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사무실인 을지로까지 출근하는 길은 그야말로 전쟁이다. 특히 요즘같이 더운 날에는 출근길 짜증이 극에 달한다. 한씨가 콩나물시루에서 시달리는 시간은 어림잡아 1시간 10분. 퇴근길까지 합하면 2시간 30분이 조금 더 걸린다. 고된 출퇴근길 때문에 한씨는 이직을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1시간 35분, 1040만명. 서울에서 매일같이 발생하는 1일 평균 출퇴근 시간과 대중교통 이용자 수다. 최근 KT가 이러한 비용 문제와 생활의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워킹시스템을 직접 운영하고 판매하겠다고 나섰다. 스마트워킹은 반드시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고 집이나 가까운 지점으로 출근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KT는 8월23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분당사옥에 스마트워킹센터를 개관하고 9월부터 직원들을 대상으로 스마트워킹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스마트워킹을 내부에 먼저 적용하고 서비스 효과를 외부에 알려 국내 스마트워킹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계산이다.
KT는 먼저 육아여성과 R&D 및 지원업무를 담당하는 직원 중 희망자를 대상으로 자택, 스마트워킹센터, 사무실 등 자유롭게 근무장소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KT는 분당 스마트워킹센터를 시작으로 9월말까지 고양, 서초 등에 추가로 2개의 센터를 개설하고, 연말까지 노원, 안양 등 6개소를 구축할 예정이다. 또 2012년 말까지 전국 30개 지역에 스마트워킹센터를 구축한다.
스마트워킹센터는 원격지에 사무실이 있는 직원이나 출장 온 직원이 원할 때 이용할 수 있는 사무공간이다. 예를 들어 분당에 거주하는 직원이 광화문의 사무실로 출근하는 대신 분당의 스마트워킹센터로 출근할 수 있다. 스마트워킹센터에는 고해상도 화상회의실과 타인과 구분돼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콰이어트 룸’ 등이 구축돼 있다.
1인기업을 위한 스마트비즈니스센터는 좀더 일찍 시작한다. 중소기업청과 지난 6월 체결한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공동지원협약에 따라 9월6일부터 성남시 KT 모란지사 내에 스마트비즈니스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180평 규모의 1~4인실 규모의 33개 사무실과 휴게실, 회의실 등이 구비됐다.
KT가 스마트워킹에 주력하고 있는 것은 인프라 활용 측면의 장점 외에도 향후 스마트워킹이 새로운 성장모델이 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KT에 따르면 오는 2015년에는 현재 5인 이상 사업장에 근무하고 있는 1150만명의 노동인구 가운데 230만~350만명이 스마트워킹 형태로 일하게 될 전망이다.
KT는 스마트워킹을 도입하는 업체들에게 컨설팅, ICT인프라 및 공간을 패키지로 제공해 스마트워킹 시장의 50%를 확보한다는 목표다. KT는 이미 행정안전부의 스마트워크센터 구축사업을 수주해 현재 서울 도봉구청과 KT 분당지사에 센터를 구축 중이다.
KT 석호익 부회장은 “스마트워킹은 조직문화의 혁신, 법 제도적 정비, IT 인프라와 솔루션 및 노사를 망라하는 조직구성원의 인식확산이 뒷받침돼야 하는 어려운 과제지만 KT 뿐 아니라 국가경쟁력 강화 차원에서도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며 “KT가 가진 역량을 바탕으로 스마트워킹을 조기에 확산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스마트워킹 보급률은 1% 미만이다. 만약 350만 명에게 스마트워킹을 적용할 경우 연간 공간효율화를 통한 직접비용 3300억원, 출퇴근시간 2.5만년, 연료절감 2억리터, CO2 46만 톤 감축효과가 있는 것으로 KT는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