시추가 완료돼서 미래의 유전개발은 주로 해양에서 이루어지게 됩니다. 지상에 있는 유전으로서 중동지역, 미국, 소련, 중국 등지에 있는 유전 대부분도 원래는 해양에 있던 ‘오일 풀(oil pool)’이 육지로 이동된 것입니다.
원유 생성 시 지구의 압력에 눌리면서 움직이다가 틈이 많은 사암층에 고이게 되어 ‘오일 풀’이 형성된 것입니다. 사암층에 원유가 고일 때 윗부분에는 비중이 가장 작은 천연가스가, 중간부분에는 원유가, 가장 아래쪽에는 염분이 많은 물이 고이게 됩니다. 이러한 ‘오일 풀’이 지각의 변동과 대륙의 이동 등으로 수억년 이상 오랜 세월에 걸쳐 바다에서 육지로 이동해서 오늘날의 유전지대가 있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해양에서 움직이지 않았거나, 움직이더라도 또다른 해양으로 움직인 ‘오일 풀’도 많기 때문에 해양에서의 유전 발견 및 원유생산은 기술 발달에 따라서 지금보다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한편 깊은 심해에는 어떠한 자원들이 얼마큼 있는지 온전히 파악 안 되고 있습니다. 심해저 시추 및 해저 생산설비 기술이 발달하면 해저 탐사를 통해 경제적 가치가 있는 자원의 매장을 확인하고 채굴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장기적으로는 각종 해양자원 개발 및 해양을 활용하는 기술에 대한 필요성은 계속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해양 자원개발을 위한 시추선은 노후화되면 교체 수요가 발생하는데, 한척에 1조원을 호가할 정도로 비쌉니다.
해양 플랜트산업에서는 미국, 유럽의 선진국들이 선도적인데 해양 탐사에서부터 실제적인 생산까지 그 규모가 방대하며 서로 분리돼 있어 전체적인 시장 규모를 파악하기조차 힘듭니다. 땅 위에서의 전쟁, 우주에서의 전쟁에 이어서 지금 시대에는 해양에서의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고 봐도 됩니다. 전 세계에서 보이지 않는 전쟁이 해양전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조선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해양 플랜트에서도 경쟁력을 높이기 유리한 조건입니다. 우리나라는 조선업에서 외국에 비해 2배 이상 앞서는 높은 생산성이 입증돼 있으므로 해양 플랜트 제작에서도 높은 생산성을 나타내는 경쟁력이 가능할 것입니다. 중국에서 정부가 해양분야에 대한 강력한 지원을 해주지만 우리나라 업체의 생산성에는 못 미치는 상황입니다.
국내 해양 플랜트산업에서 아직까지 아쉬운 점은 고가의 기자재들은 대부분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해양 플랜트를 발주하는 측에서 안정성과 신뢰성 측면을 고려해 기존 해외 선진국의 기자재 메이커 제품만을 고수하고 있으며 이들 업체의 영업력이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조선업에서 기자재 국산화율이 90% 이상으로 올라서 있으므로 그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양 플랜트 기자재 국산화가 점차 늘어나길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주식시장에서 해양플랜트에 관련 종목들로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STX조선, 대우조선해양, 한진중공업, 두산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등이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 현대중공업이 강하게 상승했던 것에도 플랜트분야에서의 경쟁력과 성장성이 작용했을 것입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초 세계 유수의 해양설비업체들과 경쟁해 12억달러에 달하는 원통형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를 수주했습니다. FPSO는 추운 날씨와 강한 파도의 거친 바다환경에서 견딜 수 있도록 원형으로 제작되는 해양시설로서 원유의 개발과 생산에 필수 장비입니다. 이번 수주로 인해 앞으로 중동, 아프리카, 러시아 등에서의 수주전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07년만 해도 조선과 비조선의 매출 비중은 각각 절반이었지만 2010년 사업 부문별 예상 매출 비중은 ▲조선 40% ▲엔진 22% ▲전기전자 22% ▲해양플랜트 19% ▲플랜트 11% ▲건설기계 등 6%로 전망되며(대우증권 분석) 2012년에는 조선부문의 비중이 30%선까지 낮아질 전망입니다. 현대중공업은 조선부분보다 비조선부분의 매출이 더 높아져서 조선업 불황기를 잘 견디고 있는 것입니다. 현대중공업이 현재의 부진한 조선업황을 종합중공업회사로 올라서는 기회로 잘 활용하려는 의지는 최근에 단행된 조직개편에서도 읽어집니다. 사업부문별 균형 성장을 위해 해양플랜트 사업 강화, 특수선 영업 강화, 풍력ㆍ태양광발전 등 신재생에너지사업 강화에 초점이 맞추어져서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삼성중공업은 2년 이상의 수주 분을 보유하고 있어서 안정적인 영업실적이 예상되는데 올해 이후에는 대규모 해양 프로젝트 수주가 가능하리라 전망됩니다. 삼성중공업의 해상용 설비 세계시장점유율은 천연가스 생산·액화·저장 선박(LNG-FPSO) 100%, 드릴쉽 66%, FPSO 32%입니다. 삼성중공업은 2008년에 세계 최초로 LNG-FPSO를 수주한 이래로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발주된 5척 모두를 수주했습니다. 한편 '극지운항용 전후방향 쇄빙유조선‘ 3척을 러시아 최대 국영해운사에 성공적으로 인도함에 따라 앞으로 극지 유전개발에 필요한 고부가가치선 건조시장을 선점하게 됐습니다. 북극 해저에는 세계 인구가 60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의 원유와 전 세계 가스 매장량의 절반이 묻혀있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작년에 37억달러의 수주로 세계 1위에 올랐으며 올해 들어서는 해양플랜트 1기, 유조선 2척, 벌크선 2척 등의 수주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러시아 사할린 1광구 개발 프로젝트에 사용할 4억달러 규모의 해양플랜트 1기를 지난 1월에 엑손모빌로부터 수주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3~4월에는 브라질 페트로브라스사의 해양플랜트 프로젝트 수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미국 풍력업체인 드윈드사를 인수해 풍력발전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신성장사업에서도 성장 모멘텀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회사 측의 2010년 수주목표는 100억달러입니다.
요즘 취업이 힘들다고 하지만 플랜트 분야에서는 전문인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해양플랜트에서 경쟁력을 바탕으로 하면서 향후 해양산업의 확대에 수혜를 입을 것이 거의 분명하다고 여겨집니다. 금융위기 이후로 우리나라 자동차가 세계 속으로 더욱 뻗어나갈 수 있었던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경기회복이 미래 언젠가 뚜렷해 질 때에 해양산업에서 우리나라의 위치는 더욱 올라서리라 예견됩니다. 사이클이 있는 업종에서는 호황기와 불황기가 있기 마련입니다. 불황기를 잘 견디는 회사는 다음 호황기가 오기 전부터 주가가 미리 오르는 경향이 있음도 염두에 둘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