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현재 우리경제의 최대 불안 요인인 가계부채를 억제하기 위해 금융권의 가계대출 규모를 줄이고, 단기 변동금리에 편중된 가계대출의 구조를 장기 고정금리로 바꾸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6월29일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 '가계부채 연착륙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2016년까지 고정금리·분할상환 30%까지
당국은 가계대출 중 고정금리·비거치식·분할상환 대출의 활성화 등 대출구조를 바꾸기로 했다. 변동금리와 거치식 대출이 많으면 외부 충격 발생 시 크게 흔들리는 금융 불안을 낳는 화근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2016년까지 현재 5% 수준인 고정금리·비거치식·분할상환 대출 비중을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30%까지 높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은행은 3년 주기 등 자체 정상화 연차 목표를 설정하고, 감독당국은 이행실적을 점검할 방침이다.
또한 고정금리·비거치식 분할상환 대출에 대한 소득공제 한도를 확대하고 기타대출은 축소한다. 가계대출 적정증가도 유도한다. 기존에는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위험도와 무관하게 은행별 위험가중치를 일률적으로 적용해왔지만, 앞으로는 고위험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위험가중치를 상향 적용할 예정이다.
은행권에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대출도 소득증빙자료를 필수적으로 확인하도록 했다. 구체적인 상환능력 평가 방안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고위험 주택담보대출과 특정 부문에 편중된 대출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을 계산할 때 위험 가중치를 높이기로 했다.
상호금융·여전사에 대한 규제도 강화한다. 여전사에 레버리지 규제를 도입하는 한편, 여전사·상호금융기관에 대한 대손충당금 제도를 단계적으로 강화키로 했다.
가계부채 대책은 오는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며, 조기시행이 가능한 사안은 7월부터 추진된다.
◆변동 → 고정금리 갈아타기
그렇다면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았거나 받을 계획이 있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 지난 2월 결혼하면서 경기도에 3억원(76㎡)짜리 아파트를 장만한 회사원 박모(38)씨는 최근 금리 인상기를 맞아 밤잠을 설치고 있다. 주택 가격의 절반에 해당하는 1억5000만원을 대출 받았는데 이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박씨는 "3년 거치 17년 분할상환으로 대출 받았기 때문에 원금은 줄지 않고 있는데, 금리인상으로 매월 갚아야 하는 이자만 늘어나니 한숨이 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주택담보 대출을 받고 있거나 향후 대출 예정이라면 '대출상환 계획'을 새롭게 잡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정부 정책에 따라 단기·변동금리 대신 장기·고정금리를 우선 고려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정걸 국민은행 WM사업부 재테크팀장은 "만일 일정기간 이자 내는 거치식 대출을 받은 경우라면 원금상환의 시기를 앞당기도록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선 가계부채 종합대책에 따라 거치식 대출의 경우 소득공제 혜택이 대폭 줄어들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무주택자가 3억원 이하(국민주택규모 이하)의 주택 구입을 위해 15년 이상 장기 대출을 받을 경우 10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졌지만, 앞으로 거치식 대출일 경우 500만원으로 혜택이 줄어든다. 반면 고정금리와 비거치식 분할상환 대출을 받을 경우 소득공제 혜택은 1500만원으로 늘어난다.
따라서 변동금리 대출자들은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것을 적극 고려해볼 만하다는 것이다. 단 현재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약 1%포인트 정도 높기 때문에 당장의 이자 부담은 그만큼 늘어나게 됨을 감안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도 소득공제 효과가 있고 향후 금리가 계속 높아질 경우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가 더 유리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특히 소득이 많을 경우 장기·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알맞다.
김원기 신한은행 WM사업부 재테크팀장은 "소득이 적을 경우 소득공제 혜택도 미미하지만, 35% 세율이 적용(연 소득 8800만원 초과)되는 경우 만일 1000만원 대출 이자를 납입하면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돌려받게 돼 고정금리로의 전환 매력이 커진다"고 말했다. 연소득이 1200만~4600만원 사이면 세율이 15%로, 4600만~8800만원이면 24%, 8800만원 초과면 35%가 각각 적용되기 때문이다.
단 분할상환 방식의 경우 매월 고정소득이 없는 사람들이라면 원금과 이자의 상환부담이 무거울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 종합대책 주요 내용 문답풀이
Q: 대출 문턱이 얼마나 높아지나
A: 그동안 총부채상환비율(DTI) 의무적용 대상이 아닌 대출의 경우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만 적용하고 소득 등 상환능력에 대해서는 확인업무가 소홀했으나, 앞으로는 소득증빙자료 확인 등 채무상환능력 확인절차가 강화될 예정이다. 또한 은행은 물론 제2금융권에 대해서도 대출 억제가 강화되기 때문에 대출을 받기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특히 고위험 주택담보대출(만기 5년 이하 일시상환 대출 중 차주의 부채비율이 500%를 넘는 경우, 3건 이상 대출 보유자 등)에 대해 국제결제은행(BIS) 위험가중치를 상향 적용할 방침이다. 세부시행방안은 영향분석과 검증을 거쳐 추후 결정한다.
Q: 상호금융회사 비과세 예금에 대한 혜택이 줄어든다는데.
A: 비과세 혜택으로 건전성이 취약한 상호금융의 예금과 대출이 늘어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해서다. 농·수·신협, 산림조합, 새마을금고에 예탁한 1인당 3000만원 이하인 예탁금 이자소득세(15.4%) 비과세가 내년 말 종료되고, 2013년부터는 5% 과세, 2014년부터는 9% 과세식으로 단계적으로 이자소득세 부담이 증가된다.
Q: 변동금리 대출자 보호 방안은.
A: 변동금리 대출 상품 판매 시 고지의무를 강화한다. 금리 변동 시 최소 1개월 등 충분한 사전고지 기간을 부여한다.
Q: 체크카드 세제혜택은 얼마나 늘어나나.
현재는 총 급여액의 25%를 초과한 사용액 중 신용카드는 20%, 체크카드는 25%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준다. 향후 체크카드 소득공제 혜택을 30% 수준으로 늘리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또한 개인신용평가 시 체크카드 이용실적을 긍정적 요인으로 반영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