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인하에 적극 나선 주요 증권사 중 대표적인 곳은 현대증권이다. 현대증권은 지난 2월 중순 자문형랩 수수료를 최대 50% 내렸다. 기존 1.5~3%인 수수료율을 1~1.5%까지 내린 것으로, 당시 증권업계에서 파격적인 행보로 주목받았다.
특히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과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간에 자문형랩 수수료 논쟁이 시작된 직후 수수료를 인하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마치 수수료 논쟁이 증권업계에서 이슈가 되자 이에 편승한 것처럼 보일만 했다. 하지만 이미 지난해 말부터 자문형랩 수수료 인하를 검토하고 있었다는 게 현대증권 측의 설명이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미래에셋에 편승한 것이 아니냐고 보는 시각이 있지만 이미 지난해 말부터 자문형랩 수수료율이 다소 높다는 판단 하에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며 "인하 방침 이후 바로 TV 광고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사전에 준비를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이어 "자문형랩 잔고가 1월 말 1900억원 정도였지만 4월 말에는 4029억원으로 100% 이상 늘었다"며 "수수료 부담이 적어지자 더 많은 고객들이 자문형랩에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현대증권과 함께 2월14일 자문형랩 수수료를 인하했으며, 그 후 세달 사이 2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자문형랩에 몰렸다. 미래에셋증권의 자문형랩 잔고는 2월11일 8027억에서 5월9일 현재는 1조463억까지 늘었다.
펀드수수료 인하 경쟁 역시 현대증권이 가장 적극적이다. 장기투자 문화를 조성하는 차원에서 장기 펀드투자자들에게 수수료를 면제해 주고 있다. 선취 수수료 상품의 경우 3년 이상 투자한 고객이 환매 후 10영업일 이내에 다른 펀드(거치식)로 교체해 투자하면 신규 펀드의 선취 수수료를 50% 이하해 주고, 5년 이상 투자한 고객에게는 면제해 주는 식이다. 또 후취 수수료 상품의 경우 2년 이상 동일 펀드에 투자 후 환매 시 수수료를 전액(1%) 면제하는 혜택도 마련했다.
삼성증권은 후취 수수료 펀드에 2년 이상 장기투자 할 경우 판매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매년 징수하는 판매 보수도 낮추기로 했다. 하나대투증권은 온라인 전용펀드인 '유리 피가로 스마트 인덱스펀드'를 국내 최초로 판매보수 없는 펀드로 약관을 변경했다. 이에 따라 이 펀드의 총 보수는 기존 0.15%에서 0.06%로 인하됐다.
주식거래 수수료 경쟁도 뜨겁다. 주식거래 최저 수수료율은 보통 온라인 거래를 주력으로 하는 증권사들의 경쟁력이었지만, 이젠 중대형증권사들도 주식거래 수수료 차별화에 본격 나선 것이다.
대표적인 곳이 대신증권이다. 대신증권은 지난 2월 은행연계 저가 수수료 브랜드인 크레온(CREON)을 출시, 0.011%까지 수수료율을 낮췄다. SK증권은 디씨로(DC路)를 오픈, 주식거래 수수료율을 0.015%로 책정했고 선물과 옵션은 각각 0.0014%와 0.06%로 업계 최저수준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수수료 인하 경쟁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수수료 인하로 투자자 유치엔 도움이 되겠지만 수익성은 악화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단지 많은 고객을 끌기 위해 수수료율을 낮춰 저가 경쟁을 하는 것은 아니다"며 "증권사가 감내할 수 있는 차원에서 수수료 거품을 빼 고객을 위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