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근하고 친숙한 것일수록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정부가 작년부터 시작한 한식의 세계화 프로젝트 역시 한 해가 지난 지금까지 '뜨거운 감자'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마디씩 할 수 있는 게 한식이니까. 이러한 분위기 속에 지난달 오픈한 레스토랑 ‘비스트로 서울’에 시선이 쏠린다.

썬앳푸드라는 외식 전문기업에서 '한식의 세계화'를 내걸고 오픈한데다, 그 안의 컨텐츠 하나하나가 제법 쏠쏠해 보이기 때문이다.

삼성동 오크우드 호텔 1층에 자리한 입구에 들어서니 높은 층고가 돋보인다. 인테리어에서 오는 인상이 한식당이라기 보다는 뉴욕의 인기 있는 모던퀴진을 연상시킨다. 세계 각국의 술로 가득한 칵테일 바가 레스토랑 가장 쪽은 마련돼 있어 이런 분위기를 더한다. 오픈 스타일의 찬장을 가득 채운 엔틱한 느낌의 소반과 방짜유기들이 한식 레스토랑임을 상징적으로 나타낼 뿐, 전반적으로 군더더기 없이 세련된 느낌이다.

모던한 감성을 살린 인테리어와는 달리 식기는 모두 전통 도기를 사용했다. 전체를 한 도가에서 맞추면 편할 법도 한데, 음식마다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을 찾아주고자 여러 도가의 제품들로 구성했다고 한다.
 
메뉴는 외국인들이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에피타이져와 메인, 비빔밥&라이스 등 3가지 분류로 나눴다.

입맛을 돋굴 만한 에피타이져 메뉴로는 굴전이나 새우&해물전, 김치전 등 전요리들이 포진하고 있고, 해물과 삼겹살을 주인공으로 한 냉채류도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한치 카르파치오(1만9000원)다. 흰색 직사각형 접시에 한치 회와 얇게 썬 표고버섯이 아래에 깔리고, 맨 위에 곱게 채 썬 목이버섯과 깻잎, 형형색색의 식용 꽃잎들이 뿌려져 있다. 보기에 양식 같은데 막상 먹어보니 레몬향이 강한 간장소스가 곁들여진 한치냉채 같다. 목이버섯과 깻잎이 곁들여져 한국 음식 특유의 맛과 느낌을 잘 전달한다. 상큼하기도 하지만 약간 짭조름한 맛이 식욕을 돋군다. 

메인은 양식의 스테이크처럼 다양한 한국 고기요리들로 구성됐다. 설탕 대신 과일소스로 맛을 낸 부드러운 육질의 와규 갈비찜, 떡갈비, 차돌박이 구이 등이 주방에서 완전 조리돼 나온다. 조리되지 않은 음식이 식탁 위에 올라오거나 가위질을 하는 모습에 거부감이 있는 외국인들의 습성을 고려한 것이다.
 
시식한 메뉴는 숯불 맥적구이(2만7500원). 얇게 썬 돼지고기 목살을 된장 소스에 재워 숙성시킨 후 숯불에 구워낸 요리다. 얌전하게 채를 썬 주황빛 무채가 곁들임으로 나오는데, 고기 사이에 무채를 놓고 함께 싸먹으면 더 맛있다. 고려시대 때부터 먹었던 고기요리인 맥적을 새롭게 풀어냈다.

전반적으로 음식의 간이 조금 센 듯 해, 식사만 하기 보다는 메뉴마다 술과 매칭시키면 좋다. 30여종의 와인은 물론 다양한 전통주를 구비하고 있어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가장 인기 있는 아이템은 한 도가와 계약해서 이 곳에서만 맛 볼 수 있다는 찹쌀동동주(1만5000원). 쑥봤다(1만1000원)나 강화칠선주(1만1000원), 담솔(4만3000원) 같은 전국의 명품 약주도 눈에 띈다.

한식의 기본인 양념이나 조리법 등을 충실히 지켜가며 현대적으로 해석한 집으로 2호점은 외국에 낼 것이라고 한다.

위치 : 지하철 2호선 삼성역 5번 출구에서 선능역 방향으로 직진하다 현대백화점 끼고 우회전 공항터미널 지나 오크우드호텔 1층
영업시간 : 11:30~22:00
연락처 : 02)3406-17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