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회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각종 불안감이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 단순한 초조함이 증폭되어 근심스럽고 안절부절 못하는 이상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이유없이 두렵고 불면증까지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심하면 자율신경실조증, 공황장애, 우울증, 정신 분열증 등으로 진행될 수 있다.

불안감을 지닌 사람들의 심리상태를 관찰해보면 완벽주의, 이기주의, 패배주의 등이 혼재돼 있음을 알 수 있다. 무슨 일이든 조심스러워 하는 모습이 완벽주의자로 비치기도 한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소심함과 함께 "내가 실수 하면 얼마나 창피할까, 내 부족한 능력이 들통나면 어쩌나" 등의 불안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패배주의도 불안감의 원인이 된다. 세상을 능력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두가지 부류로 나누어 생각하게 되는 습성과 경쟁에서 지기 싫어하는 습성을 지닌 사람이 나보다 능력 뛰어난 사람들을 만나면서 패배주의가 마음 속에 팽배되어 자존감이 없어지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나 같은 거 아무짝에도 쓸모없어"라는 불안감과 자괴감이 생긴다.

이제마는 사상의학서 <동의수세보원>에서 불안정지심(不安定之心)을 인(仁)과 관계된 측은지심(惻隱之心)의 영역으로 배치해 놓으면서, 신장 대장 엉덩이 이하 하초의 질환을 만든다고 설명하고 있다. 불안하여 발을 어쩔줄 모르고 왔다갔다하는 모양을 조바심(躁)이라 하는데, 여기에 발족의 글자가 들어가 있는 이유도 하초를 의미한다.

잘못된 행동을 하면 밉고 싫은 건 당연하다. 하지만 그 잘못된 행동만 미워해야지, 그 사람 자체를 싫어하고 미워해서는 안 된다. 측은하게 여겨야 한다. 누군가가 보기 싫으면 안 보면 되지만, 안 볼 수 없는 가족 등 나에게 중요한 사람이 보기 싫다면, 측은지심으로 극복해야 한다.

어떤 사람의 악을 보았으면 '저 사람이 왜 저럴까? 원래는 저렇지 않았을 텐데?'하고 너그러운 생각을 갖는 것이 좋다. 측은지심을 통해 지혜가 나올 때 불안함이 안정된다. 악은 다른 사람한테 옮기면 안 된다. 선은 자꾸 옮겨야 된다. 잘 묻는다는 것은 선을 널리 퍼뜨리기 위한 것이다. 잘 생각한다는 것은 악을 되도록 퍼뜨리지 않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시경에 "자식 기르는 법 다 배우고 시집가는 여자는 없다"라고 했다. 무슨 일이든 시행착오는 있다. 제대로 후회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후회할 줄 모르면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나가기가 쉽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너그러워져야 서로를 구제할 수 있다.

내가 뭔가 뺏겼다고 불안한가? 땅은 양분을 가지고 있지만 식물에게 양분을 밀어 넣는 것도 아니고, 못 가져가게 잡아 놓지도 않는다. 인의 대표적 모습인 효(孝)라는 글자는 노(老)와 자(子)가 합쳐진 글자로, 자식이 노부를 업고 보호하고 있는 상이다.

더불어 사는 세상에 측은함은 어진 마음으로, 누구에게나 있는 심성이다. 불안증으로 고생한다면, 자연이라는 대상을 상대로 측은지심을 키워보자. 이렇게 하면 세상 모든 일이 즐거워 진다. 동의수세보원은 하초의 정(精)을 보하여, 정(定)을 만들어내는 약리적 방법론과 함께 자신의 감정(情)이 측은지심으로 가득찰 때 저절로의 면역력이 길러져 하초가, 그리고 전신이 건강해 진다는 심신합일의 치료법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