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을 막론하고 예로부터 모든 생명체의 근원은  지(地), 수(水), 화(火), 풍(風) 이라고 파악해 왔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이전에 서양 최초의 철학자로 간주되는 ‘탈레스’는 만물의 근원을 '물'이라고 내세웠다. 우리가 살아가는 대지가 물(바다)속에 들어가 있는 것에 관련하여 '대지가 물 위에 가로누워 있다'고 표현했다.

생물과 무생물을 포함하여 모든 사물에는 수분이 깃들어있다는 점에서 이 세계를 구성하는 근원적 요소가 '물'이라고 하였다. 그 뒤 자연철학이 발전하고 세계 근원 요소로서 물 이외의 다른 요소로도 고찰이 확대되면서 지, 수, 화, 풍이 유물적 요소의 중심에 자리 잡게 되었다.

지수화풍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는 자연철학자 ‘엠페도 클레스’는 "우선 들어라, 만물의 네 근원을 : 빛나는 제우스와, 삶을 가져오는 헬레와 아이도네우스의 눈물로써, 지상의 샘을 적시는 네스티스를" 이러한 시형태의 저술에서 지수화풍을 세계의 근원자로 설명하였다.

 

 
△ 빛나는 제우스 : 불을 상징
△ 삶을 가져오는 헬레 : 흙을 상징
△ 아이도네우스의 눈물 : 바람을 상징
△ 지상의 샘을 적시는 네스티스 : 물을 상징
기독교 계통에서는 지수화풍을 하느님이 창조했다고 본다.

동양에서 생겨난 불교에서도 삼라만상과 인간의 육체를 구성하는 요소로 지(地), 수(水), 화(火), 풍(風)을 거론한다. 여기서 地(지)는 만물이 생겨나고 만물을 소생시키는 원천이며 우리 몸을 지탱하는 뼈와 살을 말한다. 水(수)는 만물을 성장시키는 증기와 액체 물이며 몸의 피와 수분을 의미한다. 火(화)는 만물을 성숙시키는 힘이자 에너지이며 곡기에 의한 몸의 기운과 체온이다. 風(풍)은 만물을 변화시키는 움직임이며, 몸에서는 호흡 등에 해당한다.

‘이 세상 모든 게 생명 아닌 게 없고 지수화풍 아닌 게 없으며, 이는 인간의 생명과 둘이 아니다’라고 한다. 몸과 마음이 둘이 아니고, 생명과 육신이 둘이 아니라고 본다. 여기에 '공(空)'을 추가하여 '지(地)수(水)화(火)풍(風)공(空)'을 '우주 만물이 생겨나는 다섯 가지 원소'로 지칭한다. 불교에서는 모든 것을 포용하며 안팎의 간격을 의미하는 '공(空)'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기본 원소들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상호 작용을 하고 생명의 활동이 이루어지는 것이며, 사람의 한 평생 정신작용 또한 그 기반 위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본다.

물질계의 근원이 지(地), 수(水), 화(火), 풍(風), 공(空). 다섯 가지로 이루어져 있고 인간 마음의 근본에 직결되어있다는 생각은 돈의 세계에도 적용될 수 있다. 자산을 관리하고 투자를 할 때에도 이런 점을 고찰할 필요가 있다. 지(地)는 부동산에, 수(水)는 채권에, 화(火)는 주식에, 풍(風)은 원자재에, 공(空)은 현금 및 예금에 비유할 수 있다.
 
▶지(地) : 부동산

지(地)에 해당하는 부동산은 씨를 뿌리고 농사를 짓고, 공장을 짓고 생산 활동을 하고, 집을 짓고 거주하는데 필수 요소이다. 그러한 사용가치를 지니면서 (공산주의 국가가 아닌 이상) 돈을 주고받으면서 거래할 수 있기 때문에 일부 부동산은 투자대상이 된다. 부동산은 한번 사용하기 시작하면 상당히 오랜 동안 지속적으로 사용되고, 한번 사용 가치가 떨어지거나 외면당하기 시작하면 오랜 동안 방치된다.

투자 세계로서 부동산 시장도 한번 달구어지면 꽤 오랜 동안 크게 오르고, 한번 식어지면 꽤 오랜 동안 냉각기가 지속된다. 부동산의 사용가치가 오르면 결국 가격도 오르고, 사용가치가 줄어들면 결국 가격도 내리듯, 투자대상으로서 부동산의 투자가치도 결국은 사용가치에 수렴하게 된다.

