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창출과 맞물리는 경기도의 ‘민생 톱니바퀴’는 복지다. 독재에 항거하던 운동권 출신답게 김문수 지사는 ‘맞춤형 무한복지’를 자신의 도정 브랜드로 삼았다. 대권 잠룡으로서의 입지도 차츰 굳어지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지지도를 추월하며 당내에서 ‘박근혜 독주’를 견제하는 위치에 섰다. 그는 “국민의 부름이 있다면…”이라면서 대권 야망을 감추지 않았다.
-지사께서 잡고 있는 경기도 경제정책의 큰 방향은 무엇인가요.
▶경제의 기본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주민들에게 제공하는 것입니다. 경기도는 이를 위해서 기업이 자유롭게 투자하고 성장하도록 지원하고 규제를 푸는 일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기업의 애로사항을 ‘원스톱’으로 처리하기 위해 ‘기업SOS팀’을 만들어 현장으로 찾아가 듣고 처리토록 하고 있습니다. 수도권정비계획법을 비롯해 기업의 자유로운 투자를 가로막는 각종 규제를 개선·폐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전국 지자체 최초로 일자리지원센터를 만들어 구직자의 능력과 취향에 맞는 일자리 상담으로 ‘미스매치’로 인한 실업을 줄이고 어려운 분들에게 복지지원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경기도는 21세기 유망 업종인 항공·보트산업도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발굴, 육성하고 있습니다.
-기업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 규제개선 등 그간의 경제정책 성과를 자평한다면.
▶민선4기에 전국 일자리의 76%를 경기도에서 창출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경기도는 삼성, LG, 현대차 등 242개의 대기업과 8개 단지에 79개의 외국기업이 들어오는 등 투자환경이 좋은 지역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지난해 말 평택고덕산업단지에 120만평 규모의 삼성전자에 이어, 지난 3월에도 안성에 24만평 규모의 KCC 공장을 유치했습니다. 이는 규제개선 노력의 결과입니다. 아직 만족할만한 규제개선이 되진 않았지만, 산업단지 내에서 공장 신·증설과 이전이 허용되고 그외 지역에서는 96개 첨단업종의 공장 증설 허용 범위가 대폭 확대됐습니다. 여의도 면적의 8배(67.5㎢) 군사시설보호구역과 분당 면적의 11배(20,988ha) 농업진흥지역이 해제됐습니다. 민선5기에도 산업단지 조성 및 공장 신·증설 지원, R&D 및 기업유치를 통해 6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 계획입니다.
-요즘 해외 출장이 잦습니다. 외자유치 활동 성과는 어땠는지요.
▶재선 이후 1년간 미국, 일본, 캐나다 등지를 방문해 18개사에서 8억200만 달러를 유치하며 3만여 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거뒀습니다. 민선4기엔 72개사, 114억3900만 달러로 8만2000여명의 일자리를 만든 바 있습니다. 4월에는 경기도 투자·통상대표단을 이끌고 하루 3~4시간밖에 못자며 캐나다와 미국의 4개 지역 방문을 강행군했습니다. 여기서만 미국의 GE 등 5개 기업에서 2억1200만달러를 유치했고, 릭 스나이더 미시건주지사와 한·미 자동차 산업의 협력방안도 논의했습니다. 민선4기부터 외자 유치에 대한 긴밀한 협조체제 구축 및 공격적 투자유치 전략을 펼친 결과, 이제는 단순제조업을 넘어선 첨단 글로벌기업 R&D를 유치하는 등 미래 성장산업의 경기도 투자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복지정책에 통달한 광역단체장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3년 연속 국가브랜드상을 받은 경기도의 ‘맞춤형 무한복지’란 어떤 것입니까.
