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을 고민에 빠뜨리는 가장 큰 문제는 체크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압박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체크카드의 가맹점 수수료율을 인하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체크카드는 신용카드에 비해 자금조달 비용이 적고, 부실에 대한 부담이 없기 때문에 가맹점 수수료율을 낮출 수 있다는 것.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지난해 12월17일 직불카드 수수료율을 1.30%에서 0.30%로 대폭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하면서 우리나라 금융당국도 수수료율 인하폭을 놓고 고심 중이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수수료율 대폭 인하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체크카드는 신용카드와 달리 할부나 현금서비스 기능이 없기 때문에 수익성이 떨어지는데 수수료율까지 대폭 인하하면서 활성화에 나설 수는 없다는 것이다.
특히 현대·삼성·롯데 등 기업계 카드사는 체크카드 거래 시 제휴 은행에 0.3~0.5%의 계좌이용 수수료를 추가로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기업계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기업계 카드사는 은행에 계좌이용 수수료를 별도로 지급하고 있다”며 “체크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할 경우 은행 거래 프로세스 비용의 인하가 함께 이뤄지지 않으면 수익성을 보전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국내와 해외의 카드 수수료 체계가 많이 다른데 미국 등의 사례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미국, 유럽, 호주 등은 가맹점에 가맹거래, 결제시스템 구축, 거래내역서 발급 등 다양한 명목으로 수수료를 부과한다. 카드 회원에게도 여러 명목의 수수료를 물리면서 수수료별로 부가서비스 이용에 제한을 두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가맹점에게 가맹점 수수료 외에 별도로 부과하는 수수료가 없고, 회원에게도 신용카드와 거의 동일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이처럼 국내와 해외의 카드 수수료 시스템이 다른데 가맹점 수수료만 따로 떼어내 동등 비교하면서 국내 수수료를 내리려 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체크카드 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된 상태에서 체크카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부가서비스를 축소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는 기업계 카드사뿐 아니라 은행계 카드사도 마찬가지다.
은행계 카드사 관계자는 "수수료율 인하 등을 통해 체크카드를 활성화한다면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활성화 하려면 부가서비스를 축소할 수밖에 없다"며 "이것이 당국의 방침대로 활성화되지는 못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결국 체크카드 활성화 방침이 카드소비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식으로 진행될 수도 있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