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대의 싱글남 국현준씨는 점심시간이면 곧잘 옥션이나 11번가 같은 오픈마켓을 찾는다. 직장 생활에 바쁜데다 개인적으로는 남자 혼자 장보기가 영 어색한 것이 사실.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오픈마켓을 찾은 국씨는 즉석밥이나 라면, 휴지와 같은 생필품은 물론 요즘에는 삼겹살이나 고구마와 같은 지역 특산물도 자주 구매한다.
 
국씨는 “아무리 남자라도 세제나 물 같은 것들은 무게도 무겁고, 또 혼자 낑낑대고 들고 오면 폼도 안난다”며 “물 같은 공산식품은 특히 오픈마켓상품구성이 다양해서 할인마트보다 대용량으로 구매할 수 있다. 대용량이면 단가도 상대적으로 훨씬 싸지는데다 한번만 구매해 놓으면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어 좋다”고 의견을 밝혔다. 
 
#2.50대의 가정주부 이민옥씨는 일주일에 한번씩 주말이면 남편과 함께 장을 보러 할인마트를 찾는 것이 오래된 습관이다. 해가 지기 시작한 선선한 저녁이면 장바구니를 챙겨 남편이 운전하는 차에 올라탄다. 간간히 시식 음식들을 집어먹으며 만두나 아이스크림 등 간식거리에서부터 핸들커버 등 남편이 필요하다는 자동차용품까지 다양한 물건을 쇼핑하다보면 2~3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이씨는 “일주일에 한번 남편과 외출을 할 수 있는 기회다”며 “이것저것 비슷한 상품들을 둘러보며 가격이나 품질 등을 비교해보고 살 수 있어 좋다. 마트 외에 다른 유통업체도 많이 이용하지만 기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저가 유통시장의 양대 라이벌이 정면으로 충돌한 '2010 新 유통전쟁'은 날이 갈수록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고 있다. 덕분에 소비자들은 신났다. 가격은 더 내려가고, 서비스는 더 좋아지니 그야말로 신나는 '불구경'이 아닐 수 없다. 선택권이 넓어지면서 각자의 상황이나 소비 취향에 따라 더 효율적인 장보기의 기술을 발휘하는 것도 가능하다. 오프라인 할인마트 vs 온라인 오픈마켓, 이 둘을 비교해 보았다. 
 

◆나는 이래서 “마켓/ 마트”에서 장본다. 
 
지난 2009년 고현정을 광고모델로 내세운 '마트 대신 옥션'이 지각변동의 시작이었다. 불과 1~2년 전만하더라도 인터넷 장보기가 생소했던 시기. 옥션은 ‘가격경쟁력’과 ‘배송시스템의 편리함’을 최대의 장점으로 공략하기 시작했다. 장볼 시간이 부족하거나 쌀, 물 등 무거운 물건을 혼자 옮겨오기 힘들었던 맞벌이 부부, 싱글족 등을 겨냥한 이 같은 전략은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 실제로 옥션은 지난 한해 생수, 음료수 매출 160% 쌀은 67% 가량 증가했으며, 세제, 화장지, 샴푸/비누 등 생활용품 매출이 2배 가까이 늘어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옥션을 필두로 11번가와 G마켓 역시 신선식품 확대 등 생필품 카테고리 강화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소비자들 역시 ‘인터넷 장보기’로 옮아가는 분위기가 확연하다.
 
50대의 가정 주부 정민주 씨는 “한달에 두어번은 여전히 할인마트를 찾지만 급하게 화장지나 주방세제가 떨어지면 인터넷을 자주 이용한다”고 말한다. 그는 “화장지가 떨어져서 할인마트를 가게 되면 아무래도 다른 것까지 장을 보게 되기 때문에 한번 갈 때마다 최소 10만원은 잡아야 한다”며 “인터넷 장보기는 필요한 물건만 그때그때 살 수 있어서 편리하다. 물건 검색할 땐 주로 아이들의 도움을 받아 필요한 용량만큼 구매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장을 보기 위해 할인마트를 선호하는 이들도 많다. 대형할인마트점 마다 패스트푸드점이나 네일숍, 치과와 같은 다양한 업종들이 함께 입점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장보기 외에 다양한 여가 시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주말이나 저녁시간이면 남편과 부인, 또 아이와 함께 장을 보러 나온 가족 손님들이 붐비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할인마트 역시 오픈마켓에 대항해 '가격 대혁명' '온라인몰 강화' 등에 주력하며 소비자들의 발길 잡기에 고심하고 있다.
 
20대 자취생인 최민정 씨는 “장을 볼 때는 할인마트가 그래도 더 편한 것 같다”고 말한다. 그는 “생필품은 늘 쓰는 물건인데 눈으로 직접 보고 사는 것이 마음이 더 편하다”며 “오픈마켓은 오히려 패션이나 상품 종류가 워낙 다양해 유혹되기 더 쉽다. 개인적으로 필요한 물건만 사기에는 할인마트가 더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장 봐보니, "가격은 마켓 勝! 품질은 잘 따져봐야"
 
그렇다면 실제로 장보기에 있어서 이 둘을 비교해 보면 어떨까? ‘오픈마켓 VS 할인마트’의  강점과 약점을 잘 보완한다면 각각의 상황에 따라 효과적인 장보기 전략이 가능하지 않을까?

아무래도 물건을 살 때 가장 먼저 따지는 것은 ‘상품의 가격’이다. 사실 제품의 품질이나 원산지 등에 따라 같은 제품이라도 천차만별이다. 때문에 아무리 계산기를 두드려 보아도 절대적인 가격 비교는 불가능하다. 그렇더래도 같은 물건을 어디서 얼마에 구매할 수 있느냐를 알아두는 것이 알뜰한 장보기의 출발점임은 분명한 사실. 지난 7~9일 기자가 직접 장보기에 나서 발품손품 팔아가며 가격비교를 해 보았다. 
 
