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사장의 인상만큼이나 그의 회사 경영방식도 역동적이다. 스탠다드차타드증권은 SC제일은행을 모기업으로 설립된 증권사다. 2005년 제일은행을 인수한 스탠다드차타드그룹이 국내 증권업계에도 진출했다는 점에서 주목 받았다.
그렇지만 정 사장은 대표이사로 취임할 때부터 기존 외자계 증권사의 이미지에 갇혀 있지 않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실제로 회사가 설립된 지 2년이 조금 넘은 지금까지 정 사장은 적극적인 비즈니스를 통해 현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리고 그 다음 단계는 은행과의 시너지를 더욱 극대화하는 일이다.
◆글로벌-로컬 '두마리 토끼 사냥'
1985년 대우경제연구소에서 애널리스트로 증권업계에 첫발을 들인 정 사장은 대우증권 IB본부장, 굿모닝신한증권 홀세일 사업본부장 등을 거친 증권업계 브레인으로 통한다.
그래도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의 첫수장을 맡은 것이 만만치는 않았을 터. 일단 정 사장은 뚜렷한 목표를 하나 세웠다. 외자계 증권사인 스탠다드차타드증권의 현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겠다는 것이다.
글로벌과 로컬 비즈니스 두분야 중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모두를 성공적으로 하겠다는 각오다. '글로벌이면서 로컬, 로컬이면서 글로벌'이 정 사장이 생각하는 스탠다드차타드증권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다른 외자계 증권사와 달리 로컬 영역에서도 비즈니스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보통 외자계 증권사는 글로벌을 대상으로 사업을 하기 마련이지만, 스탠다드차타드증권은 로컬을 대상으로도 브로커리지를 한다"는 말에서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정 사장의 의지가 엿보인다.
정 사장은 특히 스탠다드차타드증권이 채권과 구조화상품 부문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고 자평한다. 스탠다드차타드 본사의 노하우와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도 정 사장의 이 같은 경영전략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은행과 시너지 극대화
현지화에 이어 정 사장이 목표하는 또 다른 것이 은행과의 시너지 효과를 최고조로 올리는 일이다. 물론 은행과의 윈윈전략은 정 사장 취임 당시부터 꾸준히 진행돼 왔다. 스탠다드차타드증권이 SC제일은행 고객들을 대상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그 효과는 앞으로 더욱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실 정 사장이 스탠다드차타드증권의 대표로 취임했을 당시 외국계증권사, 신설증권사, 최고경영자(CEO)라는 세 가지 측면 모두 그에게 새로운 경험이었다. 공교롭게도 회사가 설립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위기도 닥쳤다.
하지만 정 사장은 25년간 증권업계에서 경험하고 익힌 이론과 실무 능력을 바탕으로 스탠다드차타드증권을 안정되게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정 사장은 업계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실력파 증권맨으로 통하는 만큼 신설 증권사의 수장으로도 충분히 제 역할을 하고 있다"며 "평소 소탈하고 활동적인 그의 성격이 회사의 역동적인 경영전략에도 그대로 반영돼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멀티맨' 정유신 사장은 대체의학 전도사
정유신 사장은 스스로를 '멀티플레이어'라고 소개한다. 증권사의 CEO란 직책을 떠나 개인적인 삶의 방식을 의미하는 말이다. 조금 더 쉽게 표현하면 욕심이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은 사람이란 의미다.
학력을 살펴봐도 '멀티플레이어'의 모습이 느껴진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정 사장은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리고 1997년에는 Wharton Business School MBA 과정까지 마쳤다.
여기까지는 많은 CEO들이 거치는 과정일지 모른다. 그렇지만 정 사장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 후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을 졸업한 데 이어 올해는 경기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과정까지 마쳤다.
그런데 더 특별한 점이 있다. 정 사장은 이미 '대체의학 전도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가 대체의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어린 시절 몸이 많이 아팠기 때문이다.
정 사장은 "청소년 시절과 대학생 때 몸이 안 좋아서 고생했고, 몸이 아프니 정신 상태도 약해진다는 것을 느꼈다"며 "이래선 안 되겠다는 생각에 의학에 관심을 갖고 대체의학 관련 서적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고 말했다.
그가 탐독한 대체의학 서적만 해도 1000권을 넘는다. 정 사장은 이를 바탕으로 가끔 언론 등을 통해 대체의학 관련 칼럼을 쓰기도 한다. 지인들은 대체의학에 관한 책도 직접 써서 출판할 것을 권하고 있어 그의 작품이 기대된다.
대체의학에 대한 관심이 큰 만큼 그의 최종적인 꿈도 특별하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변치 않는 소원이 있는데, 바로 학교와 병원을 설립하는 일입니다. 어린 아이들을 위한 좋은 교육시설과 노인들을 위한 병원을 설립하는 것이죠."
[경력]
1985 대우경제연구소 입사 - 증권조사실 애널리스트
1992 대우경제연구소 채권팀장
1997 대우경제연구소 금융팀장
1999 대우증권 채권영업부장
2000 대우증권 ABS&파생상품부장
2002 대우증권 IB 본부장
2005 굿모닝 신한증권 캐피탈마켓 & IB사업본부장, 부사장
2006 굿모닝 신한증권 상품운용/ 개발본부장
2006 굿모닝 신한증권 홀세일 사업본부장
2008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