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서 떡먹기"라는 속담이 있다. 어떤 일이 그만큼 쉽다는 뜻이다. 금융시장에서도 이처럼 손쉽게 수익을 내는 일이 가능할까? 얼핏 보아서 "그렇다"는 대답이 나올만한 현상은 많다. 1994년의 멕시코가 그랬다. 당시 멕시코 정부는 페소화의 금리와 환율을 둘 다 높은 수준으로 유지했기 때문이다.

돈 많은 미국인 투자자로서는 이처럼 좋은 기회를 놓치기 어려웠다. 미국 은행에 달러를 낮은 금리로 예금하느니 차라리 그것을 페소로 바꾸어 멕시코 은행에 예금하면 높은 금리가 보장됐다. 만일 페소화의 가치가 하락할 전망이었다면 환 리스크를 감수해가면서까지 모험을 할 리 만무했다. 그러나 페소는 멕시코 정부의 굳건한 의지로 강세를 유지했으므로 환율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달러에 비해 월등하게 높은 페소 예금 금리에 미국 투자자들은 대만족했다. 그들은 세상에 이처럼 쉬운 돈벌이도 없다고 생각했다. 정말 수익내기가 누워서 떡먹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1995년, 마침내 '그날'이 왔다. 높은 금리로 인한 물가압력과 무역적자를 견디지 못한 멕시코 정부가 결국 "만세"를 불러버렸던 것이다. 멕시코 정부는 페소 환율을 유지하는 정책을 포기했고, 페소는 순식간에 큰 폭으로 추락했다. 페소가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믿었던 미국 투자자들은 졸지에 페소의 대폭락으로 인해 엄청난 손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 이제까지 누워서 떡먹기로 여겨졌던 일이 사실은 재앙이었던 것이다.
 


이것과 비슷한 사례는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1997년, 태국이나 인도네시아도 같은 상황이었다. 당시 태국의 바트는 일본의 엔에 연동돼 있었다. 엔에 대해서는 고정 환율인 것과 마찬가지였던 터. 반면 태국 채권의 수익률은 매우 높았다. 따라서 엔화를 빌려서 태국의 바트 채권에 투자하면 가만히 앉아서 엔과 바트의 이자율 차이만큼을 수익으로 챙길 수 있었다. 안전한 이익인 것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태국이 IMF의 긴급금융지원을 받으면서 엔에 대한 바트의 연결고리는 끊어졌고, 바트는 엔에 대해 큰 폭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엔화를 빌려 바트에 투자한 사람들은 이중으로 손해 보는 형편이 되고 말았다. 손쉬울 것처럼 여겨졌던 수익은 사라지고 그 대신에 엄청난 손해가 찾아들었다.

주식투자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흔히 "위험이 높으면 수익도 높다"라고 말하지만, 현실에서는 그 말을 망각한다. 사람들은 높은 수익에만 정신이 팔려있지 높은 위험은 등한시하는 경향이 많다. 혹은 겉으로 보아 안전한 것처럼 여기고는 이면에 숨어있는 위험을 꼼꼼하게 확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세상에 공짜점심은 없다. 수익은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수익은 그에 상응하는 위험을 감수한 대가로 주어진다. 이익을 얻을 수도 있지만 손해를 볼 가능성도 동등하게 존재하는 법이다. 그러기에 기대되는 수익만 쳐다볼 일이 아니다. 오히려 위험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