▶우리나라에는 민간과 공공기관을 모두 합쳐 220여 개의 사회복지제도가 있는데, 담당자조차도 무슨 복지제도가 있는지 온전히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러한 제도의 맹점을 해결하기 위해 경기도는 2008년 11월부터 맞춤형 통합복지인 ‘무한 돌봄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2011년 5월 말 현재 위기가정 5만2000여 가구를 발굴해 606억 원을 지원했습니다. 여기엔 행정기관뿐 아니라 의사, 약사, 변호사 단체, 종교단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 23개 민간단체도 참여합니다. 이를 통해 무한돌봄기금 29원을 모금했고 쌀, 의약품 등 41억 원 상당의 물품을 지원받았습니다. 제가 최근에 내놓은 맞춤형 무한복지도 무한 돌봄 사업의 연장선에서 필요한 사람에게 맞춤형으로 제공되는 복지를 의미합니다. 복지는 필요하지 않은 사람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이나 능력이 없는 사람 등 사회적 약자에게 가장 많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제 신념입니다. 더 낮은 곳으로 더 뜨겁게, 365일 24시간 무한섬김 현장 행정으로 도민을 모실 것입니다.
-현행 여권의 당헌·당규는 당권-대권 후보를 분리하고 있습니다. 규정을 고치는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국민들이 볼 때 ‘한나라당이 총력돌파를 하는구나’라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러려면 한나라당 대선주자급으로 거명되는 사람들 모두 전당대회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하는데 당헌·당규가 못 하게 막고 있습니다. 이번 전당대회도 (대통령 경선 후보는 선거일 1년6개월 전에 선출직 당직을 사퇴해야 하는) 기존의 규정으로 선거를 치르는데, 어떤 대표가 당선돼서 소신을 갖고 당을 살릴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한나라당 내 유력한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는 위 문제와 관련해 “원칙과 맞지 않는다”며 반대한 이유는 여론조사상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박 전 대표의 생각을 직접 안 들어봤지만 적어도 본인이 (대표 경선에) 안 나올 뿐만 아니라, 다른 대권후보급의 예상주자들도 나오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내년 총선을 돌파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은데, 상황인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이 비상상황을 맞고 있는 지금, 박 전 대표는 마땅히 당의 미래를 위해 자신의 구상을 밝히고 리더십을 발휘해야 합니다. 만약 혼자 뛰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면 밀어줘야겠지만, 역동적이고 실질적인 경쟁구조가 돼야만 한나라당의 안정성과 정권창출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대세론은 이미 이회창 전 총재 당시 두 번이나 있었고 모두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연속해서 실패했던 구도와 유사하게 흘러가는 게 아닌가 염려됩니다.
-한나라당 7·4 경선과 관련, 40대 기수론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나경원 원희룡 남경필 의원이 떠오르는데요.
▶아주 젊고, 미래가 촉망되는 훌륭한 분들이라 생각합니다. 물리적인 나이가 아니라 마인드 자체가 개혁적이냐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들 40대는 ‘콘텐츠는 없고 이미지만 있다’는 평가도 받습니다. 이는 박 전 대표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국가를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미래에 대한 비전, 청사진, 정책, 그리고 이를 강력히 이끌고 갈 추진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너무 표 되는 쪽으로만 가려고 합니다. 여의도 정치도 가십 위주로만 보도되고 정작 중요한 사안들은 묻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우리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무엇으로 국가를 이끌 것인가 하는 고민을 해야 하는데, 너무 보여지는 것 위주로 달콤하지만 알맹이가 없는 구조로 가서는 국가발전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무한경쟁의 글로벌시대를 헤치고 나가기 위해 우린 무엇을 하고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둬야 할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토론하고 국민적인 공감대를 얻어나가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박 전 대표도 여러 구상을 내놓고,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목소리를 듣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권 최적의 대권후보는 어떤 인물이, 어떤 절차에 따라 선출돼야 한다고 보십니까.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명확히 인식하는 분, 미래에 대한 명쾌한 비전을 내세울 수 있는 분, 자신의 비전을 믿고 국민들이 따라올 수 있도록 하는 솔선수범의 리더십을 갖춘 분, 어려운 서민의 아픔을 알고 그 분들에게 희망과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이 후보가 돼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야 한나라당, 나아가 대한민국이 제대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최근 대중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의 핵심 콘셉트가 완전개방, 무한경쟁, 공정한 평가입니다. 대선후보 경선도 이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구에게도 참여가 보장되고 누구나가 공감하는 공정하고 투명한 방법으로 해야만 국민에게 감동을 주고 정권재창출도 가능하리라고 생각합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제2회 경기도 바로알기 퀴즈왕 선발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전필숙 씨를 업어주고 있다.
