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이 더운 여름날엔 체력이 떨어지기 십상이다. 굳이 복날이 아니더라도 한국인이라면 여름철 보양식을 찾게 마련이다. 떨어진 기력을 채워주는 다양한 보양식이 있지만 삼계탕만큼 친숙하고 영양가 높은 음식도 없다. 흡수가 잘되는 양질의 단백질을 가진 닭에 여러가지 약재를 곁들여 끓여내 여름을 대표할 만한 보양식이라 할만하다.

전통적인 정서가 물씬 묻어나는 인사동 맛거리에 삼계탕으로 맛에 도전장을 낸 곳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 보았다. 상호도 거창하게 '황후삼계탕'이다. 황제에게 바치는 황후의 정성을 담은  프리미엄급 삼계탕 집이란 뜻을 담았다.

대표메뉴도 황후삼계탕(3만8000원)이다. 소반의 모양새를 본 뜬 나무쟁반에 삼계탕과 양파장아찌, 무김치, 황주가 함께 나왔다. 황주를 한잔 먼저 마시고 삼계탕을 먹는 것이 맛있게 먹는 포인트란다. 한잔 마시니 싱그러운 기운이 몸 속으로 바로 퍼진다. 감액기스와 감식초로 직접 만드는 술인 황주는 에피타이저 역할을 톡톡히 한다.

이제 본격적으로 삼계탕을 맛 볼 차례다. 삼계탕 안에는 장뇌산삼과 활전복까지 곁들였다. 황후라는 말이 어울릴만도 하다. 이 곳 삼계탕만의 맛을 내는 비결 중 하나가 육수인데, 미리 만들어 놓은 육수를 사용해 삼계탕을 끓여낸다. 삼계탕 육수는 고온의 가마솥에 20여가지 정도 되는 약재와 곡류를 함께 갈아 넣고 하루 이상 끓여 만든다. 그래서 인지 여타 삼계탕집의 국물과는 다른 진한 우유빛이다.


산삼배양근과 동충하초를 곁들인 보양삼계탕(2만8000원)과 가장 기본적인 맛에 충실한 인사동삼계탕(1만4000원)도 있다. 인사동삼계탕은 영계에 찹쌀(혹은 현미찹쌀), 수삼, 밤, 대추, 마늘 등 10여가지 약재와 닭육수를 넣고 끓여낸 것으로 손님들이 가격부담 없이 편안하게 가장 많이 찾는 메뉴이기도 하다.

그릇들도 예사롭지 않다. 모두 경기도 이천 도예촌 작가들의 작품으로 맞췄다. 작은 후추병까지 도예작품이다.

삼계탕 외에 닭을 이용한 일품요리로 초계탕(2만2000원)과 닭무침(1만8000원)이 있다. 특히 초계탕은 웬만한 한식당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메뉴라 눈길이 간다. 고문헌에도 나오는 초계탕은 닭육수에 식초와 겨자를 넣고 만드는 우리의 전통음식이다. 요리법은 가장 전통적인 방법을 고수하되 현대식으로 담음새를 달리했다.

미나리와 닭살, 아롱사태, 오이로 예쁘게 탑을 쌓고, 닭육수에 식초와 겨자를 넣고 만든 초계탕 국물을 둘러 낸다. 모양새는 프랑스 코스요리에서 나올 법한데 그 맛은 지극히 한국적이다. 적당히 신미를 자극하는 겨자국물과 닭살을 곁들여 먹으면 산뜻하게 입맛을 돋운다. 소면을 부탁해 추가해 먹으면 또 다른 국수맛을 즐길 수도 있다.


전체적으로 탄탄한 기본기의 음식이 돋보인다. 조선시대 양반들의 가정에서 먹던 반가음식 그대로 미학이라는 담음새을 곁들여 새롭게 펼쳐냈다. 살짝 들어 보니 식객의 미각자문으로도 유명한 김수진 원장이 메뉴 디렉팅을 맡았다고. 분위기는 물론 음식 맛까지 괜찮은 삼계탕집을 찾고 있다면, 마음에 들만하다. 고급스러우면서도 모던한 인테리어 덕에 접대자리로도 손색없다. 
 
위치 : 인사동 쌈지길 지나 온누리수도약국을 왼편에 두고 좌회전 30m 직진 왼편 건물
영업시간 : 오전 11:00~오후 9:00
연락처 : 02)739-0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