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복수노조 설립의 배경이 기존 노동조합에 대한 지점 직원들의 불만에서 비롯됐다는 사실도 관심거리다. 따라서 현재 논의되고 있는 대우증권의 두 번째 노조는 이른바 지점노조로 불리고 있다.
손화성 대우증권 지점노동조합 준비위원장은 최근 복수노조를 출범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지점노조 설립 작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손 위원장이 지점노조를 구상하게 된 것은 기존 노조가 지점 직원들의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따른 것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대우증권 일부 지점이 폐쇄되는 과정에서 지점 직원들의 불만이 더욱 쌓였던 것으로 보인다.
손 위원장은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한 번에 10~15곳 지점들이 세 차례에 걸쳐 폐쇄되거나 통폐합됐다"며 "물론 지점이 신설되기도 했지만 그 과정에서 지점직원들을 대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명예퇴직도 있었다"고 밝혔다.
물론 노조가 사측의 일방적인 지점 폐쇄에 대응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노조의 반발이 지나치게 형식적이었다는 게 손 위원장의 지적이다.
그는 "증권사는 고객의 돈을 관리하는 곳이다 보니 직원들이 단체행동을 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노조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데도 불구하고 지점 직원들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증권노조는 고액연봉자들의 노조란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어 부담스런 면도 있지만, 단순히 임금을 위해서가 아니라 지점 직원들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지점노조 설립을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지점노조가 공식 출범했을 경우 기존 노조와 어떤 관계를 형성해 갈 것인지도 관심 사항이다. 기존 노조에서 이탈하는 노조원이 다수 생길 경우 노조의 힘이 약화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두 노조 간 의견이 대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게 사실.
이에 대해 일단 노조 측은 관망적인 자세다. 노조 관계자는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나름대로 뜻을 가진 직원들이 추진하는 것이므로 지점노조 설립이 문제될 것은 없다"며 "또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으므로, 이번 일에 대해 노조는 중립적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첫 복수노조가 설립되면서 증권노조의 성격과 이미지가 바뀔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그동안 증권노조는 어용노조란 이미지가 짙은 게 사실이었다"며 "하지만 지점노조 설립으로 노조가 조금 더 긴장하고 힘을 기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지 않겠냐"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지점노조 설립에 걸림돌도 있다. 현재 한나라당 의원들이 사업장 내 복수노조 설립을 제한하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재개정안을 발의해 놓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손 위원장은 "결국 개정안 통과 여부가 중요하다"며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이미 집행부는 결성돼 있으므로 지점노조 출범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