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혜의 정도와 시기에는 각각 차이가 있겠지만, 예상되는 수혜주에 주목하며 투자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다만 국가 정책으로 인해 수혜가 예상되더라도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미FTA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떠오르는 업종은 무엇이며, 해당 업종 중 올해 주가 상승률이 높은 종목들은 무엇이었는지 알아보자.
◆한미FTA로 웃는 업종들은?
증시전문가들이 꼽는 한미 FTA의 최대 수혜업종은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이다. 이밖에 섬유(의류), 운수(항공·해운), 제약 업종 등도 한미 FTA의 수혜가 기대되는 업종들이다.
일단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업체는 한미FTA로 관세 인하 효과를 볼 수 있게 됐다. 미국시장 공략을 강화할 수 있는 길을 터 준 셈이다. 자동차부품 관련 기업 역시 완성차업체 이상으로 큰 효과가 기대되는 업종이다.
섬유업종도 관세가 단계적으로 인하되면 대미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항공·해운 등 운송업계의 경우 양국 간 거래 증가로 물동량이 늘면서 수혜가 예상된다.
제약업종은 조금 특별하다. 당초 한미FTA는 제약회사들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평가였다. 하지만 재협상을 통해 일정 부분 수혜를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핵심은 '특허-허가 연계제도'에 있다.
정보라 대신증권 선임연구원은 "특허-허가 연계제도는 제네릭 매출 비중이 높은 국내 제약사들에게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며 "하지만 이 제도가 3년 유예됨에 따라 향후 2~3년간 특허 만료되는 블록버스터 약품들로 인한 매출 성장이 담보됐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신약개발 및 해외진출에 필요한 경쟁력을 키울 시간을 확보했다는 것이 정 연구원의 분석이다.
오재열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미FTA 자체로는 증시에 긍정적이다. 각각의 섹터에 따라 다르겠지만 증시에 크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이번 협상을 통해 많은 것을 양보했기 때문에 기대효과 역시 크게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수혜업종 최강 종목은?
에프앤가이드를 통해 운송, 제약 및 바이오,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내구소비재 및 의류 등 한미FTA 수혜종목들의 올해 주가 상승률을 알아봤다. 12월8일 기준으로 연초대비 주가상승률이 100% 이상이거나, 한미FTA 타결 시점인 12월3일 종가 대비 상승률이 10% 이상인 종목들은 총 33개인 것으로 조사됐다.
무엇보다 올해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인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주가 절반 이상인 21개 종목으로 가장 많았다. 자동차부품주인 화신과 화승알앤에이는 각각 연초 이후 216.73%와 206.31%의 높은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완성차업체인 기아차의 연초 이후 주가 상승률은 149.52%인 것으로 조사됐다. CT&T, 파브코, 성창에어택, 디브이에스, 한일단조, 신창전기 등은 3일 대비 10% 이상 주가가 올라 한미FTA 수혜를 짐작케 했다.
운송업체 중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강세가 눈에 띄었다. 아시아나항공의 연초 이후 주가상승률은 무려 178.58%이며, 3일 이후에도 14.45% 주가가 올랐다. 제약 및 바이오 업체의 경우 셀트리온이 연초 이후 124.36% 주가가 올랐으며, 스카이뉴팜의 경우 올해 주가가 -50%이상 떨어졌지만 한미FTA 타결 후에는 14.73%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관련 수혜주로도 주목받고 있는 내구소비재 및 의류 업종 중에서는 올해 에스아이리소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이 종목의 연초 이후 주가상승률은 무려 763.79%이다.
지난 10월 말 매일상선에서 사명을 변경한 에스아이리소스는 최근 러시아 석탄채굴, 운송 및 판매사인 우글레고르스크우골의 지분 2만2918주를 160억원에 취득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밖에 백산과 베이직하우스의 주가는 각각 연초 이후 277.33%와 178.24% 상승했다. 와이비로드, 아티스, 연합과기 등은 3일 이후 각각 17.65%, 17.06%, 11.5% 주가가 올랐다.
정보라 연구원은 "한미FTA 수혜업종으로 예상된다고 해도 섣불리 투자해선 안 된다"며 "수혜업종 중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을 선별하는 작업이 필수이다"라고 조언했다.
"한미FTA의 주식시장 영향력은 제한적"
한미FTA 타결에 대한 주식투자자들의 기대감이 크지만,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도 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보았을 때 FTA 양보에 대한 환호도 실망도 생각보다는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그는 "FTA 타결 후 자동차부품업종의 경우 현대모비스는 상승했지만 만도와 한라공조는 약세를 보이는 등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며 "제약업체들도 동아제약, 한미약품 등은 하락한 반면 녹십자, LG생명과학 등은 주가가 올라 반응이 고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직 남아있는 리스크 요인이 일부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박 연구원은 "미국이 추가 협상에 성공함으로써 EU 역시 미국과 동일한 수준의 특혜를 주장하며 추가 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한미FTA를 보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봐야 한다는 게 박 연구원의 의견이다. 그는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 입장에서 개방의 논리는 불가결한 선택"이라며 "협상의 내용에 업종의 펀더멘털을 변화시킬 근본적인 요소가 없다면 큰 그림을 그리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