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주식형펀드도 안 되고, 장기주택마련펀드도 안 되고…' 이씨는 "펀드 수익률은 기본이고, 소득공제 혜택까지 챙기고 싶은데 마땅한 상품이 눈에 띄지 않아 속상하다"고 하소연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소득공제 혜택을 주던 금융상품들이 올해는 아쉽게도 대거 사라졌다. 그렇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다.
이씨처럼 '펀드 수익률+&'를 노리는 직장인이라면 연금펀드를 눈여겨보는 것이 좋다. 현재 남아 있는 유일한 소득공제용 펀드이기 때문이다.
◆ 펀드 대량 환매 속 '나 홀로 증가?'
연금펀드는 최근 몸살을 앓고 있는 펀드 환매 대열에서도 멀찌감치 비껴나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8월 초 연금펀드 설정액은 4조1970억원. 이는 전월대비 794억원, 1년 전과 비교하면 6166억원이나 늘어난 것이다. 매월 500억~700억원의 자금유입이 꾸준히 이어지며 '대량 환매의 무풍지대'를 자랑하고 있다. 소득공제가 되는 유일한 펀드로 인기를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
연금펀드는 납입한 금액의 100%(연 300만원 한도)까지 소득공제가 가능하다. 개인연금, 연금저축, 퇴직신탁, 퇴직연금 등이 이에 속하는데, 현재 신규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은 연금저축과 퇴직연금뿐이다.
연금펀드의 절세효과는 과세표준이 큰 대상자일수록 크다. 가령 8800만원 초과 과세표준 대상자라면 연금펀드에 연 300만원 불입 시 115만5000원의 절세효과가 있기 때문에 전체 납입금액 대비 세금 환급 금액 비율은 38.5%에 이른다.
그러나 연금펀드가 안정적인 소득공제용 상품이라고 해도 무턱대고 가입하는 것은 금물이다. 기본적으로 펀드라는 투자 상품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심진수 미래에셋증권 팀장은 "연금펀드도 여느 펀드와 마찬가지로 어떻게 시장에 대처할 수 있느냐를 알아보는 게 기본"이라고 말했다.
또한 장기적인 시각에서 접근하는 것이므로 라이프사이클에 따라 안정적으로 적립해나가는 것이 권유된다. 연금펀드 의무가입기간은 최소 10년이다. 연금은 55세부터 5년 이상 1·3·6개월 또는 1년 단위로 받을 수 있다. 심진수 팀장은 "근로기간이 상당히 남아있는 젊은 투자자들이라면 주식형을 중심으로, 40~50대 이후에는 채권형 부분을 중심으로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보수도 체크해보자. 임진만 신한금융투자 펀드애널리스트는 "투자기간이 길다 보니 0.01%의 작은 차이도 나중에는 크게 벌어질 수 있다"면서 "과거 수익률이 비슷하다면 보수가 낮은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러한 연금펀드에 가입한 후 중도 해지하는 경우에는 특히 가산세를 물어야한다는 점을 명심하자. 이민홍 한국투자증권 자산컨설팅부 연구위원은 "연금펀드에 가입한 후 중도해지 하는 경우에는 소득공제를 받은 금액과 발생이익분에 대해 기타소득세(22%)로 과세되며 5년 내 해지하는 경우에는 납입 누계액의 2%에 상당하는 해지가산세가 추징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 연금펀드, 수익률 높이려면?
'가장 똘똘한 연금펀드는?'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년 수익률이 가장 높은 펀드는 삼성자산운용의 '삼성클래식연금증권전환형자투자신탁 1'로 12.35%에 달했다. 같은 기간 신한BNPP운용의 '신한BNPP 해피라이프연금브릭스증권자투자신탁 1'이 12.34%, IBK자산운용의 'IBK연금증권투자신탁'이 11.86%로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퇴직연금으로는 KB운용의 'KB퇴직연금증권자투자신탁'의 최근 1년 수익률이 18.27%로 가장 높았다. 이어 KB퇴직연금성장60증권자투자신탁(주식혼합) 13.60%, PCA자산운용의 'PCA퇴직연금업종일등증권자투자신탁A-1'이 13.4%,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퇴직플랜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이 12.44%였다.
그렇다면 연금펀드의 수익률을 보다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대부분의 연금펀드는 증시 상황에 따라 주식형·채권형, 채권형·혼합형으로 갈아탈 수 있는 전환형펀드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연구원은 "비교적 안정적인 상품이라 평가받는 연금펀드도 전환권을 잘 활용한다면 비교적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전환권은 여러개의 펀드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신탁 약관에 의해 채권형에서 주식형, 주식형에서 채권형으로 갈아타거나 투자지역을 바꿀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연금펀드 투자자는 1년에 보통 2~4회까지 전환권을 행사할 수 있다.
우리투자증권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2000년 1월 1일∼2009년 12월31일을 연금펀드 투자기간으로 보았을 때 주식형에만 투자했을 때는 164%, 채권형에만 투자했을 때는 70%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투자자가 주식형과 채권형펀드로 적절히 전환했다면 주식형 및 채권형에 각각 투자했을 때보다 초과 수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 이후 주식시장이 박스권 장세를 보였던 시기에 채권형펀드에 투자하고, 기업들의 이익이 증가하며 코스피 상승 압력이 높아진 2005년을 기점으로 주식형 연금펀드에 투자하는 것으로 가정해봤다. 또한 2008년 1월1일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식시장의 상황이 좋지 않을 때 다시 채권형 펀드로 갈아탔다고 해 보니 수익률은 228%에 달했다.
장춘하 연구원은 "이와 같이 지난 10년 동안 크게 2번만 전환권을 행사했다면 높은 수익률이 가능했다"며 "연금펀드를 보유만 할 게 아니라 전환권 행사를 통한 연금펀드 가꾸기로 초과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지금은 주식형 비중을 높여야할까, 채권형 비중을 높여야할까? 이에 대해 장춘하 연구원은 "아직까지는 기업 이익이 높기 때문에 주식 비중을 더 늘리는 연금펀드 투자 전략을 고려할 만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