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투자 씨는 요즘 어디에 투자를 해야 할 지 갑갑할 따름이다. 부동산에 투자하자니 집값 동향이 불안하고, 은행에 넣자니 쥐꼬리만한 이자가 영 못마땅하다. 다시 불붙은 '출구논쟁'을 보니 조만간 금리가 오를 가능성도 있다. 이럴 때 은행 정기예금에 장기간 돈을 묶어둘 수는 없다. 그렇다고 주식 투자에 나서자니 겁이 난다. 코스피지수는 연중 최고치인 1750포인트를 넘어 이미 많이 오른 것같다.
이처럼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라면 한푼이라도 금리를 더 주는 단기상품에 돈을 넣어두고 잠시 쉬어가는 것이 좋다. 단기상품도 금리가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오랫동안 돈이 묶이는 것이나 섣부른 주식투자에서 손실을 보는 것보다는 낫기 때문이다.
◆연 2.4% 안팎의 환매조건부채권
증권사 PB들이 거액 투자자들의 단기 자금을 예치할 때 가장 많이 추천하는 상품이 RP(환매조건부채권)다.
류정아 우리투자증권 프라이빗뱅킹압구정 부장은 “요즘 투자 대기자금이 많은데, 주로 RP로 유도하고 있다”며 “증권사 RP는 하루만 맡겨도 은행 정기예금 수준인 연 2.4% 정도의 금리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류 부장은 “한때 연 3%의 수익률을 제공하는 회사채 7일물, 한달물이나 CP 한달물이 나오기도 했지만 RP에 비해 메리트가 적고, 요즘은 채권가격이 많이 올라 이런 상품이 나오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RP는 가입 당시 금리를 확정해 주기 때문에 잠시 머무르는 투자로 적격이다. 예금자 보호대상은 아니지만, 우량 단기채권 위주로 투자하기 때문에 원금손실 위험은 낮다.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채권정보센터(http://www.kofiabond.or.kr)에 따르면 6일 이하 RP의 최고 금리는 연 2.5%이며, 60일을 초과할 경우 연 2.7%까지 제공된다.
송승용 희망재무설계 컨설턴트는 “RP도 역시 채권이기 때문에 신용등급을 보면서 투자에 나서야 보다 안전하다”며 “가급적이면 A 등급 이상의 채권을 이용하는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하루만 맡겨도 3% 금리가 가능한 CMA
단기 금융상품의 대표 주자는 은행의 월급통장 대안으로 각광 받는 CMA다. 최근에는 투자자의 다양한 취향에 맞춘 진화된 CMA 상품들이 나오고 있다. 금리는 많이 낮아졌지만 RP보다는 높다.
5월4일 현재 단 하루만 맡겼을 때 최고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은 메리츠종금증권의 e-CMA로 연 3.0%다. 그러나 1달 이상으로 갈 때는 금호종금 e-plus CMA의 금리가 더 높다. e-plus CMA에 3개월 예치 시에는 연 3.2%, 1년이 넘을 경우에는 연 4.2%까지 제공된다.
그러나 금호종금과 메리츠종금증권을 제외하면 대부분 3개월 기준으로 연 2%대의 금리다. CMA와 비슷한 상품으로 MMF나 MMDA가 있지만, 이들 상품의 금리는 대부분 연 1%대(3개월 기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은행 MMDA 중 CMA보다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 있다. 씨티은행의 참 똑똑한 A+통장은 1~6개월 이상 예치 시 연 4.2%의 이자를 준다. 단기 상품으로는 전 금융권 상품 중 최고 금리의 상품이다.
◆CMA보다 금리 높은 종금사 발행어음
종금사에서 판매하는 발행어음은 금리가 CMA보다 약간 높다. 발행어음은 종금사가 직접 어음을 발행해 일반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상품이다. 현재 유일한 종금사인 금호종금과 종금업무를 병행하고 있는 동양종금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 등 3곳에서만 판매한다는 게 흠이다.
발행어음은 종금사가 직접 발행하는 어음인 만큼 투자자 입장에서는 예치기간이 금액에 적합한 상품을 언제든지 구할 수 있으며, 필요 시 중도환매도 가능하다. 하지만 중도환매시 일정 수준의 중도해지이율이 적용된다.
발행어음의 금리는 1개월 이상 투자 시 연 2.4~3.0%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1년 이상 투자 시에는 연 4.5%의 금리도 가능하다. 발행어음은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가 된다는 장점도 있다.
◆예금보호되는 저축은행 표지어음
저축은행에서 유망한 단기상품은 표지어음이다.
표지어음은 은행이나 저축은행 등 금융회사가 기업 등으로부터 매입한 할인어음을 근거로 발행하는 어음으로, 6개월 이내의 단기 여유자금 운용에 유리한 상품이다. 표지어음 역시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가 된다. 요즘에는 최장 1년까지 유지할 수 있도록 개발한 ‘신(新) 표지어음’도 나오고 있다.
표지어음은 일반예금처럼 만기 때 원리금을 받는 형태가 아니라 이자율로 할인해주는 방식으로 판매한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1년 만기 5%의 수익률로 가입한다면 최초 가입 때 5% 할인한 980만원을 불입하게 된다.
표지어음의 금리는 저축은행 대표상품인 정기예금과 동일하거나 약간 높은 수준이다. 1년으로 연장이 가능한 신 표지어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5월4일 현재 가장 높은 금리로 표지어음(90일 만기)을 판매하는 곳은 인천의 인천저축은행으로 연 3.7%다. 연 3.5% 이상의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은 총 105개사 중 12개사에 불과하다.
송승용 희망재무설계 컨설턴트는 “저금리 상황에서 저축은행의 표지어음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며 “거액 자산가라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을 예금자보호 한도 내에서 이용하고 나머지는 은행위주로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