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이 다시 뛰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후 모진 외풍에 시달리며 시련의 시대를 보낸 KB금융그룹이 다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환골탈태(換骨奪胎)를 예고하고 있다.
'경영 효율성 극대화' 신호탄
어윤대 회장이 취임 직후 가장 먼저 설립한 것이 그룹변화혁신 TFT(태스크포스팀)이다. 7월27일부터 90여 명의 임직원이 참여하는 거대한 TFT를 가동해 '비만증' 수술에 착수했다.
박동창 KB금융지주 부사장이 단장을 맡아 KB금융의 체질 개선을 주도한다. 또한 은행장을 위원장으로 KB금융지주 계열사 사장들과 지주 및 은행의 주요 임원진이 참여하는 그룹변화혁신위원회와 외부자문그룹 등이 TFT활동을 지원한다.
그룹변화혁신 TFT는 크게 △신상품 서비스팀 △채널BPR(업무프로세스재설계)팀 △비은행 계열사 성장팀 △비용혁신팀 △인사혁신팀 △리스크관리체계팀 △재무성과관리팀 △기획전략팀 △기업문화팀 등 9개 팀과 산하 23개 사업 단위를 두고 90여 명 그룹 임직원이 참여한다.
박 부사장은 이러한 그룹변화혁신 TFT 출범에 앞서 지난 7월 26일 기자들과 만나 "TFT는 경영효율성의 극대화에 목표를 두고 크게 영업수익 증대와 비용절감의 두 가지 축으로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부사장은 또한 "신상품 서비스팀과 채널BPR팀, 비은행 계열사 성장팀 등 3개의 팀이 KB금융 그룹의 수익을 증대시키는 방향을 적극 모색하고, 비용을 최적화하는 방안도 찾아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인사혁신팀에서는 여러 계층이 의견을 모아 비만한 구조를 개선해 나가고, 때때로 치료와 함께 외과적 수술도 하고 이후 재활운동도 겸할 것이라고 박 부사장은 덧붙였다.
리스크관리·심사체계도 합리적으로 개편한다. 박 부사장은 "현재 일부 물이 새는 곳들이 있는데 이 부분을 빈틈없이 막아 새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노동조합과도 정기적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TFT 참여를 협의 중이다.
목표하는 TFT의 1차 활동 시한은 연말까지다. 박 부사장은 "빠른 시간 내에 조직의 질병을 치유하자는 측면에서 에이전트의 역할을 할 것"이라며 "총 90여 명의 인원이 참여하는 TF팀의 활동 1차 시한은 연말까지 예상하지만 일이 많아질 경우 연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TFT는 어윤대 KB금융 지주 회장을 비롯해 그룹 임직원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 둥지를 틀었다. 그룹변화혁신TFT의 한 관계자는 "그간 특정 과제 수행을 위한 TFT는 숱하게 많았지만 이처럼 그룹 전체의 변화를 위한 메머드급 TFT는 2001년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합병 후 처음"이라며 "대내외적 기대가 큰 만큼 열과 성을 다해 변화와 혁신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리딩그룹을 넘어 아시아로"
KB금융의 체질 개선 노력은 조직 개편으로도 나타났다. KB금융지주와 최대계열사인 국민은행은 8월3일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철저하게 '경영효율성 제고'라는 기치 아래 조직을 통폐합했다. 중복 기능을 통폐합하고, 의사결정 단계를 축소하기 위해 본부 조직을 슬림화한 것이 특징이다.
KB금융은 우선 군살을 빼기 위해 이원화된 조직을 통폐합했다. 국민은행은 전략그룹과 재무관리그룹을 경영관리그룹으로 단일화했고, 상품그룹은 개인영업그룹과 기업영업그룹으로 분할 편입했다. 자금시장그룹은 자본시장본부로 개편됐다. 긴밀한 공조가 필요한 부서는 묶고 중복 영역을 없애 생산성 및 효율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국민은행은 이와 같이 전략, 상품, 자금시장 그룹 등 총 3개 그룹을 폐지함에 따라 기존 '13그룹-20본부-66부-2실'이 '10그룹-14본부-57부-2실'로 대폭 축소했다.
조직 슬림화와 더불어 미흡했던 부분에 대한 재정비도 단행했다. 국민은행은 기업과 외환부문에 대한 집중 공략을 위해 기업금융그룹 내 대기업·기관 고객본부를 신설하고 기업금융그룹 안에 외환업무부도 신설했다.
해외시장 공략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태세다. 기업금융그룹 산하에 글로벌사업본부를 신설해 해외사업부와 IB(투자은행)사업부, 프로젝트금융부 등을 총괄토록 했다. 리스크 관리에도 만전을 기한다. 기존 리스크 관리본부를 은행장 직속으로 개편해 리스크 관리를 강화했다.
지주사의 통할 역할은 한층 강화했다. 각 계열사의 전략과 홍보, 리서치 기능을 지주사에 집중하는 개편이 이뤄진 점이 특징적이다. 또한 그룹 차원의 일관된 전략 수립과 글로벌 전략 체계 마련을 위해 계열사 전략 수립 기능과 은행의 해외사업기획 기능을 지주사로 통합했다.
그동안 은행 산하에 있던 연구소도 '경영연구소'로 이름을 바꿔 지주사로 이관했다. 연구소 본연의 기능을 확대해 그룹 경영진의 원활한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또한 그룹 브랜드 및 기업 이미지 강화를 위해 CPRO(Chief Public Relations Officer, 최고 홍보ㆍ IR책임자) 를 신설해 홍보부와 IR부를 총괄토록 했다.
카드사업 분사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카드사설립기획단도 신설한다. KB카드는 이르면 내년 1분기 정식 설립될 것으로 예상된다. KB카드가 설립되면 2003년 9월 옛 국민카드가 은행에 합병된 지 8년 만에 다시 독립한다.
어윤대 회장은 취임사에서 "수익 창출력이 높은 신용카드 부분은 조만간 은행에서 독립시켜 그룹 사업구조 다각화의 전환점으로 활용할 것"이라며 "신용카드 업계를 이끄는 선두업체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KB금융지주는 이로써 기존 '3부문-11부-1국'에서 '1단-1연구소-11부-1국-1실'로 진용을 재정비하고, 국내 리딩 금융그룹을 넘어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으로의 도약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