표는 실제 장을 보면서 소비자들이 지불하게 될 금액에 중점을 둔 만큼,  절대적인 가격비교 보다는 쇼핑 가이드 정도로 참고할 만하다.
 
1+1 등 묶음 할인이 많은 오픈마켓과 할인마트의 특성을 고려, 가능하면 같은 개수로 묶인 단위를 기준으로 했다. 하지만 막상 현장에 나가보니 각 업체마다 판매하고 있는 제품의 단위가 가지각색. 때문에 가능하면 비슷한 단위의 묶음을 기준으로 개당 가격을 따로 표시해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더 싸게 장보려면, "마켓은 다양한 용량, 마트는 이벤트 적극 활용"
 
가격적인 측면만 놓고 보자면 오픈마켓이 할인마트보다 저렴한 것이 사실. 태생적으로 ‘농심 신라면’이라는 같은 브랜드를 놓고도 여러명의 판매자들이 가격경쟁을 벌이는 오픈마켓이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특히 오픈마켓에 상품명을 검색하면 제품 구성이 굉장히 다양한 것이 눈에 띈다. 예를 들어 ‘신라면30봉’에 대한 검색결과로 ‘신라면/너구리/안성탕면/짜파게티/삼양라면 30/50/60봉’으로 검색되는 식이다.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각자의 필요에 따라 신라면 5개, 너구리 10개 등으로 구매하는 것이 가능한 셈이다.

다만 가격은 잘 따져봐야 한다. 오픈마켓은 가장 낮은 가격을 대표가격으로 표기한다. 예를 들어 ‘신라면 50봉’을 구매하고 싶다면 ‘신라면 30/50/60봉 1만5000원’이라는 가격만 보고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실제 결제 시에는 1만5000원(30봉 가격)에 20봉 만큼의 추가 금액을 더 내야 한다. 이 추가 금액은 각 상품 판매자별 상품 선택 창에서 확인할 수 있다.

샴푸나 칫솔, 쌀 같은 제품들은 할인마트에서도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마켓과 비슷하거나 혹은 더욱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는 것이 가능하다. 실제로 지난 9일 찾아간 홈플러스 동대문점에서는 ‘남양 임페리얼 XO 1단계’ 분유 제품 중에서도 5개 상품의 가격으로 구매하면 1개를 더 주는 ‘5+1 이벤트’ 중이었다. 이처럼 할인마트의 이벤트는 같은 브랜드의 제품이라도 브랜드별, 품목별로 따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주 들러서 가격을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이마트 용산역점에서 주방세제 판매를 맡고 있는 직원은 “보통 할인마트 이벤트는 수요일에 새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며 “목요일이나 수요일 저녁 등에 자주 찾으면 좋은 할인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신선식품 구매, "마켓은 만족도 평가, 마트는 타임세일 눈여겨 볼 것"
    
분유나 기저귀와 같은 용품은 개당 가격을 비교했을 때 실제로 오픈마켓과 할인마트 간 가격차이는 크지 않았다. 하기스기저귀 같은 경우 할인마트가 대체로 84P, 104p 1박스 제품을 많이 판매하는 반면 오픈마켓은 60pX 2박스, 100 X 6박스 등 대용량 묶음으로 판매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용량일수록 단가가 낮아질 수밖에 없음을 감안한다면 각자의 필요와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이다.
 
프라이팬과 같은 주방용품은 할인마트 최고가와 오픈마켓 최저가를 비교했을 때 약 30% 정도 저렴한 가격. 특히 신선식품은 오픈마켓은 물론 할인마트 역시 대표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상품 브랜드가 달라, 같은 상품 브랜드로의 비교가 처음부터 불가능했다. 때문에 각 업체마다 상품별 최저가 제품을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이 역시 오픈마켓이 20~30% 정도 싼 가격을 보였다.
 
하지만 가격만으로 비교하기에는 억지스러운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 오픈마켓을 이용할 때는 특히 품질면에서는 잘 따져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홍윤희 옥션 홍보팀 부장은 "누구나 판매자가 될 수 있는 오픈마켓에서는 그만큼 가격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제품에 대한 질을 직접 구매해 보지 않고는 섣불리 알 수 없다는 것이 약점일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오픈마켓에서 ‘성주 참외’를 검색한다면, 수십개의 판매자 리스트가 동시에 뜬다. 각 제품마다 브랜드나 판매자 명 등이 혼란스러울 수도 있는 것이다.
 
최이철 11번가 홍보담당 매니저는 "옥션, 11번가, G마켓 등 각 업체별로 상품 판매자 옆에 별표나 그래프, 혹은 숫자로 만족도를 따로 표시해 놓고 있다"며 "업체 마다 구매자들이 제품의 품질을 판단할 수 있는 다양한 시스템을 마련해 놓고 있다. 후기나 이 같은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본 뒤 신중하게 구입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마트나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할인마트는 물건을 납품 받아 유통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오픈마켓보다 비교적 품질에 있어서는 믿을 만 하다. 하지만 선택할 수 있는 상품의 종류가 다양하지 못하다는 것이 반대로 약점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성주참외'는  각 업체마다 1개에서 2~3개의 브랜드만을 4~6개 봉지 형태로 묶어 판매하고 있었다.  
 
롯데마트에서 영광 굴비를 판매하는 직원은 "생선이나 육류, 과일 같은 신선식품은 저녁 시간이 되면 물건 판매를 위해 타임 세일을 실시하는 경우가 많다"며 "지금도 거의 반값에 가까운 가격에 할인 판매 중이다"고 말했다.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하거나 이벤트 기간을 적극 이용한다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입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