▶수(水) : 채권

수(水)에 해당하는 채권 시장은 지구 표면의 75%를 물이 차지하고 있듯이 유가증권 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한다. 전 세계 채권시장의 규모는 85조 달러 정도로서 40조~50조달러 규모인 주식시장에 비하여 훨씬 더 크다. 근래 유럽 국가들의 국채 문제가 전 세계 경제를 흔들고 있는 것을 보더라도 채권 문제를 어떻게 다루느냐가 매우 중요함을 알 수 있다. 물을 어떻게 관리하고 다루느냐가 자연계와 생명체에 큰 영향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물의 가치를 평소에 크게 인식하지 않더라도 사실은 항상 물을 접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마찬가지로 평소 채권에 직접 투자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자신의 돈이 알게 모르게 채권에 연결되는 경우가 흔하다. 예금을 하여 이자를 받더라도 그 돈을 금융기관에서는 흔히 채권 성격의 자금운용을 하여 수익을 돌려주는 것이며, 노후를 위하여 돈을 내고 늘어난 돈을 나중에 돌려받게 되는 연금에서도 채권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투자하여 자산을 늘려가는 것이다.

▶화(火) : 주식

화(火)에 해당하는 주식 시장은 불처럼 빠르게 타올랐다가 빠르게 꺼지기도 한다. 단기적으로 다스리기가 가장 힘든 것이 불이듯이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가장 커서 투자자 마음을 휘두르는 것이 주식이다. 불이 생겨나면 주변에 영향을 확산시켜가듯이, 자산 시장 중에서는 주식시장이 가장 빠르게 먼저 움직이면서 다른 자산과 경제 전반에 걸쳐 영향을 확산시켜간다. 따라서 주식투자를 직접 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주식시장의 움직임을 늘 관심 있게 바라봐야 한다.

그 움직임이 결국은 자신이 관여하고 있는 다른 투자자산, 주택가격, 취업시장, 경영하고 있는 사업체, 외환시장 등에 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을 바라보면 다른 분야에 대한 선견지명을 지닐 수 있는 것이다. 만약에 주식시장이 호황을 지속하게 되면 주택시장도 결국 오를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내집 마련을 일부러 늦출 이유는 없다. 반대로 주식시장이 불황을 지속하게 되면 주택시장이 나홀로 호황 국면에 들어서기 힘들기 때문에 실사용 목적이 아닌 투자목적 부동산 구입에는 신중을 기해야한다.

▶풍(風) : 원자재

風(풍)에 해당하는 원자재는 물리적, 화학적으로 가공되고 변형되어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로 하는 제품으로 바뀌기 때문에 만물을 변화시키는 움직임인 ‘풍’의 원리를 따르는 셈이다. 제품 생산을 위한 원료나 직접 사용하려는 목적으로 구입하지 않고, 시간에 따라 가격이 변하는 것을 겨냥하여 투자목적으로 구입하면 투자대상이 되는 것뿐이다. 바람이 별로 불지 않고 고요한 때도 있고, 특정 조건이 형성되어 바람이 생겨나면 놀라울 정도의 위력을 가진 태풍이나 토네이도로 발전하는 때도 있다.

원자재 시장도 오랜 동안 조용한 시절도 있고, 원자재 가격이 움직이면서 놀라울 정도의 파급력을 발휘하는 시절도 있다. 원자재의 대표적인 원유도 1,2차 오일쇼크 이후 1980년대부터 오랜 동안 가격이 안정화되어 있다가 수년전부터 움직이면서 놀라울 정도로 상승한바 있다. 전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신흥국들의 경제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국민 생활수준이 올라가면서 원유, 금속, 비금속, 농수산물 등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조건이 형성됨에 따라 이들 가격 상승이 투자자들 관심을 모은 것이다.

▶공(空) : 현금 및 예금

공(空)에 해당하는 현금 및 예금도 자산 관리에서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 자산 증식을 빠르게 하는 것에만 몰입하다보면 현금으로 돈이 있는 것을 아깝게 생각하게 되지만 “현금도 종목이다”라는 투자의 격언도 생각해야한다. 현금은 유망한 투자대상이 나타났을 때 투자할 수 있는 힘을 가진다. 어떤 투자대상의 가격이 터무니없이 내려온 것을 보면 너무 매력적이라서 투자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데 돈이 없다는 얘기를 흔히 한다.

현금은 결코 자산의 한 부분이 의미없게 비어있는 상태가 아니라, 미래에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다. 또한 모든 자산이 위험자산으로만 가득 차 있으면 자산시장의 대폭락, 장기 불황, 디플레이션 등의 시대가 올 때에 심리적으로 너무 힘들어진다. 불확실성이 높은 시대일수록 현금은 마음의 한 부분을 비워 두듯이 심리를 안정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만물의 근원인 지수화풍 중 어떤 하나에만 몸과 마음이 지배당하면 건강하지 못하고 생명이 일찍 끝날 가능성이 커진다. 지수화풍을 잘 조절하고 다스리는 것이 건강한 육신과 아름다운 영혼을 만들어 가는데 중요하다. 자산관리와 투자에서도 중용의 도를 지키면서 투자의 기본 축들 사이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요즘처럼 급변하는 시대일수록 더더욱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