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투어는 크게 3가지 일정을 가지고 있다. 정규시리즈(Regular Season), 플레이오프(Play OFF), 가을시리즈(Fall Series). 정규시리즈를 치르는 동안 선수들은 상금과 포인트를 쌓아간다. 포인트가 가장 높은 선수들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고, 4회의 대회를 거치는 동안 선수들을 추려나간다. 그리고 마지막 대회의 우승자에게 상금과 100억원이라는 보너스를 준다.
100억원의 주인공이 가려지고 나면 보통은 그 시즌의 흥행은 다 끝난다. 가을시즌에 치르지는 4개의 대회에 대해서는 언론도 골프팬들도 그렇게 큰 관심을 가리지 않는다. 유명선수들도 이때는 쉬거나 개인적인 일정을 치른다. 최경주 선수가 주최하는 대회가 지금 열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올해는 조금 양상이 다르다. 가을시즌 마지막 대회까지 언론의 관심은 상금왕에 쏠려있다. 왜일까?
루크 도널드(Luke Donald, 1977년생, 영국). 올 시즌 PGA 투어 마지막 대회가 열리는 10월19일 현재 투어상금랭킹 2위다. 세계랭킹과 평균점수에서는 1위다. 그 루크 도널드가 시즌 마지막 대회인 '칠드런스 미라클 네트워그 호스피탈 클래식'에 참가하는 것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루크 도널드는 올 시즌 유럽투어 상금랭킹 1위를 확정 지었기 때문이다. PGA 투어 마지막 대회를 우승하면 한시즌에 미국투어와 유럽투어의 상금왕을 동시에 차지한다는 전인미답의 기록을 이루게 된다.
"I have a chance of making history(나에게 역사를 쓸 수 있는 기회가 아직 있어요)." 시즌 마지막대회를 출전하는 루크 도널드가 본인의 트위터에 올린 말이다. 역사를 쓸 수 있는 기회. 이런 기회가 우연히 왔을까? 절대 아니다. 일단 몸이 힘들다. 10월 말까지 총 43주의 시간이 지나간다. 보통의 선수들이라면 20~24개 대회에 출전하다. 하지만 루크 도널드는 총 31개의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그것도 미국과 유럽을 오가면서…. 일단 강행군을 소화해 낼 수 있는 체력과 자기관리의 성실함이 있었다. 출전대회를 잘 선택하여 필요한 대회에서 꼭 좋은 성적을 내는 전략적인 운영능력과 실력이 있어야만 한다.
그리고 또 하나 더 있다. 전인미답의 역사적인 기록을 이루기위해서는 그런 꿈을 꾸어야만 한다. 아직 아무도 못해본 무엇을 꼭 해 보겠다는…. "사실 타이거 우즈의 부진이 시작되면서 이런 꿈을 꾸기 시작했어요." 그냥 다가온 기회가 아니다. 스스로 꿈을 꾸기에, 스스로 꿈을 이룰 준비를 했기에, 올해의 기회가 온 것이다.
루크 도널드의 마지막 도전. 당연히 상금을 벌기 위해서 대회에 출전했다. 하지만 그가 원한 것은 돈이 아니라 상금왕이라는 타이틀이었고, 역사에 기록될 위대한 업적이었고, 자기 꿈의 실현이었다. 골프선수의 삶에서도 꿈과 열정과 도전과 업적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기업은 돈을 버는 조직일까, 인류의 역사 속에서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한 조직일까? 돈 많이 번다고 CEO가 즐겁고 행복한가? 돈을 많이 주면 직원들이 즐겁고 행복하게 일에 몰두하는가? 우리나라에 돈을 많이 버는 기업들은 아주 많은 것 같다. 하지만 기업의 존재를 통해서 가슴 뛰는 꿈과 열정을 느끼게 만드는 기업들은 어디일까? 10년 후, 이 질문의 대답이 '아쉽다'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역사를 쓸 수 있는 기회
CEO골프/
박경호 KPGS 헤드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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