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시대 유럽의 대부분 가정에선 손잡이가 붙은 꽃병 모양의 야간용 변기, 즉 우리의 요강과 같은 것을 사용했다. 그 당시엔 아침이 되면 요강 안에 있던 오물들을 창문 밖으로 버리는 것이 예사로운 습관이었다. 덕분에 아침 일찍 산책을 하다가 머리위로 오물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그 때문에 남성은 여성을 에스코트해서 건물 바깥쪽에 서서 걷는 서양식 예절이 생기게 됐고, 무언가를 머리에 쓰고, 무언가를 겉에 걸치게 되는 유행이 생기게 된다. 그렇게 생긴 것이 영국의 신사도와 버버리코트라 한다.

환경과 문화 그리고 생활사는 함께 어우려서 우리의 마음과 몸에 스며들어 있다. 자연에서 하늘은 사람에겐 마음이 되고, 땅은 몸이 된다. 이것이 인간을 소천지에 비유하는 자연의학의 관점이다.

대소변을 책임지는 대장과 방광을 하늘과 땅에 비유해보면, 대장은 땅을 닮은 곤괘에 해당하여 네모지고, 방광은 하늘을 닮은 건괘에 해당하여 둥굴다. 소변을 볼 때 숨을 참으면 소변이 잘 나가지 않고, 쉬 하면서 혹은 숨을 내쉬면서 소변을 보면 시원하게 잘 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하늘의 기운이 숨을 통해 방광까지 영향을 미치는 한 예다.

하늘의 기운이 사람에게 마음에 해당한다면, 방광의 조절과 마음의 기능과의 상관관계는 어떨까?

우울증과 방광기능은 다같이 기분을 조절하는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세레토닌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우울증과 요실금 중 어느 하나가 생리적 변화를 일으키면 다른 하나가 유발돼 서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생각됐으나 미국 워싱턴 대학의 멜빌박사가 평균연령 59세 여성 6000명을 대상으로 6년간 조사 분석한 결과, 우울증이 요실금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밝혔다.

또한 방광과 스트레스와의 가장 밀접한 질환으로 어린이의 야뇨증도 있다. 물론 선천적 장애도 있지만 야뇨증의 원인 중 90%는 심인성(心因性)이라고 한다. 무언가에 대한 심리적 저항이 작용해 신경실조를 일으키게 함으로써 신경 제어에 이상을 초래하여 오줌싸개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마음의 안정과 호흡을 통해 하늘과 소통하는 방법이 방광을 건강하게 하는 방법이다.

동의보감 탕액편 중 인부(人部)에 보면 소변은 피로와 기침을 제거하고 심폐를 윤활하게 하고, 어혈을 치료하는 약으로 언급돼 있다. 특히 어린 남자아이의 소변은 동변이라해 향부자라는 약재를 담갔다 건져 내어 실제 좋은 약으로 다용되고 있다.

방광은 노폐물 폐출에 그치는 배설의 장기만이 아니라 전신피부영양에 관계한다. 피부에 한기가 들면 방광을 통해 소변이 나가게 되는데, 겨울에 땀이 덜 나가고, 그 노폐물이 방광을 통해 소변으로 배출되게 된다. 따라서 겨울철은 여름철보다 소변을 좀 더 자주 보게 된다. 소변은 청장하고 상쾌하게 배출되어야 가장 좋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