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맨해튼의 타임스퀘어 광장. 세계 공연흥행의 중심지인 브로드웨이가 자리하고 평일 하루에도 수만명의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세계에서 가장 번잡한 곳 중 하나다. ‘세상의 중심’으로까지 불리는 이곳의 관전거리는 고층 빌딩을 빽빽이 메우는 대형 옥외광고들. 형형색색의 네온사인과 화려한 영상물들에 관광객들의 발이 묶일 정도다.   

이처럼 수백 여개의 옥외광고들이 즐비하지만 광장명의 유래가 되기도 한 옛 타임본사 건물에 설치된 세로의 긴 광고판은 단연 눈에 띈다. 가장 중앙에 위치한 ‘SAMSUNG'이라는 파란색 로고가 한눈에 들어오는 것은 당연지사.  

타임스퀘어의 ‘노른자위’를 떡 하니 차지한 이 삼성의 광고판은 어찌보면 미국에서 삼성전자의 힘을 상징하는 듯하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을 포함한 세계 최대의 TV시장으로 평가받는 북미시장에서 삼성의 TV는 ‘독보적인 1위’로 자리매김했다.  
 
◆상반기 북미 TV시장 7개 부문서 ‘1위’

올 상반기만 해도 북미 TV시장의 7개 TV 부문에서 삼성TV는 모두 정상에 오르며 ‘7관왕’을 달성했다. 디지털 TV전체·평판TV·LED TV·IPTV·3D TV·PDP TV·LCD TV 등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것. 이는 지난 2006년 북미 TV시장 정상에 오른 이후 올 연말까지 석권할 경우  ‘6년 연속 1위’라는 대기록을 세우는 셈이다. 

그렇다면 실제 뉴욕 현지에서 삼성TV의 힘은 얼마나 절대적일까. 지난 9월15일(현지시간) 기자가 들른 미국의 최대 전자제품 유통 체인인 ‘베스트 바이(Best Buy)’ 매장에서 그 ’위력‘은 쉽게 확인됐다.

뉴욕 센트럴파크 정문 인근에 위치한 베스트 바이 매장의 지하 1층 가전제품 코너.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00여평 남짓한 이 층으로 내려오면 바로 삼성의 스마트TV 제품이 한 눈에 들어온다.
 
40인치가 넘는 삼성 초대형 TV는 방문객들의 시선을 압도하면서 이동경로를 따라 예닐곱개가 나란히 정렬돼 있다. 통상 같은 회사의 제품을 3개 이상 연이어 배치하지 않는 게 베스트 바이 매장의 진열원칙. 전시 제품 뒤에 놓은 제품박스의 수량도 상당했다. 


◆베스트바이 “판매되는 TV 3대중 1대는 삼성”

발길을 계속해 홈시어터 코너에 들어서면 삼성의 대형 3D TV를 체험할 수 있는 ‘삼성 Experience the wonder of 3D at home’이 나타난다. 스마트TV의 사용법과 여러 가지 기능들을 눈과 손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직원들 말로는 대형 체험관을 별도로 만들어 놓은 곳은 전체 TV 생산기업 중 삼성 외에는 기껏해야 한두 군데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삼성TV의 위압감은 뭐니뭐니해도 진열대에 놓인 전체 TV 상품의 숫자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현재 센트럴파크 지점 베스트 바이 매장에서는 삼성을 비롯해 소니, 파나소닉, 샤프, 도시바, LG 정도의 TV 제품이 진열돼 있는데 특히 전체 LCD·LED TV 35개 중 절반 정도인 18개 제품이 모두 삼성의 제품들이다.

