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색깔을 찾아드립니다.
당신의 넥타이를 찾아드립니다.
당신을 찾아드립니다.”

제이컬러이미지의 사무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띄는 글귀. 그러나 사실 ‘색깔-넥타이-당신’의 연결고리가 그리 강하게 와 닿지는 않는다. ‘나에게 잘 어울리는 색깔을 안다고 내가 달라지나’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기다리자니 ‘빨간색’ 재킷을 곱게 차려 입은 김효진 대표가 나와 활기차게 기자를 맞이한다.


♦의뢰인이 만족하는 변화를 이끈다
 
의류학을 전공한 김 대표는 이미지 컨설턴트로 일하기 전부터 패션지 기자, 화장품회사 마케팅 교육담당 등 꾸준히 패션 관련 일을 해 온 패션 전문가다. 디자이너로 전공을 쌓다 보니 자연스럽게 ‘옷’이나 ‘의류’ 를 입고 있는 ‘사람’에게까지 관심이 넓어졌다.
 
그렇게 해서 이미지 컨설턴트로서 경력을 쌓은지 올해로 10년. 김 대표는 “제이컬러이미지로 독립한 지 벌써 6년이 넘었다”며 “어떻게 보면 선배들에게 반기를 들고 나만의, 독립적인 이미지 컨설팅을 시작한 셈”이라고 말한다. 
 
“컨설턴트가 생각하는 최고의 모습으로 의뢰인을 꾸민다고 해요. 그건 컨설턴트에게 만족스러운 이미지지, 정작 본인은 자신의 변화된 모습을 만족스러워하는지 의문이 들었어요. 컨설팅 받는 사람이 ‘설득’당하고, ‘공감’하는 과정 없이 그저 ‘이렇게 하라’는 지시사항으로는 일회성 이벤트일 뿐이지 지속적인 변화가 어렵잖아요. 저는 지금도 컨설턴트는 점쟁이가 아니니까 코칭하지 말라고 그래요. 같이 고민해주고 더 좋게 변화하도록 길잡이가 돼주는 게 컨설턴트의 역할이잖아요.”

김 대표는 이 부분을 근본적으로 바꿔보고 싶었다고 한다. 단 한번, 멋있게 차려 입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실제로 자신의 이미지를 위해 지속적으로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이미지를 컨설팅하는 방법. 그렇게 해서 주목하게 된 것이 바로 ‘색깔’이었다.

“대학 때 프랑스에서 공부를 한 적이 있어요. 백화점에 갔는데 문화 충격이라고 해야 할까. 우리는 옷을 사면 ‘파란색’ ‘빨간색’ 이렇게만 구분을 짓는데 그곳엔 파란 색깔도 종류별로 여러 개가 주르륵, 빨간 색깔도 종류별로 주르륵 걸려있는 거에요. 같은 파란색이라 해도 나에게 어울리는 파란색이 있고, 어울리지 않는 파란색이 있어요. 그 곳 사람들은 그 차이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거죠.”

♦색깔은 그 사람을 표현해 주는 언어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자연적으로 갖고 있는 색깔이 있다. 피부색, 머리카락색 , 눈동자색 등이다. 이처럼 이미 내가 갖고 있는 색깔에 더욱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는 색을 찾는 것이 바로 ‘컬러이미지컨설팅’이다. 

“저는 크게 4계절 색깔로 나눠요. 미묘한 피부톤이나 머리색의 차이가 ‘봄색’ ‘여름색’ ‘가을색’ ‘겨울색’ 중 어느 색에 더 어울리는 사람인지를 결정해 주거든요. 아무래도 봄기운이 있는 사람은 노란색 같은 발랄한 색이 더 잘 어울리고, 실제로도 그런 발랄한 이미지가 100% 어필합니다.
 
물론 여름에 속한다고 파란색만 입을 순 없죠. 같은 파랑도 흰색이나 검은색이 얼마나 섞였냐에 따라 여름에 어울리는 파랑, 가을에 어울리는 파랑이 달라요. 계절 색을 찍어 주는 게 아니라, 계절을 알려줌으로써 더 잘 어울리는 색을 쉽게 찾아가도록 길을 알려주는 거죠. “
 
그러나 또다시 궁금증이 슬며시 고개를 든다. 대한민국 사람이야 까만 머리카락에 눈동자 피부색도 다 비슷비슷한데 그렇다면 어울리는 색깔도 결국 비슷비슷해 지는 거 아닐까.
 