-만약 친이계가 대권주자로 ‘김문수 지사’를 내세울 경우, 2012년 대선에 출마할 계획입니까. 내년 대권과 관련한 거취는 언제쯤 알 수 있을까요?
▶대선 출마에 관심이 없진 않습니다. 하지만, 원한다고 해서 나가는 것은 아니잖습니까? 국민의 부름과 역사적 조건이 있으면 생각할 수 있지 않나,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내년 총선도 장담할 수 없는 지경에 몰릴 수 있습니다. 지금보다 더 큰 위기가 한나라당에 닥친다면 당원과 국민들이 열심히 해 보라고 저에게 기회를 주실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도 걱정되고 나라도 걱정돼서 뭔가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강하지만, 지금 당장은 저를 도지사로 재선시켜 준 경기도민들의 기대와 목표도 생각해야 합니다. 앞으로도 국가와 당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적극 해나갈 것입니다.
-최근 모노리서치의 대권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4위를 기록했습니다. 김 지사의 지지도(7.4%)가 오세훈 서울시장(5.1%)을 추월한 점이 주목됩니다. 대권 경쟁관계로 인식되고 있는 오 시장과 비교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자치행정 측면과 개인적 측면에서 오 시장과 어떤 차별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오세훈 서울시장님은 저보다 10살 아래지만 시장에 재선되는 등 앞날이 촉망받는 정치인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나라당은 물론 우리 정치권의 훌륭한 자산입니다. 지금의 여론조사 결과는 막연한 인지도나 호감도 조사가 아니겠습니까? 올해 말과 내년 초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자치행정 얘길 하셨는데, 서울시와 경기도는 행정에 있어 근본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서울은 도시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지만 경기도는 도시와 농촌, 바다, 산, 강, 접경지역 등 다양하고 역동적이어서 할 일이 많습니다. 일을 많이 하고 싶은 저로서는 좋은 활동무대지만 한편으로는 전국 최대 자치단체임에도 일하는 것이 서울시정에 비해 매스컴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은 조금 답답합니다. 더 열심히 일하는 수밖에 방법이 있겠습니까. 묵묵히 하다보면 ‘무한돌봄’처럼 경기도에서 잘 된 것이 전국적으로 퍼지는 사례도 많이 나오리라 믿습니다.
-운동권에서 보수파로 변신한 여권 대선후보로서 대한민국 개혁청사진을 제시한다면.
▶보수·우경화라고 하는데, 자기 국토와 국민 생명을 지키는데 열심히 하는 것이 보수라면 보수를 해야 합니다. 어떤 경우든지 국토의 신성성, 국민생명의 존엄성을 지키는 것이 우리 정치·행정이 해야 할 첫 번째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우리 사회가 보다 성숙된 선진국이 되려면 국가 정체성, 자랑스런 대한민국에 대한 인식 제고가 필요합니다.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단기간에 성공을 거둔 대한민국의 위대함에 대해 국민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자살률 1위, 불만도 1위, 출산율 최저 수준 등 국민들의 삶에 대한 만족도와 국가에 대한 자긍심이 낮은 것이 문제입니다. 존경받는 대한민국 상을 만들어가고 중국, 일본 등 주변국과 경쟁할 수 있는 당당한 통일 강대국을 만들어 가는 것이 시대적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프로필>
▲경북 영천 출생(59세) ▲경북중·고교,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전국금속노동조합 한일도루코 노조위원장 ▲노동인권회관 소장 ▲15, 16, 17대 국회의원(경기 부천 소사) ▲국회 민생정치연구회 회장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장, 전략기획위원장, 민생대책위원장 ▲한나라당 원내부총무 ▲민선4~5기 경기도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