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대전에 집이 있는 나주택 씨와 주거용 씨. 고등학교 친구 사이인 두사람은 대학 졸업 후 그 어렵다는 취업난을 뚫고 각각 서울과 인천에 직장을 구했다. 두사람은 아는 사람이 한명도 없는 곳에서 혈혈단신으로 생활하기보다는 서로 의지하고, 비용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함께 살기로 했다. 서로 직장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장소는 중간쯤인 부천으로 잡았다.

그러나 나주택 씨의 직장은 부천과는 거리가 좀 되는 삼성동. 이 때문에 출퇴근길에 녹초가 된나주택 씨는 결국 회사 근처에 전셋집을 따로 구해 살기로 했다. 나주택 씨가 나가면 혼자가 될 주거용 씨는 33㎡ 안팎의 원룸을 구할 생각으로 주말을 이용해 인천과 부천지역을 돌아다녔다. 나주택 씨 역시 동일한 평수의 원룸을 구하기 위해 주중에는 인터넷을 뒤지고 주말엔 회사 근처 주택가 부동산중개업소를 찾아다녔다.

하지만 나주택 씨와 주거용 씨는 이별 계획을 접었다. 각각 2500만원 정도의 전세금을 갖고 있었지만 전세집을 구할 수가 없었다. 전세를 놓겠다는 곳은 1억원 이상이 되는 반 2개 이상의 ‘큰 집’이었고, 49㎡ 이하의 원룸은 모두 월 30만~60만원의 월세를 요구했다. 뻔한 월급에 이만한 월세를 내면 생활이 곤란해 나주택 씨는 결국 비싼 월세를 내느니 몸의 피곤함을 선택하기로 했다.

요즘 원룸형 부동산시장에서 전세가 사라지고 있다. 저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집주인들이 매월 수입이 발생하는 월세로 돌리고 있는 것.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사장은 “15평형 미만 물건의 95% 이상은 월세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몇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들 소형 물건도 60% 정도는 전세였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해 말 자신의 집을 재건축해 4가구가 추가로 살 수 있는 다가구주택으로 변경한 신모 씨도 모든 가구를 월세로 받고 있다.

신씨는 “재건축을 하는 데 자금이 빡빡한 부분이 있기는 했지만, 전세보다 안정적인 수입이 발생하기 때문에 월세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직장인 최모씨는 기존에 살던 집과 계약이 끝난 후 집주인이 월세로 전환하겠다고 해 이참에 직장과 더 가까운 곳으로 옮기려다 오히려 더 먼 곳으로 옮기게 됐다. 도저히 전셋집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 인터넷을 뒤지다 간신히 전세를 찾았는데, 출근 시간은 30분 이상 더 걸리게 됐다.

최씨는 “월 40만~50만씩 하는 월세가 부담돼 전세를 알아봤는데 통 찾을 수 없었다”며 “출근시간이 좀 길어지기는 했지만 전셋집 찾은 것에 감사할 뿐이다”고 말했다.

# 2. 강남의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최고봉 씨는 최근 은행에서 주가지수연동예금(ELD)과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했다.

어차피 주택청약을 받을 것도 아니고, 아들이 나중에 독립할 때 집을 마련해 줄 수도 있기 때문에 그동안 주택청약종합저축에 대한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예금금리가 형편없어지면서 2년 이상 가입이라는 조건이 붙기는 하지만 연 4.5%의 금리는 매력적이었다. 많은 금액을 가입할 수는 없어도 그래도 그게 어디냐는 심정에 아들 이름으로 가입했다.

최고봉 씨는 워낙 주식투자나 펀드 등 주식이랑 연계된 상품은 좋아하지 않는다. 원금도 보장되지 않는 상품에 투자하는 것을 꺼리고 있기 때문. 그러나 최고봉 씨가 거래하고 있는 은행의 PB가 ELD를 적극 추천한 것. 자신의 성향을 잘 알고 있는 PB가 적극 추천하는 것을 보니 괜찮을 듯싶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잘만 하면 연 10%가 넘는 이자를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무슨 일이 있어도 원금은 보장된다는 것이 매력적이었다.

은행의 ELD가 인기상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증권사의 ELS와 비슷한 구조이지만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가 되는 원금보장형 상품이다. ELD는 일정한 범위 내에서 주가가 움직이면 보통 10%대 이상의 금리를 제공한다. 또한 주가조정기라고 생각되면 주가가 하락해도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최근 ELD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고, 은행에서도 적극적으로 이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ELD 판매액은 지난해 대비 2배 정도 늘었다”며 “정기예금 이자에는 만족 못하고, 원금손실 리스크를 피하고 싶은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만능통장이라 불리는 주택청약종합저축에 대한 판매도 대단하다는 것이 은행 관계자의 전언이다.

은행계에서는 현재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가 100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중 올해 가입자가 50만명 정도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다른 시중은행의 한 PB는 “2년 이상 예치 시 연 4.5%의 금리가 제공될 뿐 아니라 소득공제 등의 혜택도 있어 부자들도 관심을 갖는다”며 “전반적인 판매 금액은 ELD가 더 많겠지만 좌수로는 주택청약종합저축을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 3. 몇년 전까지 펀드로 한참 재미를 봤던 김도전 씨.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주가가 하락하면서 상상도 하기 싫을 정도로 손실을 입었다. 투자 원금이 한푼도 남지 않는 것은 아닌가 걱정하던 김도전 씨는 주식시장이 조금 살아나면서 펀드 누적 수익률이 -20%대 밑으로 떨어지자 이때다 싶어 펀드를 환매했다.

하지만 펀드 환매를 한 금액을 어디다 투자해야 하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직접 주식투자를 하자니 회사 업무시간에는 HTS(홈트레이딩시스템)를 이용할 수 없고, 마음고생을 잔뜩 시킨 펀드에 다시 들어가고 싶지도 않다. 그렇다고 떨어질 대로 떨어져 실질적으로 마이너스 금리인 은행예금에 눈을 돌릴 생각은 없다.

그러던 차에 직장동료가 주식으로 재미를 봤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친구도 업무시간에 투자를 못하는 것은 매한가지인데 어떻게 된 것이지 궁금해 확인해 봤더니, 증권사 랩어카운드에 투자를 한 것.

랩어카운트(Wrap)가 펀드 같은 상품인 줄 알고 있던 김도전 씨는 바로 증권사를 찾아가 자문형 랩에 가입했다.

요즘 투자자문사가 뜨고 있다. 투자자문사의 인기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증권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자문형 랩이다. 자문형 랩은 투자자문사의 자문을 받아서 증권사가 운용하는 상품으로 주식, 채권, 헤지펀드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그러나 투자자문사의 자문을 그대로 따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실상 투자자문사가 운용하는 것이나 매한가지다.

특히 주식형펀드는 주식 시장이 급락하더라도 약관상 6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해야 하지만, 자문형 랩은 0%~100%까지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데다 투자 종목을 10~20개로 압축해 공격적인 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펀드보다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동안 자체적인 랩 상품만을 선보이던 증권사들도 자문형 랩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한 투자자문사 관계자는 “펀드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자문형 랩에 몰리다보니 무시할 수 없는 트랜드가 되면서 각 증권사마다 자문형 랩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요즘 증권사에 자문형 랩 프리젠테이션 준비를 하는 시간이 업체 탐방 등보다 더 많은 시간을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무래도 랩은 펀드보다 운용이 자유롭기 때문에 랩의 인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