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버킷리스트>에서 주인공 모건 프리먼은 갑작스런 병으로 입원한 어느 날, 대학 신입생 시절 철학교수가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 보고 싶은 것들을 적은 '버킷 리스트'를 만들라고 했던 일을 떠올린다.

영화 속 재벌 사업가인 잭 니콜슨은 돈 안 되는 '리스트'에는 관심이 없다. 돈을 벌고 사업체를 늘리기에 바쁜 그는 인수 합병이나 고급 커피 외에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생각할 겨를이 없다. 너무나 다른 두사람이지만, 서로에게서 중요한 두가지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나는 누구인가 돌아보고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 또 남은 시간 동안 하고 싶던 일을 해야겠다는 것이다. 
 
의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병원을 뛰쳐나간 두사람은 '리스트'를 행동으로 옮긴다. 광대하고 아름다운 세상 속에서, 그들은 목록을 지워나가기도 하고 더해 가기도 하면서 어느 누구나 풀어가야 하는 어려운 문제들과 씨름한다.
 
죽음을 앞 둔 상황에서도 꿈이 있고, 그것을 위해 거침없이 살아가는 모습을 표현한 버킷리스트를 보면서 소양인의 사무능력을 설명해 보고자 한다.

동의수세보원 확충론에 소양인은 사무에 능하다고 언급되어 있다. 민달어사무(敏達於事務)란 용어가 있는데, 민첩하고 활달하게 사무해 나아간다는 뜻이다. 민달하게 나아간다는 건 막힘이 없다는 것으로, 자신이 가야될 길을 알았기 때문에 거침이 없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그 길을 제시해 줄 수 있는 능력, 그것이 소양인의 사무능력이다.

소양인은 다른 체질보다 기본적으로 IQ가 높다. 순간 암기력 혹은 순간 응용력이 좋다. 순간 암기력이 좋으니 젊어서 당일치기 공부습관이 배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순간 암기력은 장기간 암기력 즉 기억능력과는 거리가 멀다. 순간 집중에 의해, 필요에 의해 외웠던 지인의 전화번호 주소 심지어 차번호 까지도 머리에 떠오르지만, 관심을 갖지 않고 보았던 책이나 영화의 결말조차도 깜박 잊어버리는 것이 소양인의 특징이다.

결국 마음을 써서 집중했는가, 아닌가에 따라 엄청난 능력이 발휘되는가 전혀 무능해 보이는가가 결정된다. 단순작업을 해도 배우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 다만 금방 싫증이 나 마음이 떠나면 자꾸 실수하게 된다.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명분과 대의가 없다면 금방 싫증을 느끼게 된다.

여러 체질 중 순간을 폼생폼사로 살아가는 체질이 소양인이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오늘의 불행을 감내하는 '고진감래'를 소양인은 이해하고 실천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래서 참을성이 없어 보이고, 변덕쟁이로 보이며, 노력과는 거리가 먼 사람으로 보인다.

그러나 마음에 명분이 선다면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보인다. 진중하며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돌변한다. 사무(事務)의 사는 '섬길 사(事)'자로 무엇을 섬기는 가 하면, 천성 즉 자신의 본마음을 섬기는 것이다. 욕심대로의 마음이 아니라 지극한 본심으로 세상을 살만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 일한다. 사무의 무는 '힘쓸 무(務)'자다. 무(務)라는 것은 '곤란에 맞서 나아가는 것'으로 어떠한 역경이든 헤쳐 나가는 모습이다. 사무라는 것은 본심의 발휘를 위해 어떤 곤란이 있어도 헤쳐 나가는 지혜인 것이다.
 
소양인의 사무는 명분과 대의가 중요하다. 명분과 대의가 마음에 확립되고 나면, 어떠한 일이든지 척척해 나간다. 따라서 출세와 권력에 대한 욕심보다는 삶의 가치를 존중하는 꿈이 선다면 스스로 용감해지고 세상을 헤쳐 나가는 동기부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