“물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어요. 그러나 이 색깔을 ‘어떻게 활용할까’하는 부분에선 많이 달라져요. 분홍색이 잘 어울리는 사람은 많지만 내가 갖고 있는 직업이나, 성격, 또 내가 원하는 이미지 등에 따라 활용도가 달라지는 건 당연하잖아요. 100명이 모두 다 다른 방식으로 분홍색을 소화해내고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색깔 진단이 필요한 거죠.”
 
김 대표는 “이미지라는 건 결국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나의 캐릭터를 보여주는 작업”이라고 정의한다.
 
“노란색은 따뜻하고 발랄해 보이고, 파란색은 차분하고 신뢰감 있어 보이잖아요. 물론 이미지를 결정짓는 요소는 색깔 외에도 너무 많아요. 그중에서도 색깔은 나의 직업이나 성격 등 가장 짧은 시간에 효과적으로 나를 표현해 줄 수 있는 언어에요. 컬러이미지컨설팅을 단순히 이미지 컨설팅이 아니라 ‘나의 캐릭터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하는 건 바로 이 때문이죠.”

♦ ‘숨어 있는 당신’를 찾아드립니다
 
최근에는 이미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개인 컨설팅뿐 아니라 기업 컨설팅 의뢰도 늘고 있다. 기업 CI 색깔을 비롯해 대표의 이미지 컨설팅까지 컬러이미지컨설팅이 필요한 분야도 여러가지.
 
김 대표는 “특히 CEO 개인으로서 이미지도 중요하지만, 회사를 대표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회사가 추구하는 이미지도 자연스럽게 표현해 낼 수 있어야 한다”며 “최근에는 기업들도 CEO의 이미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기 때문에, 기업의뢰는 CEO컨설팅이 가장 많다”고 말한다.

때로는 개인의 이미지와 회사가 추구하는 이미지가 상충해서 까다로운 경우도 있다. 김 대표가 몇년 전 의뢰를 맡았던 어린이교육전문서적업체의 예를 든다. 

당시 이 기업의 CI 색깔이 바뀔 때였다고 한다. 신뢰를 나타내는 파란색에서 어린이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감성적인 오렌지색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 것이다. CEO 역시 이에 걸맞는 ‘친숙하고 편안한’ 이미지를 원한다는 의뢰였다.

“그런데 CEO분이 한눈에 봐도 강직하고 꼿꼿한 분이셨어요. 실제로 저는 이미지컨설팅을 위해 색깔진단만 했는데, 파란색 계통의 예전 CI색이 더 잘 어울리는 분으로 나온 거죠. 고민이 정말 많았어요. 그런 분을 갑자기 따뜻한 색 옷으로 입혀놓고 스튜디오에서 웃으라고 하면 누구라도 더 경직되지 원하는 분위기가 나올 수 없잖아요.”
 
김 대표는 역시 ‘색깔’을 활용하기로 생각했다. 여름 색 중에서도 따뜻한 이미지를 조금 더 강조할 수 있는 ‘살구 빛깔’의 편안한 스웨터를 준비했다. 그리고는 ‘자연의 색’을 많이 접하면 아무래도 조금 더 편안하게 풀어진다는 것을 생각해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공원을 사진촬영 장소로 선택했다. 공놀이 공을 하나 준비해 예쁜 꼬마 아이들과 30분만 신나게 놀 것을 주문했다. 기업이 원하는 이미지의 사진을 찍을 수 있었음은 물론이다.
 
“우리가 한 일은 그 CEO에게 없던 이미지를 새로 만들어낸 게 아니에요. 그 안에 존재하고 있었지만 몰랐던 모습을 자연스럽게 끌어 내는 거죠. 그런 숨어있는 나를 발견하는 데 색깔만큼 효과적인 언어가 또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