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눈에 띄는 라인업은 추석 극장가가 최후의 승자를 노리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개봉한 한국영화 기대작들이다. 신뢰의 배우 송강호, 배우로서의 도전에 나선 권상우, 3연타 흥행홈런을 노리는 차태현 등 남자 배우들의 변신이 일단 돋보인다. 부활을 노리는 추석 코미디 '가문' 시리즈 또한 도전장을 던졌다. 장기 흥행에 돌입한 <최종병기 활>은 추석에도 복병이다.
◆푸른소금(감독 이현승, 8월31일 개봉)
전설로 불리던 남자 두헌(송강호)은 폭력조직을 떠나 평범한 요리사가 되길 꿈꾼다. 전직 사격선수였던 세빈(신세경)은 의뢰를 받고 그에게 접근한다. 함께 학원에서 요리를 배우며 마음을 열어가던 두 사람. 그러나 세상은 그들을 가만두지 않는다. 세빈은 그를 죽여야 하고 두헌은 그녀를 믿고 싶다.
스타일리스트 이현승 감독이 빚어낸 섹시한 미중년 송강호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스모키 화장의 위험한 소녀가 된 신세경이 보고 싶다면? 얼핏 보면 느와르지만 들여다보면 멜로다. 23살 차 부녀같은 친구 사이가 로맨스로까지 흐르지만 느끼하거나 거북하지 않다.
◆통증(감독 곽경택, 9월7일 개봉)
어릴 적 사고로 가족을 잃은 남자 남순(권상우)은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탓에 타인의 고통에도 무감각하다. 자해공갈로 하루하루를 살던 그 앞에 작은 통증조차도 치명적인 여인 동현(정려원)이 나타난다. 애틋한 만남 속에 남순은 지독한 고통에 빠진다.
장동건 정우성 주진모를 재발견하게 했던 곽경택 감독. 이번엔 권상우의 차례다. 가장 일그러진 모습으로 관객들을 만나는 권상우는 한층 달라진 모습으로 기대에 부응한다. 정려원과의 범상찮은 커플연기와 용역깡패라는 소재를 통해 드러나는 우리 사회의 이면 또한 마음을 아프게 한다.
◆챔프(감독 이환경, 9월7일 개봉)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고 시신경을 다친 기수 승호(차태현)와 사고로 새끼를 잃고 사람을 태우지 않는 경주마 우박이. 트랙을 달릴 수 없을 것이라는 선고를 받았던 기수와 절름발이 경주마가 장애를 딛고 기적을 만들어간다.
장애를 딛고 17번의 우승을 차지한 경주마 루마의 실화를 영화화했다. <각설탕>으로 이미 말과의 인연을 자랑했던 이환경 감독이 감동과 웃음의 경마 드라마에 도전했다. <헬로우 고스트>, <과속 스캔들>로 아역스타와의 최고 호흡을 자랑한 차태현의 3연속 성공은 이뤄질까.
◆가문의 영광(감독 정태원, 9월7일 개봉)
사업성공에 심취해 있던 홍회장 일가. 출국금지가 해제돼 난생 처음 해외여행에 나선 이들의 나들이는 결코 녹록하지 않다. 아니나 다를까 즐겁게 떠난 여행은 쫓고 쫓기는 수난 길이 된다.
1, 2, 3편 도합 1500만 관객을 자랑하는 대표 코미디 시리즈 <가문의 영광>이 돌아왔다. 김수미, 신현준, 탁재훈 등 2·3편의 멤버들이 무려 5년 만에 함께했다. 조폭코미디의 영광은 과연 다시 돌아올까. 웃기기 위해서라면 뭐든 괜찮다는 배우들의 살신성인 코미디가 아슬아슬 수위를 오간다.
◆최종병기 활(감독 김한민, 8월10일 개봉)
역적의 자식 남이에겐 겨우 함께 도망친 누이동생이 유일한 피붙이다. 결혼식을 채 마치지도 못한 채 병자호란으로 포로가 돼 끌려간 동생을 구하기 위해 그가 활을 들었다.
여름 극장가의 최종승자 <최종병기 활>이 추석 극장가까지 사정거리 안에 넣었다. 박진감 넘치는 사극 액션물의 저력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액션스타로 거듭난 박해일과 눈빛마저 서늘한 청나라 장수 류승룡의 추격전이 당긴 활시위처럼 팽팽하다.
추석 대목을 외화라고 놓칠 소냐. 매력적인 장르영화들이 한국 관객들을 기다린다. <아바타>의 조 샐다나가의 액션물부터 스릴 넘치는 공포시리즈의 대명사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짐 캐리 표 코미디가 함께했다. 한국영화가 대세인 추석 극장가라지만 장르의 쾌감을 내세운 틈새시장 공략법은 여전히 유효하다.
◆콜롬비아나(감독 올리비에 메가턴, 8월31일 개봉)
암흑조직에 부모를 잃고 홀로 살아남은 9살 소녀 카탈리아(조 샐다나). 킬러인 삼촌 밑에서 자라난 그녀는 완벽한 킬러가 된다. 부모의 복수에 나선 그녀는 암흑조직과 FBI 모두의 표적이 되고 만다.
<테이큰>의 작가, <트랜스포터>의 제작진이 뭉쳤다는 설명 외에 더 필요한건 여주인공의 매력. <아바타>의 히로인 조 샐다나가 파란피부의 외계인이 아니라 섹시한 액션 여전사로 돌아왔다. 매끈한 타이즈 차림, 섹시한 속옷 차림으로 벌이는 화끈한 액션이 킬링타임 용으로는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파이널 데스티네이션5(감독 스티븐 쿼일, 9월7일 개봉)
1박2일의 워크숍을 떠나는 버스 안에서 다리가 붕괴되는 사고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치는 환영을 본 샘. 그 환영은 실제 사고로 재현되고 샘은 몇몇 사람들을 구한다. 그리고 사신들이 죽었어야 하는 그들을 찾아온다.
데스티테이션 시리즈의 법칙은 매번 똑같다. 사고에서 구사일생 살아남은 이들을 찾아오는 죽음을 어떻게 맞이하고 또 어떻게 피해 가느냐가 이 시리즈의 매력. 아이디어 넘치는 시리즈가 이미 5편에 이르렀다. 추석 유일의 공포물로 틈새시장 공략에 나선다.
◆파퍼씨네 펭귄들(감독 마크 워터스, 9월7일 개봉)
돌아가신 아버지로부터 엉뚱한 유산을 상속받은 사업사 파퍼(짐 캐리). 그건 뒤뚱뒤뚱 걸어다니는 펭귄들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펭귄 5마리가 추가 배달되는데 아들은 생일선물이라며 신이 났다. 그들의 기막힌 뉴요커 동거담.
할리우드 웃음폭탄 짐캐리가 돌아왔다. 그의 좌충우돌 코미디의 저력은 여전하다. <파퍼씨네 펭귄들>에서 더 돋보이는 것은 뒤뚱뒤뚱 스크린을 가로지르는 귀염둥이 펭귄들이다. 펭귄 손님들 덕에 가족애가 살아난다. 메시지는 식상해도 흐뭇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