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고객이 내던 근저당 설정비용을 은행이 대부분 부담하게 된다. 이는 근저당 설정비를 은행이 부담하도록 명시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은행 표준약관이 다음달부터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 시행으로 종전에는 부동산을 담보로 3억원을 대출 받을 경우 근저당 설정비 명목으로 고객이 225만5000원을 부담했지만, 앞으로는 수수료 등으로 36만원 정도만 내면 된다.
그러나 근저당 설정비를 둘러싼 다툼은 이것으로 종결이 아니다. 또다른 시작을 예고하고 있다. 은행들은 공정위의 손을 들어준 서울고법의 판결에 불복해 지난 4월 말 대법원에 재상고했다. 시민단체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금융소비자연맹(이하 금소연)은 근저당 설정비를 부당하게 소비자가 부담한 것에 대해 오는 7월께 공동 반환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근저당 설정비 논란, 왜?
근저당권 설정비용을 둘러싼 공정위와 은행 간 다툼은 벌써 4년째에 접어든다. 지난 2008년 공정위는 근저당권 설정비용을 은행이 부담하도록 하는 표준약관 개정안을 마련해 시중은행에 배포했다. 그러나 은행들은 이에 반발했다. 수익자부담 원칙에 어긋난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서울고법은 이에 대해 은행의 손을 들어줬다. 2008년 11월 "기존 표준약관이 은행과 고객이 협의해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불리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2010년 10월 대법원은 입장을 달리했다. 대법원은 "형식적으로 은행과 고객이 협의해 결정하지만, 사실상 대출을 최종 결정하는 주체가 은행이고 설정비를 고객이 부담하지 않으면 가산금리가 추가되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파기 환송했고, 서울고법은 최근 은행이 부담하도록 판결했다. 그러나 은행들이 재상고함에 따라 다시 대법원의 판단에 맡겨지게 됐다.
시민단체와 은행 간 다툼 또한 첨예한 문제다. 금소연은 "근저당권 설정비용을 소비자에게 부담시키는 기존 대출약관 자체가 무효이기 때문에 과거 부당하게 소비자들에게 부담시킨 설정비를 당연히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금소연은 지난 10년 동안 은행이 대출 관련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한 금액이 최소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미 지불한 근저당비, 환급받을 수 있을까?
지난 5월부터 금소연이 진행하고 있는 10년 이내의 근저당권 설정비 반환 소송 신청 건수는 개인 및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6월9일 기준 1500여 건을 넘어섰다. 금소연은 1차로 6월30까지 신청을 받은 뒤 7월 중 반환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조남희 금소연 사무총장은 "모든 은행이 똑같이 부당하게 근저당 설정비용을 소비자에게 부담시키는 전횡을 일삼았다면 이는 명실상부한 담합"이라며 "공정위에 담합 조사를 요청한 만큼 이의 결과에 따라 반환소송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근저당 설정비 반환 소송 참여하려면
대출받은 부동산 등기부 등본(아파트는 건물만, 기타는 토지와 건물)과 대출금 입금일에 경비내역이 인자된 통장거래내역 사본 등을 소송비용(1건당 3만원 :인지대, 송달료 포함)과 함께 6월30일까지 금소연(www.kfco.org)으로 제출하면 된다.
10조원 전쟁 … 근저당 설정비 돌려다오
근저당 설정비 누가 부담해야할까
배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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