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디자인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박스카(Box Car)’가 곧 국내 도로를 활주한다. 첫 테이프는 닛산 큐브가 끊을 예정이다. 기아차 역시 박스카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공식적인 출시일이 잡혀 있지 않지만 하반기 출시가 유력하다. 올 여름이면 도로를 질주하는 깜찍한 박스카를 만나게 될 예정이다.
◆3세대 닛산 큐브, 얼마에 출시될까
박스카 열전이 회자된 이유는 지난달 기아차의 탐(TAM, 프로젝트명)의 스파이샷이 노출되면서다. 닛삿 큐브의 8월 출시가 공식화된 가운데 비슷한 디자인 컨셉트인 탐의 등장은 국내 수요자들의 관심을 얻기에 충분하다.
박스카의 원조인 큐브는 ‘이효리 차’로 국내에서 더 유명하다. 가수 이효리의 애마로 알려지면서 톡톡한 홍보효과를 누려왔다. 국내 정식 출시는 8월이지만 이미 병행수입이 된 터라 종종 국내 도로 위에서 발견되곤 했다
닛산 큐브는 1998년 일본에서 처음 출시돼 100만대가 팔린 베스트셀링 카다. 2002년 풀 체인지 2세대 모델에서는 3열 시트에 7인승인 큐브 큐빅이 추가되기도 했다.
국내 출시 모델인 3세대 큐브는 1.8리터 엔진과 무단변속기(CVT)를 적용했다. 일본에서는 1.4리터와 1.6리터 모델이 출시됐지만 국내에서는 조금 더 그레이드를 올렸다.
문제는 가격이다. 일본에서 1.4리터 모델이 약 2000만원 수준에서 책정됐기 때문에 1.8리터 국내 출시 모델은 2500만원 전후로 예상된다. 한국 닛산의 고민거리도 여기에 있다. 그동안 출시를 미룬 이유가 한국 시장에서 가격 정책이 차량 판매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수입차의 경우 아예 고가로 가거나 혹은 초저가로 가야 성공한다는 일종의 불문율이 있는데 큐브와 같은 준중형 이하의 차량은 저가에 알맞다”면서 “한국 닛산의 큐브 가격정책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한국닛산 관계자는 “현재 닛산 본사와 최종 가격을 조율 중에 있다”면서 “아마도 예상보다 낮은 가격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켄지 나이토 한국닛산 대표이사는 닛산 본사로 직접 찾아가 한국 시장에서 박스카 시장을 선점하고 닛산 브랜드를 대중화시키기 위해 큐브의 저가 전략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환율이 발목을 잡는다. 한국진출 일본기업의 자국 송금방식은 크게 두 가지인데 닛산은 엔화송금을 원칙으로 한다. 엔화가치가 높아지면서 엔화베이스로 송금하는 기업 입장에서 저가전략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큐브의 가격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기아차 탐, 베일 속 소문만 무성
기아차의 ‘탐’은 아직까지 베일에 싸여있다. 그래서인지 탐에 대한 소문은 무성하다. 심지어 누리꾼이 직접 만든 랜더링 이미지도 등장했다.
내용은 구체적이다. 차량의 높이가 113cm여서 미취학 아동이 머리를 숙이지 않아도 탑승할 수 있다거나, 큐브에 앞서 박스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7월에 출시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돈다. 일부에서는 8월말 출시해 9월부터 본격 시판에 나설 것이라는 시각도 있고 소형차 모닝의 판매일정을 고려 이보다 3~4개월 늦어질 수 있다는 설도 있다.
최근에는 공식 차명이 ‘큐(Q)’로 결정됐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공식적으로 확인해줄 수 없다는 기아차의 입장 속에서 경차로 출시될 것이라는 예상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1L 터보차저(배출가스 압력을 이용해 공기를 압축해 주입하는 내연기관) 엔진에 최고출력 82마력, 최대토크 9.6kg.m의 힘이 소문으로 도는 탐의 능력이다.
기아차는 탐에 앞서 박스카를 내놓은 바 있다. 신개념의 크로스오버 차량인 쏘울이 그것이다. 획기적인 디자인으로 출시 전부터 화제가 됐던 쏘울은 최근 미국 진출 2년 만에 월간 판매량 1만대를 넘어서 화제가 됐다.
자동차시장의 중심인 미국에서 쏘울은 우월한 위치에 올라서 있는 상태다. 지난해 미국의 박스카시장에서 닛산 큐브와 토요타 싸이언xB를 여유있게 따돌렸다. 큐브가 2만2968대, 싸이언 xB가 2만394대 팔리는 동안 쏘울은 6만7110대가 팔렸다.
따라서 기아차는 디자인에서 쏘울, 기능면에서 모닝의 장점을 결합한 차량을 생산할 가능성이 높다.
박스카시장 확대를 두고 자동차 수요자 사이에서는 기대반 우려반이다. 주로 여성 수요자들은 세컨드카로 사용하기에 안성맞춤이라는 입장이다. 깜찍한 디자인이 여심을 흔들기에 충분하다는 여론이 많다. 반면 과거 현대차 아토즈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아토즈는 인도 등 해외시장에서 적잖은 반향을 일으켰지만 국내 시장에서의 실패로 2002년 단종됐다.
덩치 큰 박스카 쉐보레 올란도까지 포함하면 올해 판매되는 박스카는 모두 4종이다. 물론 이들은 동급 차량이 아니다. 탐은 경형, 쏘울은 준중형, 올란도는 SUV다. 큐브는 준중형으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수입차다.
따라서 이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경쟁차량과 외로운 싸움을 벌여야 한다. 닮은꼴 차량 4종이 각자의 영역에서 어떤 성적을 거둘지가 하반기 자동차 시장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