매장직원 토드(32) 씨는 “베스트 바이 전체 매장에서 전자제품·가전 부문의 매출은 360억 달러로 ‘1위’를 차지하는 매출분야”라면서 “이 중에서도 삼성전자의 TV가 25% 이상을 차지하며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우리 매장만 하더라도 고객의 이목이 집중되는 메인 자리에 삼성의 제품들이 차지하는데, 이는 매출이 가장 많이 나오기 때문”이라며 “이곳에서 판매되는 TV상품의 3대중 1대는 삼성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직원들에 따르면 LCD나 플라즈마 TV의 경우 가격이 소니보다 월등히 비싼데도 삼성TV를 찾는 손님들이 더 많고 매출비중도 더 높다고 한다. 실제 가장 많이 팔리는 삼성의 제품은 65인치 스마트 TV 8000시리즈로, 최저가로 할인해도 3400달러의 가격에 그치지만 이보다 소니의 싼 제품보다 더 많이 팔린다.  
 

 
◆“디자인·기능 좋아”…‘값싼’ 소니 <‘비싼’ 삼성

또다른 직원 안드레아(26) 씨는 “세련되고 파격적인 디자인과 사용하기 편리한 기능 등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소니제품보다는 삼성 것을 선호하고 있다”면서 “특히 스피커를 와인 모형으로 만든 제품의 경우 불티나게 팔렸다”고 말했다.

매장의 진열현황과 함께 삼성이 베스트 바이를 ‘접수’할 수 있었던 또다른 비결은 베스트 바이에서 매주 발행하는 전단지(광고 카달로그)를 장악했다는 점이다.  

미국 전역에 1100개의 점포를 둔 베스트 바이는 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전자제품 유통체인으로, 소비자들은 매주 토요일 일간지나 지역신문을 통해 각 가정에 뿌려지는 베스트 바이의 전단지 광고를 참조해 대부분 구매를 결정한다. 전단지를 통해 그 주에만 적용되는 세일제품을 일일이 확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베스트 바이 전단지의 ‘1면 광고’에 총력을 기울인다. 고가의 광고비를 지급해야 하지만 매주 표지를 선점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그 주의 매출희비가 크게 엇갈리는 탓이다. 

삼성전자 북미총괄 마케팅팀의 이종범 부장은 “베스트 바이의 광고 노출 빈도에서 8월 전체 8700여건 중 삼성전자가 3400여건을 차지했다. 반면 소니는 80여건에 그쳤다”고 비교하면서 “9월4일과 8월21일만해도 삼성의 LED TV와 스마트 HDTV 등이 격주 차이로 표지광고를 장식했는데, 이는 베스트 바이측이 이 기간동안 삼성 제품의 판매에 가장 큰 기대를 걸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삼성TV, 북미에서 얼마나 대단하길래

삼성TV의 북미시장 점령은 실제 여러가지 지표에서 수치로 충분히 나타난다. 

시장조사기관 NPD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상반기 북미 디지털TV 시장에서 금액기준 35%, 수량기준 25.3%를 차지했고, 평판TV 시장에서도 금액기준 35.4%, 수량기준 25.4%로 부동의 1위를 달성했다. 
 
스마트TV, 3D TV, LED TV 시장 역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상반기 북미 LED TV 시장에서 금액기준 44.1%, 수량기준 32.9%, 3D TV 시장에서는 금액기준 54.5%, 수량기준 53%의 높은 점유율을 차지했고 스마트TV가 포함된 IPTV 시장에서도 금액기준 43.8%, 수량기준 38.9%를 기록했다. 

특히 삼성은 경쟁이 치열한 북미 3D TV 시장에서 금액, 수량기준 모두 50%가 넘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나타내 북미 3D TV 2대 중 1대가 삼성 3D TV일 정도로 확실한 시장 지배력을 구축했다.

PDP TV시장 역시 금액기준 44.4%, 수량기준 41%를 차지했고, LCD TV시장에서도 금액기준 33.3%, 수량기준 22.7%로 PDP TV·LCD TV 모두 정상을 차지했다.

삼성측은 이처럼 전 TV 제품에 걸쳐 질적, 양적으로 모두 북미시장의 정상을 차지할 수 있었던 데는 LED TV, 3D TV에 이어 올해 스마트TV와 같은 혁신적인 제품을 경쟁사보다 먼저 출시하며 시장을 선점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스마트TV의 주력 모델인 D8000 시리즈와 D7000 시리즈의 선전으로 ‘프리미엄 TV’라는 이미지 구축에 성공한 점도 요인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