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시장 가장 큰 이벤트 중 하나인 3월 선물옵션만기일이 비교적 무난히 넘어갔다. 옵션만기일 전후의 주식시장은 분명히 다르다. 옵션만기일을 되짚어 보면서 주식 시장 대응 전략을 짜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지난 3월10일 쿼드러플위칭데이에 주식시장은 겉으론 아무 일도 없었다. 코스피지수는 0.99% 하락했고 코스닥지수는 0.10% 하락했다.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했는데 이정도 하락이면 '선방'한 수준이다.
 
그런데 속내를 들여다보면 아찔했다. 주식시장이 폭락할 뻔 했다. 지난해 11월11일 옵션 쇼크의 악몽이 재연되는 날이었다. 다행히 공공기관 자금이 구원투수 역할을 해 가까스로 안정을 찾았다. 한고비 넘겼으니 일단은 안심이다. 하지만 수급상황과 국제 정세, 금리 동향 등 고려할 사항들이 많다. 한발 한발 조심스럽게 주식시장에 대응해야 할 국면이다.



◇기준금리 인상에 네마녀까지
 
매년 3, 6, 9, 12월 둘째주 목요일은 여의도가 시끌시끌하다. 네마녀가 출몰한다는 '쿼드러플위칭데이'가 이날이기 때문이다.
 
쿼드러플위칭데이는 주가지수선물, 주가지수옵션, 개별종목선물, 개별종목옵션 등 4가지 파생상품의 만기가 한꺼번에 오는 날을 말한다. 옵션은 매달 둘째주 목요일, 선물은 매 3개월 둘째주 목요일마다 만기가 도래하는데 일년에 4번 겹친다. 4가지 상품의 만기인데다 주식시장에 골탕 먹는 일이 많아 '네마녀가 출몰한다'고 표현한다.
 
선물(또는 옵션) 만기가 겹치면 주식시장의 변동폭이 커진다. 기관투자자들은 프로그램매매라 하여 현물주식과 옵션 혹은 선물 등 파생상품을 연계해 차익거래를 한다. 만기일에는 차익거래를 청산하면서 주식시장이 요동을 치곤 한다.
 
게다가 둘째주 목요일엔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이 있다. 동결이라면 시장에 충격이 덜하지만 기준금리를 인상(또는 인하)하면 주식시장에 충격이 온다.
 
지난 10일이 이랬다. 쿼드러플위칭데이에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2.75%에서 3.00%로 인상했다. 금리인상은 예상했던 수준이라 충격이 덜할 줄 알았다. 다행히 프로그램 매매 물량도 많지 않았다.
 
외국인 투자자의 변덕이 문제였다. 주식시장 종료를 앞둔 10분간의 동시호가에 조단위 '쩐의 전쟁'이 벌어졌다.

◇동시호가 '폭탄' vs '진화반' 싸움

동시호가 10분 동안 외국인 매도 주문이 쏟아졌다. 현물시장에서만 7000억원어치 매도 주문이 나왔다. 동시호가 후 외국계 순매도는 1조1700억원을 넘어섰다. 이정도 물량이 그대로 방치됐다면 주가지수는 50포인트 이상 더 빠질 수 있었다.
 
구원투수로 나선 것이 기관 자금이었다. 특히 매매 동향에 '기타'로 분류되는 공공기관 자금이 대거 들어왔다. 4000억원어치 순매수에 투신과 증권이 1200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외국인 매도 주문을 받아냈다. 추가 하락한 지수는 4포인트에 그쳤다.
 
'기타'로 분류되는 투자자 중엔 우정사업본부가 포함돼 있다. 정부의 입김이 어느 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11일 도이치증권 창구에서 매물 폭탄을 던졌던 11.11 옵션 쇼크를 재발시키지 않겠다는 정부의 입김이 어느 정도 가해진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선 외국인이 장중 3월물 선물 매도 포지션을 늘린 것과 연결지어 해석하고 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동시호가에서의 외국인매매는 선물 매도 포지션을 취하고 난 후 현물을 매도해 시세차익을 노렸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기타' 투자자의 적극적인 방어로 외국인의 이익 실현을 수포로 돌아갔다.



◇체크포인트, 국제정세+ 금리동향
 
쿼드러플위칭데이를 잘 넘겼으니 일단은 안심이다. 프로그램 매매 등에 따른 급변동은 당분간 제한적이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수혜 여부와 국제정세 등이 주식시장 흐름에 큰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단기적으로 코스피지수는 1970~2010선을 움직이는 박스권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날 "금리인상은 시장에서 충분히 예상했던 이슈"라며 "금리인상 기대감이 이미 증시에 충분히 반영된 데다 실세금리도 이미 충분히 올라간 상황이라서 전반적으로 금리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리인상에 따른 수혜주는 보험· 금융 등이 손꼽힌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상승하고 자산운용 수익률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외에 실적 모멘텀이 상대적으로 강한 중소형주를 추천하는 의견이 많았다.
 
황창중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대형주보다는 실적 모멘텀이 유리한 중소형주 위주로, 업종은 반도체 정유 자동차 등에 투자하는 전략을 써야할 것"이라며 "금리인상에 따라 금융주 역시 향후 주가흐름이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증권업종과 건설업종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오현석 투자전략팀장은 "금리가 인상되면 주식에서 채권 쪽으로 자금이 이동할 수 있는 만큼 증권업종에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며 "차입금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는 건설업종에도 다소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이사도 "건설주의 경우 그동안 중동사태에 따른 피해가 우려되며 약세를 보였던 데 대한 반발 매수로 현재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긴 하지만 중동상황 불투명에 금리인상까지 더해 전망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중동사태는 안정화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완전한 해결까진 시간이 더 필요하다. 중동사태에 따른 유가 불안과 인플레이션 압력도 여전히 부담스럽다.
 
국제 정세에선 중동 외에 유럽발 재무 불안이 이슈다. 무디스는 최근 그리스와 스페인의 신용등급을 각각 하향 조정했다. 이달부터 포르투갈과 스페인 등 남유럽 국가의 국채 만기가 연이어 도래한다. 구제금융 신청 가능성에 대한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글로벌 신용경색이 일어나면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마켓에 들어와 있는 선진국 자금이 일시에 빠져나갈 수 있다. 국제정세와 금리동향, 수급 상황 등 각종 변수를 감안하며 신중한 매매 태도를 보여야 할 국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