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2006년과 올해를 비교해 보는 이유는 내년 시장을 예상해 보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04년 700~900선 사이를 오르락내리락 하던 코스피지수는 2005년 1000을 돌파해 1300선까지 올라갔다. 그리고 2006년 1200~1400선을 횡보하던 코스피는 2007년 대망의 2000선을 밟았다.
올해가 2004년, 2006년과 닮은꼴이라면 2011년의 큰 장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얘기다.
◆2004년, 2006년과 무엇이 닮았나
증시 전문가들은 2004년, 2006년 증시와 올해 증시에서 어떤 공통점들을 발견하고 있을까.
2004년, 2006년 한국 경제는 기업이익은 늘어나는데 이익 증가 모멘텀은 둔화되는 시기였다. 또 경기선행지수가 꺾이면서 향후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컸다. 2004년에는 5월부터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 증가율이 하락하기 시작해 이듬해 1월까지 하락세가 이어졌고 2006년에도 2월부터 8월까지 경기선행지수가 떨어졌다.
2004년은 카드사태라는 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한 직후였고 이 때문에 금리도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위기 직후였기 때문에 주식에 대한 리스크 프리미엄이 크게 상승해 주식 값이 매우 싼 시절이었다. PER이 7~8배 수준에 불과했다.
이 같은 2004년, 2006년 상황을 2010년과 비교해 보면 매우 유사하다. 올해 우리 기업들은 1분기에 사상 최대 이익을 거뒀고 2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2분기 실적이 워낙 좋아지면서 2분기가 실적의 정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3분기에도 높은 수준의 이익을 낼 것임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이 같은 기업 이익의 급증에 대해 일부에서는 이익증가율 둔화를 우려하고 있다. 향후 경기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선진국의 더블딥 우려, 중국의 경기 둔화 등이 기업이익의 지속성에 불안을 주고 있다. 경기선행지수는 지난 1월 이후 5개월 연속 하락한 상태다.
또 카드사태 직후였던 2004년과 같이 올해는 금융위기 직후다. 금리도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아져 있다. 위험자산에 대한 기피로 인해 현재 우리 시장의 PER은 10배에 미치는 못하는 저평가 영역에 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004년 이전에는 기업들의 이익이 흑자와 적자를 왔다 갔다 했지만 2004년에는 분기당 10조원 이상을 꾸준히 벌어들이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이익 증가율은 크게 둔화됐고 경기선행지수가 하락하는 등 거시경제에 대한 우려는 매우 컸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우려와 달리 경기는 연착륙했고 기업 이익 증가율은 둔화된 반면 높은 수준의 이익이 유지되면서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던 주가가 2005년, 2007년 한단계 도약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3분기 중반부터 상승기류 예상
코스피지수가 7월 중순 들어 연고점을 돌파했다. 미국 유럽 등 대부분의 선진국 증시가 전고점과는 한참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연고점을 다시 썼다는 점만으로 우리 경제의 펀더멘탈을 보여준다. 그런 점에서 전고점 돌파의 의미는 적지 않다. 게다가 코스피지수 1760선은 거의 2년 만에 밟아보는 지수대이기도 하다.
하지만 연초와 비교하면 코스피지수는 불과 80포인트 정도 오른 것에 불과하다. 상승률로는 5%도 안 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호들갑 떨만한 일도 못된다.
관건은 지금이 강세장의 시작인지 아니면 상단이 다소 높아진 박스권의 연장인지를 판단하는 문제다. 또 현재 지수에서 10% 정도만 상승하면 대부분 증권사들이 올해 코스피지수의 상단으로 제시하고 있는 1800~1900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시장에 대한 판단은 시장 대응의 전략을 세우는데 필요한 작업이기도 하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이사)은 "2007년 경기선행지수가 반전하면서 1년짜리 강세장이 나왔다"며 "2006년~2007년의 모습이 다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달 말로 예정된 유럽 은행들의 스트레스테스트 결과와 스페인의 국채 만기로 인해 시장이 다소 조정받겠지만 그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강세장이 열릴 것으로 내다봤다. 김 이사는 "매크로(거시경제) 악재 때문에 박스권에 눌려 있었고 그 과정에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생겼다"며 "또 경기모멘텀이 없어서 문제였지만 4분기에 경기선행지수가 저점을 찍을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가는 경기선행지수의 반전에 앞서 움직인다는 점을 감안하면 3분기 중반 이후부터는 증시가 상승세를 탈 수 있다는 얘기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도 2004년~2007년과 같은 '수급의 구조적 개선+PER 재평가(Re-rating)' 장세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했다. 윤 팀장은 "기업 이익의 개선 속도는 둔화될 수 있지만 이익의 절대 수준 자체가 올라서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향후 급격한 증가 추세는 아니더라도 안정적이며 예측 가능한 이익을 창출할 수 있고 이는 PER의 재평가로 연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사장도 대세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이 사장은 "올해의 놀라운 경기회복이 반짝 경기로 끝날 수 있다는 전망이 삼성전자의 5조원 영업이익에도 주가가 지지부진한 이유"라며 "하지만 반짝 경기로 끝날 확률은 낮다"고 밝혔다. 유럽의 재정적자, 미국의 더딘 회복, 그리고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가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지만 설사 이러한 상황들이 악화된다고 하더라도 이미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우리 기업들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이 사장은 "어차피 올해는 조정장이지만 대세 상승장에 대한 믿음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하반기 시장은 주식의 비중을 구간별로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