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28일 강원도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가진 신형 아반떼(프로젝트명 MD)의 시승행사에서 현대자동차 임직원들이 입에 달고 다니던 말이다. 공식 설명회에서도 10번 이상은 들은 듯 하다.
아반떼는 국내 대표적인 준중형차다. 배기량은 1600cc이고 차체도 중형급에 비하면 작은 편이다. 이전 모델인 아반떼 HD보다 늘어났다고는 하나 전폭은 같고 전장도 2.5cm 길어졌을 뿐이다.
하지만 속은 알차다. GDI 직분사 엔진을 준중형차에 처음 적용해 최고출력 140ps, 최대토크 17.0kgㆍm의 성능을 확보했다. 연비도 동급 최강인 16.5km/l(수동변속의 경우 17km/l)를 달성했다.
신형 아반떼의 강점은 준중형에 어울리지 않을 법한 각종 안전 및 편의사양 적용에 있다. 6개가 동시에 보호하는 사이드&커튼 에어백과 충돌 시 충격으로부터 목을 보호하는 액티브 헤드레스트가 전모델에 기본적으로 적용된다. 또 타이어의 압력이 낮아지는 상황을 알려주는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나 차체자세제어장치, 샤시통합제어시스템, 급제동 경보 시스템 등 안전장치가 다수 포함됐다.
편의기능에서는 주차 시스템이 두드러진다. 평행주차 시 브레이크 페달만 조작하면 저절로 주차를 유도해주는 주차 조향 보조 시스템이 국내 처음으로 적용됐다. 아반떼가 준중형차임에도 불구하고 중형차 이상의 안전 및 고급 편의사양이 다수 포함됐음을 확인시켜주는 기능이다. 세상에 없던 중형 컴팩트의 의미는 이런 연유에서 나온 듯하다.
바람으로 그려진 우주 비행체의 느낌
첫인상은 참신했다. 날렵하고 유려한 곡선이 차체 곳곳으로 이어졌다. 현대차는 공기의 역동성을 나타내는 윈드(Wind)와 예술적 조형물을 의미하는 크래프트(Craft)를 바탕으로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신형 쏘나타에서 봤던 파격이 그대로 이어진 느낌이다.
양승석 사장은 “이제 핵사곤 모양의 전면부 그릴을 보면 ‘기아차’가 떠오르는 것처럼, 현대차를 보면 한번에 알 수 있는 패밀리룩으로 디자인을 발전시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패밀리룩을 이어가는 첫번째 차가 신형 아반떼인 셈이다.
윈드 크래프트는 내부에도 이어졌다. 센터페시아와 콘솔을 잇는 T자 형태의 전면부는 모래바람의 부드러운 곡선으로 장식했다. 아반떼 차량 내부에 앉아보니 마치 우주선에 앉은 듯 한 느낌이라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실제로 그런 느낌이 없지 않다. 마치 스타크래프트 테란족 공중유닛인 ‘레이스’가 숨은그림처럼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듯한 분위기다.
순간가속은 부족, 가속 이후는 평온
시승은 강원도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시작해 횡계IC를 거쳐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아우라지를 경유하는 130km 구간이다. 기자가 선택한 차의 색은 세련된 느낌의 산토리니 블루였다.
운전석에 오르자 오르간 식 페달이 발을 반겼다. 가속페달은 어느 때보다 부드럽게 느껴졌다. 급가속보다 부드러운 출발이 이 차의 적성에 맞는다. GDI 엔진의 힘은 1600cc라는 한계에서 강력함 보다 부드러움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변속 구간에서 과도한 엔진음이 발생하기도 했다. 추월구간에서 순간적으로 치고 나가는 힘이 아쉬웠다. 1600cc의 한계가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일정 속도 이상이 되면 가속력은 급격히 향상되는 느낌이다. 가속페달을 깊숙하게 밟자 치고 나가는 힘이 상당했다. 최고 속도 200km를 찍고 나서야 GDI 엔진이 뿜어내는 힘을 가늠할 수 있었다.
탑 모델·풀 옵션 2200만원대, 가격대 아쉬움
가격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부가세 포함 디럭스가 1340만원, 럭셔리가 1520만원, 프리미어가 1810만원, 톱이 1890만원이다. 우선 현대차 입장을 들어보자.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다 보니 다양한 편의사양을 포함했고 그만큼 가격 상승의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하지만 아반떼의 주력 차종인 럭셔리의 경우 경쟁 차종인 SM3 SE 블랙에 비해 20만원가량 저렴합니다.”
기존 준중형차에서 적용된 적이 없는 주차조향 보조시스템을 장착하자면 풀옵션 모델을 선택해야만 한다. 탑 모델에 스마트팩 등 각종 옵션을 포함하면 최고 2200만원대까지 치솟는다. 평형주차에 약한 초보 운전자나 여성 운전자가 이 시스템이 달린 아반떼를 구입하려면 기호와 무관하게 모든 옵션을 구입해야한다는 이야기다.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준중형 최초의 주차조향 보조시스템 장착 등을 포함한 것은 상징적인 의미로 봐 달라”고 설명한다. 기능과 가격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에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