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이들의 선물이 몰리는 명절, 가장 중요한 원칙은 ‘미리미리 준비해서 미리미리 보내기’. 바쁜 일상에 떠밀려 일을 추석 코앞까지 미뤄뒀다가는 경황이 없어 좋은 선물을 제대로 고르지 못하거나, 택배에 걸려 추석이 지난 뒤 선물을 도착하는 민망한 일이 종종 발생하곤 한다. 특히 올해는 태풍의 영향으로 청과물 등의 물량 공급이 순탄치 않아, 발빠르게 추석 선물을 확보해 놓아야 한다는 게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조언.
갤러리아백화점 식품팀 송환기 팀장은 “올해 추석 선물세트는 산지 작황부진, 어획량 감소, 호우와 폭염 등으로 야채/청과/생선 등 선물세트의 가격이 5%에서 많게는 20%이상 가격이 올랐다”며 “건식품/공산식품 등 비교적 저가 상품과 고급 정육/생선 등 고가 상품으로 예년보다 뚜렷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고 말했다.
◆태풍이 휩쓸고 간 자리, ‘귀하신 몸’ 청과물
이맘때쯤 되면 치솟는 추석 물가에 예민해 질 수밖에 없는 것이 주부들의 마음이다. 특히 올해는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악재가 너무 많았다.
특히 청과는 주부들의 ‘추석 장바구니’를 어렵게 하는 대표적인 품목. 봄철 냉해 피해와 마른 장마, 이른 추석으로 인해 상품성이 떨어져 산지물량이 지난해보다 10%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가격은 10~15% 정도 상승했다.
당도 등 품질도 고민이다. 롯데 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10월에 추석이 있어 당도가 매우 좋았던 반면, 올해는 봄철 이상저온으로 인해 당도가 조금 떨어진다”며 “알맞은 당도를 지닌 품질 좋은 상품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들 역시 추석선물 판매를 위해 ‘품질 좋은 청과물’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는 분위기다.
신세계백화점은 품질 좋은 청과를 확보하기 위해 11곳의 신규 산지를 개발, 기준 당도와 크기를 높인 ‘청과 선물 세트’를 선보일 계획이다. 물량 또한 지난해보다 40%가량 늘린 4만 세트를 기획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배, 사과 중심의 단순한 선물세트 구성에서 벗어나 메론과 배, 망고 키위 등 혼합선물세트의 종류와 가격대를 다양화하는 전략을 택했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비파괴선과 검사를 통해 우수한 당도와 외관 상태의 과일을 선별, 선물세트로 판매할 예정이다. 특히 당도는 사과 15브릭스 이상, 배 12브릭스 이상, 한라봉 1브릭스 이상의 상품을 선별 구성해 일반 과일세트에 비해 당도가 높은 과일을 맛볼 수 있다.
◆ 가격 오른 과일 덕에 ‘고기 선물세트’ 인기!
과일이 ‘비싸고 귀하신 몸’으로 등극함에 따라 이보다는 상대적으로 가격상승폭이 작고 푸짐하게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더욱 인기를 얻고 있다.
정육 품목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생산이력제도가 자리를 잡으면서 가격이 작년 추석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갤러리아 백화점 관계자는 “현재 한우의 시세는 떨어졌지만 한우에 대한 수요가 지난해보다 많이 늘었다”며 “지난해와 비교해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면서,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고급한우에 대한 수요 역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은 최고급 한우세트인 5스타 한우를 15%, 냉장후레쉬육세트를 10%늘리는 등 세트 물량을 작년보다 40%가량 늘린 4만2000세트 준비했다. 갤러리아백화점 역시 한우정육실속세트, 호주산청정세트 등 10만원대 초반의 중저가 세트를 주력 상품으로 내걸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3대 전통한우 품종인 황우, 제주 흑한우, 칡소를 이번 추석에 유일하게 모두 선보인다. 특히 검은 털의 제주 흑한우는 옛날 임금에게 진상했던 토종 한우로 제주도에서 현재 400여마리 가량 사육되고 있는 희소성이 높은 한우다. 올 추석에 준비한 물량도 7두로 한정돼 있다.
백화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저렴한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5만~10만원대의 한우, 육우, 수입육 등 고기선물세트를 대량 주문하는 추세다. 11번가 최이철 매니저는 “8월 말 ‘추석 선물 예약 판매’가 시작된 이후 예년에 비해 추석 선물 대량구매 주문 건수가 30% 정도 늘었다”며 “6만4000원 가격의 ‘호주 청정우 찜갈비 세트’를 15.5% 할인해 5만4900원에 판매중인데 가장 가 인기다"고 밝혔다.
G마켓 신선식품팀 고현실팀장은 “작년에는 저렴한 1만~3만원대의 실용선물세트가 잘 판매된 반면 올해에는 3만~5만원대의 고급선물세트가 인기상품으로 자리잡았다”며 “최근 가격이 크게 오른 과일보다는 육류나 해산물, 건강식품을 선호하는 추세이고 10만원 대 이상의 고가제품을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온라인몰 신선식품에 대한 선호도가 상승해 고급선물 중에서도 특히 국산육류나 과일, 해산물 등이 인기 추석선물로 자리잡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사골 1.5kg, 우족 1EA, 사태 1.5kg으로 구성된 '팔공상강한우 효도보신세트 1호’(12만원)”를 대표적인 인기 상품으로 꼽았다.
◆수산물세트, 가격 부담 줄이고 구성은 다양
수산물의 경우 명절 주요 품목인 굴비, 건옥돔, 대하 등이 이상저온 등의 영향으로 어획량이 대폭 감소, 품목별로 5~20% 정도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그중 가장 많이 오른 것은 ‘갈치’. 유통업계에서는 미리 물량을 확보해 놓거나 옥돔과 갈치 등 다양한 상품 구성을 활용한 중저가 선물 세트로 소비자들의 부담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지난 설 직후부터 갈치와 굴비 물량을 사전에 비축하고 목포, 영광 등 신규 산지를 발굴해왔다”며 “수산물세트는 지난해와 비슷한 가격 수준으로 유지하고, 물량은 작년 대비 35%가량 늘여 2만5000세트를 준비해 놓고 있다”고 밝혔다. 갤러리아 백화점은 모슬포 옥돔과 갈치의 혼합 세트 12만원, 모슬포 갈치, 고등어, 옥돔의 혼합세트를 10만원에 판매 중이다. 현대백화점은 식품전문 기업인 현대그린푸드에서 길이가 33cm이상인 대형 참조기를 선별해 엮은 명품 선물 세트 ‘현대 명품굴비’(가격 200만원)를 선보인다. 희소성이 높다보니 추석 동안에는 150마리 15세트 한정으로 선보인다.
◆가격 내린 자연송이, 곶감 ‘건식품 선물세트’ 노려볼 만!
추석선물세트 품목 대부분의 가격이 올랐지만, 작년과 비교해 소폭 하락한 품목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자연송이, 곶감과 같은 ‘건식품 선물세트’다.
갤러리아 백화점 관계자는 “자연송이는 수확량 증가로 지난해 추석과 비교해 5~20% 정도 산지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 수삼과 더덕, 버섯 등도 전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곶감의 경우도 지난해 이른 추석으로 상품 판매 시기를 놓쳐 재고물량이 풍성하기 때문에 5~10% 정도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