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장에 가보면 기계적으로 볼을 때려내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무엇에 쫓기듯 몇박스를 후려 패곤 말없이 골프백을 정리해 떠난다.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다 하지만 이런 사람이 떠난 자리는 고질병만 남는다.

연습장에 많은 사람이 몰리면서 자신도 모르게 빨리 쳐 없애려는 습관이 배기 쉽다. 그러나 연습의 효과는 쳐낸 볼의 개수가 아니라 어떤 연습을 했느냐로 판가름 난다. 연습 방법이 옳지 않다면 아무리 많은 볼을 쳐내며 긴 시간 연습했다고 해도 의미가 없다. 오히려 고질병만 더 악화시키는 역효과를 초래할 뿐이다.

연습장에서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연습의 습관을 양의 연습의 아닌 질의 연습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필드에서의 상황을 연습장에서 재현, 여러개의 클럽으로 번갈아 치는 것이다.

먼저 낯익은 골프장의 코스를 머릿속에 떠올린다. 다음 드라이버를 잡고 가상의 목표지점을 정한 뒤 빈 스윙을 몇번 하고 나서 정확한 스탠스를 취하고 샷을 날린다. 잘 맞았다면 남은 거리에 적합한 아이언을 골라 어프로치샷을 날린다. 드라이버샷이 실패했다면 2온을 노리기 위해 롱 아이언이나 우드를 잡을 수도 있다. 두번째 샷을 날릴 때 역시 가상의 목표지점을 정하고 빈 스윙을 한 뒤 정확히 스탠스를 취해 샷을 날린다. 두번째 샷을 날리고 나서도 결과에 따라 샌드웨지나 피칭웨지를 잡을 수 있다.

이런 식으로 한샷 한샷을 가려가며 정성스럽게 연습을 해보면 지루하지도 않을 뿐더러 실제 라운드에서의 실전연습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때 유난히 실수가 잦은 클럽은 잘못된 이유를 찾고 좋은 스윙을 익히기 위해 반복적으로 연습하면 된다.

실제로 일본에선 직장인들이 이 연습방법을 많이 애용한다고 한다. 자주 필드에 나갈 수 없는 직장인들은 두어달에 한번 라운드 일정이 잡히면 부킹된 골프장의 코스맵을 인터넷에서 뽑아 연습장에서 머릿속으로 가상의 라운드를 도는 방식으로 연습을 한다는 것이다. 필드에 자주 나가지 않고도 좋은 스윙과 좋은 스코어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다.

요즘 대유행인 스크린 골프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스윙의 개조나 코스 공략에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스크린 골프를 대하면서도 프로그램의 종류가 많은데다 각 클럽의 비거리나 구질이 실제 라운드 때와 다르게 나타나는 바람에 거부감을 갖는 게 사실이다. 이 같은 실제와의 괴리는 샷을 감지하는 센서의 한계, 쉽게 처리할 수 있게 설정된 벙커나 러프에서의 샷, 어프로치나 퍼팅에서의 섬세한 동작을 인식할 수 없는 기계적 한계 등으로 불가피한 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골프장마다 상황과 조건이 다르듯 스크린 골프의 프로그램 역시 다를 수 있다고 인정하고 코스에 적응하듯 프로그램에 적응하겠다는 자세를 갖는다면 가상공간에서나마 적은 비용으로 가보고 싶은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즐기면서 연습효과도 거둘 수 있다. 스크린 골프에 잘 적응하지 못해 불평을 쏟아놓는 사람이라면 실제 필드에서도 미스샷이 속출할 수밖에 없다. 스크린 골프를 제대로 즐기는 사람은 필드에서도 유능한 골퍼이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